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 (단짠단짠) 남녀북남 연애 정착기
김이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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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북남연애 정착기,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작가 김 이삭의 자전적에세이<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이 평범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소중하다. 좌충우돌 연애기, 이제는 아이를 낳고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북한 이주민이라는 처지이기에 남쪽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그 어떤 것에 민감하기도, 실제 이들 또한 우리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인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한국 사회는 우리가 알고 느끼는 것보다 더 폐쇄적, 배타적?

 

참말로 속상하지만, 너무너무 맞는 말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지 않았지만, 다른 이야기다. 거리에서 외형이 백인, 흑인, 동남아,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온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70, 80년 웬만한 곳 상업지 번성했던 곳에는 화교가 운영하는 가게 한 두 개쯤은 있었는데, 지금은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세계 각지에서 뿌리를 내린다는 화교가 한국을 떠났다. 또 보자, 거리에서건 지하철 등지에서 백인을 만나면 그 사람이 유럽에 살던 어쨌든 우선 미국 사람이라고. 영어 쓰면 미국 사람, 꽤 우호적이다. 흑인, 뭐 별로다. 동남아, 중국 출신도 별로다. 왔어, 관광하러 왔나, 일하러 왔나. 아무튼, 나라 밖으로 나가보시라. 여기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접어두련다.

우리가 아닌 이방인에 대한 태도는 대단히 선별적, 폐쇄적, 배타적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북한 이주민(새터민)을 대하는 남쪽 사람들

 

작가는 북한 이주민을 향한 남쪽 사회의 불편한 시선과 차별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불편한 시선과 차별을 느끼면서 왜 남쪽으로 내려왔을까, 다른 나라로 가면, 이보다 더 나을 텐데, 일손을 찾기 어려운 곳으로 가면 대우라도 받을 텐데….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는 북한 이주민도 있다고, 어차피 차별받는다면, 사회적 소수자성을 가장 비싼 값에 팔아 밥그릇이라도 챙기는 게 낫지 않을까?, 이 말,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면서,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 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아들이 남한 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북으로 가겠다고 집을 나가 북으로 가던 중 사고로 죽는다. 여기서는 수학이란 세계에 중심이 맞춰져 있지만, 이학성의 아들이 북으로 가고 싶다고. 왜일까, 남한은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땅이었기에?

 

이 책 끝에 북한 이주민의 미니 인터뷰가 실려있다. 남쪽에서 산다는 것, 그들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진짜 기회의 땅인지, 아니면 미래 희망을 꿈꾸는 게 신기루인지,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북한 이주민 간첩 조작사건, 이따금 들리는 북한 이주민의 자살 사건이나 사고…. 왜? 라는 의문이 자동으로,

 

3만여 명의 북한 이주민, 오늘도 안녕하신지

 

아무튼, 이 책은 남녀 북남의 연애, 결혼이야기다. 팍팍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인 새터민들의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너머에 희미한 그림자처럼 보이는 3만여 명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간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이학성처럼 각각의 사연, 나고 자라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3만 개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을 계기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사는 사람들로서, 여러분은 오늘도 안녕하신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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