버스커의 방
진승태 지음 / 예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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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의 방

 

지은이 진승태의 에세이집 <버스커의 방>은 책꽂이와 비디오룸으로, 책장에 꽂힌 책들을 읽고서, 비디오룸에는 영화들이. 책꽂이에 담긴 16개의 이야기와 비디오 룸에 들어있는 12개의 풍경. 곡이 아닌 인문학으로 버스킹하기,

 

버스커 10년 차로 주말이면 악기를 챙겨 택시로 버스킹 장소로 이동한다. 450차례 이상, 그에게 버스킹은 새로운 세상인 듯싶다. 450개의 무대, 모두 같은 무대는 아니다. 버스킹은 나만의 거울 도시를 짓는 과정이다.

 

버스킹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찰리 채플린)이라는 인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버스킹이란 행위는 예술이 아니다. 사실은 음악의 변방을 맴도는 행위에 가깝다. 관객들은 나를 긍정적으로 보는 듯하다. 내 안에 켜켜이 쌓인 나라는 사람의 맥락을 모르기에, 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어떤가, 날마다 버거운 일상을 버티다 주말이면 버스킹을 나가기에 내의지대로 그래서 내게 세상을 희극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창이 돼주는 게 버스킹이다.

버스커란 무엇인가에 관해서도 한마디 보태고 있다. 창작곡을 들고 세상에 나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함께 불러보자고 내 안의 음악적 열정을 토해내는 거라고, 각종 오디션에서 이제 지붕이 있고 팬들이 모이는 곳에서 멋있게 곡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정작 자유를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적당한 타협도, 버스킹은 야성의 들판이다. 경제적으로 정해진 약속도 보장도 없다. 자유만 있을 뿐.

그에게 버스킹은 어떤 섬세한 오디오 장치를 통해서 품위있게 흘러나오는 고귀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서, 음악을 우려내고 생산하는 행위 그것이다.

 

인문학 버스킹

책꽂이에는 많은 책에 관한 이야기 실려있다. 버스커의 방이란 기실 버스킹을 나가는 지은이의 영혼 양식을, 그에게 삶의 깊이를 더해 주고, 세상을 바라는 보는 눈을 길러주는 그런 공간이다. 조지오웰이 나오고,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 고 노무현을 대한 생각의 반전을 “르네 지라르”의 논법으로 풀어내는 대목까지 소개하면서, 이청준의 <우리들의 천국>,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백 년간의 고독>를 해설하기도 한다.

 

나는 영화를 원한다. 하지만 영화는 나를 원하는가?

 

테오 앙겔로폴로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 글, 예술가 아니, 우리 모두의 소명의식에는 한 조각의 걸림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른바 직업의 귀천 의식이다. 경제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사회가 급격히 성장(이는 정상발달 혹은 발전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과분수마냥 균형적이지 못함)을 못 따라가는 것들, 딴따라, 예술가라는 프레임에 버스커는 없다. 지은이는 이 대목을 에둘러 표현하지만, 실은 위와 같이 말일 터.

 

여기서도 고흐가 등장하고,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태풍이 지나가고> 속 주인공 료타의 삶…. 오늘의 그는 예전에 자신이 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버스커의 방에는 문학과 영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분량에 비하면 많은 작품에 관한 생각이 담겨있다. 꽤 재미있다. 버스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세상에 내놓고, 듣고 보는 이들의 생각은 내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 멀리서든 가까이에서건 희극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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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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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히어(hear),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말주변이 없어도, 말 재치가 없어도, 사람을 단번에 움직이는 비결이 이 책<히어>의 핵심이다. 우리는 곧 잘 듣는 사람은 상대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던 허투로 듣던 간에 말하는 취지와 중요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데 이는 나만의 생각이요. 커다란 착각이다.

 

사람은 모두가 나름의 말의 지도가 있고, 그 차이는 같은 현상이라도 표현을 달리하기 때문에 생긴다. 자기에게 형성된 이미지에 대입시키는 것이라서, 같은 현상을 보고도 누군가에게 전할 때, 모두 똑같이 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책은 잘 듣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일단 들어라(1장), 또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게 하려면 말하지 마라(2장), 상대가 원하는 것을 말할 때까지 조언하지 마라(3장), 대화를 이어나가려면 침묵을 견뎌라(4장), 나의 멘탈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경청하지 마라(5장), 이 말은 경청이 주가 아니라 감정을 파악하고 상대와 호흡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라는 말이다. 그리고 나의 가치를 올리려면 듣는 것을 즐겨라(6장)라는 제목으로 장으로 나눠서 "듣기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듣기가 서투른 사람의 7가지 특징

 

1) 말하기 좋아하고, 2)늘 자기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3) 상대를 가르치려하고 4)상대의 말을 평가, 5)설명은 필요없다는 태도, 6) 궁금함을 참지 못하거나, 7)듣는 척만 하는 사람은 상대 이야기를 들을 줄 모른다. 대체로 선생님, 심판, 해설가, 기자 같은 유형의 사람이다. 여기에 더해 진지한 유형의 사람 또한 같다. 듣는 게 생각보다는 어렵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전형을 늘 보고 있지 않은가,

 

멘탈노이즈는 듣기 방해, 5유형이 존재

 

지은이 야마네 히로시는 멘탈노이즈를 말이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심리적 버릇으로 정의하는데 여기에는 5가지 유형이 있다. 1유형/완벽주의, 2유형/매사에 급한 성향을 보이는 시간이 돈이다 주의, 3유형/남에 기쁨을 줘야 한다는 접대 주의, 4유형/노력은 당연하다는 파이팅 주의, 5유형/바른 생활 주의, 이런 노이즈는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걸 막는다. 또한 이런 노이즈는 마음속 깊이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오히려, 상대가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역설이기도 하다.

 

듣기는 "심리적 안전감"이다

 

어떤 말을 해도 안심할 수는 있는 상대가 있다면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심리적 안전감). 구글이 통계학자, 조직심리학자, 사회학자로 구성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만들어, 직원들을 대상으로 ‘훌륭한 팀에게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를 조사 분석한 결과, 생산성이 높은 팀은 “심리적 안전감”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았다.

 

듣는다는 행동 하나만으로도 상대에게 그리고 나에게 많은 것을 준다면. 소통 부재의 사회에서 정작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구나, 힘들었겠구나, 아, 그렇게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냐고 말해준다면, 듣기는 내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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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허준 지음, 한국 익생양술연구회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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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조선 시대(1610) 허준이 25권 5책 23편으로 엮어 완성한 <동의보감>, 국가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최초의 의학서라는 타이들은 동의보감이 한국 내에서만 통용됐다면, 그리고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성이 없었다면 아마 유산으로 평가받지 못했을지도, 중국, 일본, 그리고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함께 연구하는 곳에서 귀중한 참고자료로써 활용됐다는 점이 등재의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가장 보편적인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동의보감>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중요한 기록유산으로 세계 의학 지식 분야를 보존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서양의학 이전에 동아시아인들의 건강관리에 보탬이 됐고,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된 분야가 들어있다.

 

뭐, 이렇게 말하면 금과옥조에 만병통치약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17세기 동아시아세계에서 동의보감의 위상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싶다.

 

한의(漢醫)가 아닌 한의(韓醫)라는 표현의 차이는 별로 없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전자로 표현하고 한국에서는 후자로 표현한다. 한국에서는 이원구조로 양방협진 등의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한의사란 본디 의사, 의원이며 이는 동북아시아(중국, 일본, 한국)에서 그리고 동아시아지역에…. 중국과 일본은 의대에서 한방을 배운다고 한다.

 

동의보감의 나라 한국에서는 서양의학 우위론이 한방은 보약을 지어주고, 침이나 뜸을 떠주는 정도로 여겨진 듯하다(의학 정책을 논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지만),

 

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25권 5책, 23편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 이 책은 한 권에 동의보감을 다 담았다. 5장 체제이며, 1장 내경편에는 신형, 기, 신, 혈 등 기와 맥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체제와 오장육부를 비롯하여 오줌과 대변까지. 인체 내부를, 2장 외형 편에서는 눈코귀입 등 외부로 드러나는 기관을, 머리에서 발까지, 머리털, 생식기, 항문기, 3장에서는 병을 다루는 데 잡병편으로 명명, 토, 땀, 설사, 풍, 습, 화, 학질, 해독과 부인과 소아과까지, 4장은 탕액편, 5장은 침구편이 담겨있다.

 

이 책 사용법은 자신의 증상, 땀이 많이 나는 이유를 알아볼 수 있다. 장기에 문제가 생길 때, 피부에서 나는 땀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짐작해볼 수 있을 수 있다. 또 보약이라는 경옥고의 제조법, 들어가는 재료가 무엇인지, 어떻게 가공하는지를, 시간이 꽤 걸리고 정성 또한…. 예를 들어 시중에서 판매하는 <경옥고>안에 재료는 제대로 들어갔는지 등을 살펴볼 때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감기, 몸살이 일어났을 때, 집에서 대처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등을.

 

침과 뜸의 원리 등에 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겨있다. 조선의 세조는 심의 식의 침의 탕의 등으로, 병은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예방하는 것, 섭생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 침·뜸으로 병을 낫게 하거나 탕제로 다스리는 등 나름의 순서가 있다. 동의보감은 이 모든 것의 기본이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 의학에서도 환부 등의 국소추출 등으로 치료하면서,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한방제재를 함께 쓰는 것, 즉, 융합, 좋은 것만 취해서 환자치료에 대응하는 체제, 아직은 당연한 상식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동의보감이 어떤 책인지. 소설 동의보감을 생각하면 딱딱하고 지루한 감마저 든다. 우선 의학사전이라 생각하고 양의학 사전과 한의학 사전으로 보고 같은 증상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책 읽기가 아닐지, 아무튼 두터운 책이라, 주제별로 찾아 읽는 방법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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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관계 수업 - 엄마로 인해 무기력한 딸을 위한 회복 심리학
브렌다 스티븐스 지음, 이애리 옮김 / 유노라이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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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왜 상처를 받고 엄마를 이해하려고 애쓸까?

 

나르시시즘,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의 5판, DSM-5의 자기애성 성격장애 정의에 따르면, 우선 자신의 중요성을 과장되게 인식하고, 둘째로 무한한 성공,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혹은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사로잡혀있다. 셋째로 자신을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하고 믿는다. 넷째, 특별한 지위에 있는 사람 혹은 유명인사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런 사람들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지나칠 정도로 다른 사람의 찬사를 요구한다. 그 밖에도 잘난 체하고 허세를 부리는 등 거만하고 오만한 행동을 한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런 행동 중 5가지가 보이면 나르시시스트로 봐도 된다는 말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어디에서 유래한 걸까, 나르시시스트가 잔인하게 굴 때는 남의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은 감정적으로 무너진 상태로 자신이 괴롭기 때문이다.

 

지은이 브랜다 스티븐슨은 상담현장에서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관계에서 고통을 겪는 내담자들(딸들)과 상담 내용에서 일정한 패턴, 즉, 엄마 때문에 힘들어하는 딸들은 어른이 돼서도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패턴을 발견했다. 기실, 나르시시즘 학대의 본질에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상담 과정에서 발견했다. 아울러 학대 피해자들의 반응, 고통 또한 비슷하다.

 

이 책은 지은이가 나르시시스트인 엄마와 딸의 관계회복을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썼다. 정확한 대상 범위는 “엄마 때문에 무기력해진 딸”이고 이들을 위한 회복심리학으로 책 구성은 6장 체제이며, 1장에서는 나르시시즘 이해하기로 자기애 사회, 나르시시스트는 어떤 무기를 선택하는가?, 당신 잘못이 아니야, 나르시시스트를 이해 못 할 뿐, 2장, 어긋난 사랑, 애증 관계, 엄마와 딸, 자기애적 공급원, 무조건적 사랑이 없는 관계를 설명한다. 피폐해진 마음은 복구할 수 있다. 3장, 통제된 감정을 알면 출구가 보인다. 자신을 모르는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 4장 관계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법, 5장 상처를 제대로 보면 건강한 관계, 6장, 자신을 돌보고 회복해가는 삶

 

이 책은 나르시시스트에 관해서 제대로 이해하라는 것이고, 나르시시스트인 엄마로부터 받은 학대에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 엄마가 학대하는 이유는 자신이 괴롭기에 누군가를 향해 투사하는 것이다. 혹시 지금 내가 엄마와의 관계를 잘못 설정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기에 그로 인한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다. 그리고 당신이 겪고 있는 불안, 초조, 자존감의 저하는 극복할 수 있고, 엄마와의 관계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몰라서 마치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방에서 손으로 더듬거리며 물건을 찾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방안에 작은 촛불이라도 있으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있듯, 당신의 마음에 촛불을 켜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상의들은 아동기에 겪은 학대와 방치의 결과라 보고 있다. 자녀가 이룬 성취를 자신의 자존감으로 연결 지으려는 부모의 과도한 칭찬할 때 성격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나는 중요한 존재가 아니며, 내 욕구는 우선적이지 않다고 믿는 데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성인이 되면서 이들은 과거에 받았던 대우를 과하게 보상받으려 하고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에 의존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자기 모습(자기상)을 만들려 한다. 즉 무신경한 양육환경이나 과도한 칭찬 또는 응석받아주기 등, 지나친 비난, 트라우마, 극단적으로 높은 기대치 따위가 나르시시스트를 만들어 내는 요인 혹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누구를 조종하려 든다.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하며,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질투심과 우월콤플렉스에 사로 잡혀있다. 물질만능주의자이다. 허세를 부리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자, 이렇게 보면 적어도 몇 개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무의식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들도 있다. 이래서 나르시시스트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모두 네가 자초한 일이야

 

사례를 보자. 딸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친 후, 아는 남학생이 기숙사에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따라나섰다가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엄마에게 알렸다. 그녀를 데리러 온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딸을 창녀라고 욕했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고 폭언을 퍼부으며, 가족의 수치라고, 딸은 공감을 받지 못했고, 트라우마를 겪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는 엄마가 전통적인 정조 관념 등이 강하며,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이른바 동네 창피라고, 어떻게 처신했으면 그런 일을 당하냐며, 평소 네가 헤프게 쉽게 보였던 게 아니냐며. 정신적 가해, 학대한다. 우리는 이런 엄마를 나르시시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 있나?. 엄마니까, 딸을 사랑한 만큼, 상실감이 커서 그랬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이게 맞는 말이다. 당한 딸보다 훨씬 괴롭기에 그런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이런 류의 행동을 취한다. 사고체계와 가치가 그러하다. 이른바 병이다. 전후가 이러하니 나르시시스트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이를 나르시시스트이기에 보이는 태도라고 생각하면, 딸은 진짜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인가로 고민할 필요도 없고, 엄마가 나르시시즘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엄마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이미 엄마의 상태를 알아버렸으니까, 어두운 방에서 손을 더듬거리면서 뭔가를 찾는 모습과 다를 바 없기에.

 

엄마와의 경계 설정하기

 

엄마와 경계를 설정하기에 앞서 자신의 내면에서 무엇을 보호하려는지를 알아야 한다. 즉, 자신의 가치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이 책은 새로운 의사소통을 시작, 요청은 간단하게, 침착함 유지하기 등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며, 관계회복까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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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 (단짠단짠) 남녀북남 연애 정착기
김이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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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북남연애 정착기,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작가 김 이삭의 자전적에세이<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이 평범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소중하다. 좌충우돌 연애기, 이제는 아이를 낳고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북한 이주민이라는 처지이기에 남쪽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그 어떤 것에 민감하기도, 실제 이들 또한 우리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인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한국 사회는 우리가 알고 느끼는 것보다 더 폐쇄적, 배타적?

 

참말로 속상하지만, 너무너무 맞는 말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지 않았지만, 다른 이야기다. 거리에서 외형이 백인, 흑인, 동남아,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온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70, 80년 웬만한 곳 상업지 번성했던 곳에는 화교가 운영하는 가게 한 두 개쯤은 있었는데, 지금은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세계 각지에서 뿌리를 내린다는 화교가 한국을 떠났다. 또 보자, 거리에서건 지하철 등지에서 백인을 만나면 그 사람이 유럽에 살던 어쨌든 우선 미국 사람이라고. 영어 쓰면 미국 사람, 꽤 우호적이다. 흑인, 뭐 별로다. 동남아, 중국 출신도 별로다. 왔어, 관광하러 왔나, 일하러 왔나. 아무튼, 나라 밖으로 나가보시라. 여기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접어두련다.

우리가 아닌 이방인에 대한 태도는 대단히 선별적, 폐쇄적, 배타적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북한 이주민(새터민)을 대하는 남쪽 사람들

 

작가는 북한 이주민을 향한 남쪽 사회의 불편한 시선과 차별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불편한 시선과 차별을 느끼면서 왜 남쪽으로 내려왔을까, 다른 나라로 가면, 이보다 더 나을 텐데, 일손을 찾기 어려운 곳으로 가면 대우라도 받을 텐데….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는 북한 이주민도 있다고, 어차피 차별받는다면, 사회적 소수자성을 가장 비싼 값에 팔아 밥그릇이라도 챙기는 게 낫지 않을까?, 이 말,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면서,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 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아들이 남한 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북으로 가겠다고 집을 나가 북으로 가던 중 사고로 죽는다. 여기서는 수학이란 세계에 중심이 맞춰져 있지만, 이학성의 아들이 북으로 가고 싶다고. 왜일까, 남한은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땅이었기에?

 

이 책 끝에 북한 이주민의 미니 인터뷰가 실려있다. 남쪽에서 산다는 것, 그들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진짜 기회의 땅인지, 아니면 미래 희망을 꿈꾸는 게 신기루인지,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북한 이주민 간첩 조작사건, 이따금 들리는 북한 이주민의 자살 사건이나 사고…. 왜? 라는 의문이 자동으로,

 

3만여 명의 북한 이주민, 오늘도 안녕하신지

 

아무튼, 이 책은 남녀 북남의 연애, 결혼이야기다. 팍팍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인 새터민들의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너머에 희미한 그림자처럼 보이는 3만여 명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간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이학성처럼 각각의 사연, 나고 자라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3만 개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을 계기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사는 사람들로서, 여러분은 오늘도 안녕하신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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