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중개자들 - 석유부터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
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 김정혜 옮김 / 알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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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와 경제를 뒤에서 움직이는 세력들

 

석유에서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일루미나티처럼 세계를 움직이는 그림자,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든다. 일루미나티의 음모론처럼 세계 질서를 좌지우지하려는 지배 의도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말이다.

 

세계 양차 대전, 냉전 미, 소 대립, 중동, 이스라엘과 이란의 석유공급, 이런 환경을 자양분으로 성장하는 세력, 이들에게 비상상황은 비즈니스의 기회다. 전쟁이든 국제적 분쟁이든 반드시 그곳에는 그들이 끼어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자기계산 속에서 이익과 손실을 저울질한다.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은 "이익" 그 자체다. 그밖에 모든 것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정글의 하이에나처럼…. 21세기의 위험한 사냥꾼들의 이야기.

 

이익이 지상의 과제,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은 '이익’

 

이 책의 지은이 하비에르 블라스와 잭 파시는 <파이낸셜타임지> 원자재 담당 기자를 거쳐 지금도 원자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이들이 평생 다뤄 온 원자재 중개 산업의 모습을 밝힌 것인데, 본격적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했고, 해당 업계 관계자들은 만난 결과 그들은 가격 변동과 정치적 사건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을 믿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석유 중개업자 테일러는 지은이들에게 '경고하는데, 책을 쓰지 않길 바란다"라고, 이렇게 점잖은 경고하기도, 심지어는 살해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철저히 가려진 세계, 곡물 선거래 등으로 회사 이름이 귀에 익은 카길 정도로만 알려진 우리가 모르는 세계, 민감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조차 생소한 이름의 회사들이 세계 각지의 위험한 현장 속에서 오로지 눈앞에 이익을 좇는 불나방 같은 존재들, 이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기 위해 철저한 방어벽을 치기까지도.

 

이 책은 13장에 걸쳐, 원자재 중개업체의 출현, 제국의 시조(루티비히 제셀슨, 테어도어 바이서, 맥밀런 주니어라는 업계의 전설적 인물의 행동방식을 소개한다), 이들에 이어, 업계의 황제가 된 이들로 마크 리치, 요하너스 데우스를, 끝없는 탐욕(의 주인공, 은돌로, 마크리치, 요하너스 데우스)의 계승자 앤드루 홀, 등을 다룬다. 이어서 중국발 빅뱅, 검은 황금과 거래, 원자재 식민지 아프리카, 배고픔도 돈이 된다. 그리고 권력도 팝니다. 순으로 13개 주제를 다룬다.

 

세계 지형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들

 

이 책의 서막은 42년간 리비아를 이끌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붕괴를 불러온 "아랍의 봄"에 석유 중개업체 비톨사의 테일러 이야기로 시작한다. TV 뉴스 화면에 등장하는 리비아의 자유를 외치는 시위대, 반군, 정부군의 전투. 이 유혈사태 속에서 반군 활동 유지를 위해 연료유를 공급하는 바톨, 단순히 원자재 중개업체의 판단만으로 이뤄졌을까, 아니다. 반군을 지원하는 카타르, 그리고 나토의 호위, 영국 정부와의 교감 이 모든 것의 합작품이다.

 

냉전 시대 미국의 곡물 중개업체가 소련에 식량을 판다. 이는 마치 남북경협 무대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위해 돈을 건넨 중개업자를 법 위반이라고 잡아넣는 듯과 다를 바 없다. 미국에서 보면 반역죄다.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하다니. 하지만, 원자재 중개업자는 이런 거래를 통해서 이익을 본다. 이게 그들의 비즈니스 방식이니까,

 

중개시장의 성장

 

원자재 중개자들 세계의 생성과 그들의 행동방식을 쫓는 이 책의 줄기는 네 갈래다. 원자재 중개가 산업의 이 된 계기는 첫 번째 줄기가 시장개방, 1991 소련 붕괴, 21세기 초반 10년간의 중국 경제, 그리고 1980년대 시작된 세계 경제의 금융화 순이다.

 

이런 네 가지의 변화의 결과는 세계 원자재 중개 시장을 지배하는 소수의 기업과 개인에게 흘러가는 부와 힘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원자재의 거래 법칙은 거래량은 많게 하되, 이익은 적게, 엄청난 돈, 전략적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양심도 팔 준비가 된 원자재 거래 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즉, 부정 이득을 취할 기회다. 스위스 정부는 원자재 중개 업계에는 사실을 손을 놓았다는 말의 의미는 문제가 되지 않으면, 눈감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양날의 검을 타는 중개업자,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성공했나

 

마크 리치는 20년 동안 도피 생활을 했다. 결국은 죽었지만, 그의 마케팅방식은 전설이었다. 자메이카의 광석, 알루미늄 원료 보그사이트 다른 나라에서 제련해서 파는 방식으로..., 또 보자. 자메이카에 들어선 사회주의 계열의 정부는 자국의 보그사이트를 소련이 생산한 자동차와 맞바꾸려 할 때, 리치는 물류와 운송을, 사회주의 반대파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보그사이트를 미국의 밀과 분유와 교환하는 가교 구실을.

한 나라를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는 힘, 이것이 인도적이거나 인류애와는 전혀 무관한 '이익'을 창출하는 데 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원자재 중개업체의 모습을, 그리고 중개업자들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한국은 어떤 중개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을까? 원자재 중개산업의 상극인 단어는 '투명성'이다. 이 책을 엮는데 많은 중개업자들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내부고발?, 자기 후회... 아니다. 이들 또한, 적정한 뭔가 기준과 업계의 윤리라는 측면이 고려되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깔려있는 게 아닐까? 그랬다면 좋겠지만,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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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 나를 지키는 마키아벨리 500년의 지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5
이시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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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에 관한 책이 아닌, 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책

 

500년 전에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을 지금 우리 시대로 옮겨 놓은 이 책<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은 군주를 위하는 대신 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책으로 자리매김하는 현대적 해석이다. 군주론의 쓰임은 다양하다. 시대가 변하는 동안 군주론은 군주를 위한 책이 아닌 리더를 위해서 조직활동가를 위해서, 팀을 위해서 다양한 방면에서 적용되는 인간 관계론과 성취론이기도 하다.

 

사마천이 궁핍한 처지가 아니었다면 “사기”라는 위대한 저술이 나올 수 없었듯, 마키아벨리 역시 출세해서 승승장구했다면 “군주론”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책 속에 담긴 그들의 소망과 기대를 제대로 읽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 시대에 맞게 해석해야 그 책들이 살아있을 수 있기에. 지은이 이 시한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군주론은 군주만을 위한 게 아니라 아주 개인적인 세상에서도 통하는 거 아니야는 발상, 기발하다.

 

지은이는 사회적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표면적 기술이 아닌 원론적 법칙을 <군주론>에서 끌어낸다. 이 책은 4부 체제이며, 1부 진짜 마키아벨리를 만난다에서는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가 사분오열 이른바 춘추전국 시대일 때, 피렌체의 유력가문이었던 메디치가가 지배하던 때 등용된 하급공무원, 메디치가의 부침과 함께 등용과 내침의 심란한 삶을 살았던 마키아벨리, 메디치 가문에 군주론이란 글을 바쳤지만, 빛을 볼 시대적 상황이 아니었다. 왜 다시 군주론인가, 불행을 견디는 자세, 2부 변화된 사회와 새로운 군주론에서는 변화에 따른 해석, 3부 군주론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질과 조건, 4부 통치의 기술,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에서는 각자도생 사회에서의 군주론을, 이 책에 담긴 내용 역시, 보편성을 가진 지혜는 시대와 사정이 변하더라도 생명력을 지닌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한다.

 

군주론의 군주 모델 “차사레 보르자”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로 18세에 추기경이 됐다가 스스로 사임한 최초의 인물로 이탈리의 통일을 꿈꾸며 피렌체를 공격하려 하는데, 외교부의 말단 공무원이었던 마키아벨리는 프랑스 왕을 만나 차사레 보르자의 침략을 포기하도록 로비했다. 뇌물을 써가면서. 이탈리아의 혼란과 함께 16세기 가톨릭의 세계는 이른바 “종교개혁”의 시대로 접어들 때다. 교권 중심에서 인권 중심의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군주론은 이런 시대에 필요한 강력한 리더와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과연 마키아벨리에게 어지러운 정세를 바로잡을 혜안이 있었을까?, 혼란의 시기와 모진 삶을 견디며 역사에 남을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바로 권력의 밑에서 보고 겪은 경험에 근거해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술했기에. 즉, 권력의 속성과 위기, 치세, 외교, 내부갈등을 지켜보면서, 아,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해결해야 하는 게 평화, 배려다, 실제로 그럴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겉으로는 그렇게 느끼게 해야 한다. 군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서. 마키아벨리즘, 한편으로 마키아벨리는 불행을 견디는 법을 알고 있었다. 위기 속에 놓이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일희일비함으로써, 살아있음을 넘쳐나는 시간에 책 속으로, 자기 생각을 글로, 책을 펴내고, 안내고는 별문제다.

 

군주론에 관한 이해

 

26개 항으로 구성된 군주론, 국체, 군대, 너그러움과 인색함, 군주의 신의, 군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군주가 써야 할 관리들, 아첨꾼을 피하는 법, 행운은 인간사에서 얼마나 강하고, 인간은 행운에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지, 이탈리아를 장악해 야만들로부터 해방하라는 권고 순으로

 

군주론의 세 가지 주제, 역량과 운

 

“역량과 운”, “정치와 윤리”, 그리고 “이미지론”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늘 행운과 역량을 생각한다. 마키아벨리는 행운이 아주 큰 힘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역량이 갖춰졌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행운이 오지 않더라도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행운과 역량의 비교 예로써 사랑과 두려움의 관계를, 사랑은 자유의지지만, 두려움은 군주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군주는 사랑보다는 두려움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정치와 윤리, 대의를 위한 정치와 윤리의 분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권력과 통치의 분리, 동서양의 관념에 따라 달리 접근하는데 공맹은 군주의 “덕”을 강조하는데 정치와 윤리의 일체관이다. 서양의 사고는 정치와 윤리를 구분 높은 정치역량이 있어야 한다. 덕은 높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높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동양에서는 덕을, 서양에서는 역량을 우선시했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이다.

 

마키아벨리즘이 오해받는 이유는 그의 주장 점의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특정 표현을 끄집어내다 보니 왜곡될 수밖에, 앞뒤 생략하고 특정 부분만을 말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뉘앙스가 달라지지 않는가, 마키아벨리즘도 이처럼 받아들여지고, 또 이미화 된 것이다. 핵심은 권력의 악행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 악행과 잔인함은 공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활용하라고 하는 말이다. 그 전제가 공익이다. 물론 공익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지만….

 

이미지론, 잘하는 것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국민이 군주가 실제 어떤 일을 어떻게,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국민이 군주가 일을 잘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즉, 이미지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군주론을 관통하는 세 가지,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다

 

운과 역량 중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대의를 위해 정치와 윤리를 분리함으로써 좀 더 실용적인 측면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격적으로 훌륭하더라도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이미지 관리의 필요성, 이런 내용은 오늘날 더 필요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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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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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2는 용쟁호투의 역사와 전설과 천하는 누구의 것인가, 제갈량의 천하 삼분지계, 삼국지를 오늘날 새롭게 해석한다면 어떨까?,

 

삼국지연의 속에 담긴 “중화주의 창조를 위한 의도적인 작업”

 

<삼국지연의>은 소설이다. 하지만,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고, 그 안에는 무수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 아니면 말고다. 소설이기에 상상을 동원하여, 역사적 사실 속에 살짝 끼워 넣어 흥미롭게 만들 수도 있다.

 

삼국지가 역사적 사실보다 주관적 사실(과장, 확대, 재창조)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주관적 사실이란 ‘중화주의에 이로운 창조 작업’을 의미한다. 삼국지는 인간군상의 삶을 그려내 후세가 본받을 만한 삶의 경전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바로 중화주의다. 1에서 여포를 배은망덕한 패륜아로 몰아가듯, 이민족 역사에 대한 자의적 예단과 폄훼와 중화민족의 우월성을. 중화 공정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삼국지연의 장점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였으니, 역사라고 이해할 수도 있고, 소설적 측면에서 역사적 허구라고 또 그럴 수 있다. 독자들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역사이고 또 어떤 곳이 허구인지 알려 들지 않는다. 그냥 전체로서 삼국지는 역사처럼 인식되기에. 마치 교실에서 역사 선생님이 하는 말보다 TV 속 설민석의 말을 더 신뢰한다는 학생이 제법 있다는 말처럼…. 이런 장점을 타고, 중화 공정과 동북공정, 서남공정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한다.

 

용쟁호투의 역사와 전설 속으로

 

조조를 보자. 군사전략, 정치, 문학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났다. 교양이라 할 수 있는 음악과 서예에도 출중했다. 문무를 겸비한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였기에 난세에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지만 조조는 역사적 낙오자 신세다. ‘간신’의 대명사로 불리듯, 간신의 멍에는 그가 이룬 공적을 다 지우고 있다.

 

소동파는 조조와 제갈량을 비교하면서 병법, 영토, 전쟁에서는 조조가 뛰어나지만, 지극히 충신이었다는 점에서 제갈량이 뛰어나다고, 오장원의 별이 떨어지다에서 등장하는 사마의(중달)[훗날 손자 사마염이 위를 멸망시키고 삼국을 통일하여 진(晉)을 건국한다]의 역시 제갈량 못지않은 재사였지만, 삼국지에서는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사마중달을 혼내다는 식으로.

 

덕망이 선호, 우선시 되는 전통적인 방법에 근거한 인물평가, 일본인에게 역사 속 삼대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중 닮고 싶은 인물을 고르라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단연코 선두를 차지한다. 왜 그럴까, 일본 사회의 가치관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질서를 파괴하고 창의적인 전술을 구사한 오다 노부나가, 난세에 기회를 포착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간악함으로, 대기만성의 끈기와 인내로 상징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 안에 일본 사회에 원하는 인물상이 자리하고 있다.

왜 제갈량이 리더로서 후세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제갈량의 북벌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제갈량의 남중공략은 오늘날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의 원전이 됐다. 제갈양의 남정은 단순히 영토확장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촉한 내부문제(경제력, 군사부족)해결하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양주를 점령한다. 북벌을 시작하기 위해서...

 

모택동은 "전쟁은 정치의 계속이다"라고 했다. 제갈량의 북벌 또한 영토확장이 아니라 중원탈환을 위한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모든 걸 두루 살펴 갖춘 계책이었던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말 또한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지 않을까 싶다.

 

백성들은 권력에 약하지만, 국가를 바꿀 수 있다

 

백성들이 중시하는 것은 배불리 먹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지다. 백성들의 국가는 이를 전제로 존재한다. 정치가는 권력을 중시하고 이를 누리기 위해 애쓴다. 이를 위해 국가가 필요하다. 백성은 권력에 약하지만, 국가를 바꿀 수 있다. 국가와 권력은 백성의 희망이 아니다. 하늘의 뜻과도 같은 백성의 뜻을 읽지 못하면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권력을 찾는다. 오늘 우리 현실과도 딱 들어맞는다.

 

삼국지 기행 1.2 길 위에서 삼국지를 읽다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삼국지 등장인물을 전설과 배경, 그리고 나관중이 왜 인물 설정으로 그렇게 했는지, 생각할 거리가 많다. 또한, 풍부하게 실린 사진은 그때 이런 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나 싶을 만큼. 또 새로운 상상을 하게 해준다. 소설 삼국지가 정사 삼국지를 덮어버릴 만큼, 또 지금의 중국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도. 오늘 우리가 왜 삼국지를 읽어야 하는지를 그 이유를 알려준다.

 

역사는 위나라의 승리로 끝나지만, 소설은 유비와 제갈량을 주인공으로 하는 촉한 정통론을 배경으로 한다. 촉한 정통론은 위정자들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창출과 권력의 유지를 위해 만들어 낸 장치다. 충성, 믿음, 의리, 덕망 등은 민중을 지배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자 중국대륙을 차지한 이민족에 대항하는 한족의 대응논리다. 삼국지를 읽어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중국의 세계 진출의 바탕에는 삼국지가 자리한다. 지은이는 중국인 개인은 공자를 따르지만, 집단일 경우는 순자를 따른다고...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삼국지를 읽는다면, 삼국지 기행 1, 2를 옆에 놓고, 실린 사진과 인물평 등을 함께 고려해가면서 읽는다면 오늘의 삼국지라는 세계로 들어설 듯하다. 거꾸로 읽는 삼국지와 분석 삼국지란 장르가 생겨날지도 모르겠지만.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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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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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지은이 허우범은 이야기꾼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탄생 비화까지 곁들어 삼국지의 무대와 역사적 배경을 풀어내고 있다. 지금, 왜 삼국지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관우는 공자에 버금가는 중국의 영웅이 됐다. 무신(武神)으로, 이 역시 후대 사람들의 정치 공학 때문이다. 지금은 관광지가 돼버린 옛 영웅들의 무대, 지은이는 그 길과 역사가 서린 공간과 장소를 찾는다.

 

삼국지는 말 그대로 소설이다. 하지만, 삼국지를 다시 읽어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중국과 중국인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무엇보다 값진 교과서다. 소설로서의 재미를 통해 난세를 살아가는 지혜를 읽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설의 이면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과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다.

 

흥하는 게 있으면 망하는 게 이치다

 

역사가 E.H.카는 역사를 흥망성쇠라 표현했다. 조선 개창과 유지의 주역 이방원은 공세에서 수세로 무로 일으켰던 나라를 문으로, 일으키기도 어렵지만 유지키는 것도 어려운 법을 깨달았을까, 일본 천하를 제패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 역시, 수세, 연착륙을 위해 권력을 자식에게 넘기며, 그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한 선택으로 뒤에서 정적을 제거한다. 이 둘 사이에는 수백 년의 시차가 있지만, 이 둘의 선택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무도한 피의 역사를 감추는 장치 문무쌍전(文武雙全)의 정치술은 보편적 진리인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청류파 행동도, 역시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신분 상승을 노리는 청류파(이른바 신진사대부)와 두문동으로 들어갔던 고려의 충신이라는 이분법 구도로 이해가 보다는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의 충신파, 청류파의 정치 참여를 냉소와 냉담으로 일갈했던 지식인그룹을 일민적(逸民的-백성을 떠난 자)으로 분류, 결국에는 세 개의 입장이 있었다는 말이다. 단순히 충신파라 분류 짓기에는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삼국지 기행은 1, 2편으로 나뉘었고, 1편에는 중원이 곧 천하다, 관우의 등장과 난세의 영웅들 동탁, 유비, 조조, 그리고 조조의 중원통일까지, 2편에서는 장강은 말없이 흐른다에서는 승상이 된 조조와 유비의 이야기를….

 

지은이는 길을 따라 삼국지를 무대를 찾아 나서는 가운데 중요한 키워드를 추려내어 설명을 덧붙여두었는데, 책 내용보다는 오히려 눈길이 간다. 예를 들면, 유협(遊俠)의 역사가 만든 결사체, 도원결의, 삼국지에 서두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를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이 도원결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버리고 목적을 위해 합심한다는 사자성어, 역사적 사실이 아니지만, 마치 사실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현실 사회에서 파생되는 공통된 소망과 기원 등이 도원결의로 발현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간 사회의 염원을 담아내는 도구로써 존재할 것이다.

 

관우의 탄생설화,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관우를 발탁한 이유

 

나관중이 소설<삼국지연의>을 완성하기 전, 작품인 <전상삼국지평화(全相三國志平話)>에서 관우는 장비에 못 미치는 조연에 불과했지만, 삼국지연의에서는 좌충우돌하는 장비의 앞에 춘추좌씨전을 읽는 과묵한 관우를 배치함으로써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춘 독서층을 겨냥, 관우를 주연으로 발탁했다는 뒷이야기까지. 꽤 흥미롭다.

 

염라대왕의 분노를 산 용이 죽자 관우가 태어났다고. 관우는 용의 환생인가, 대춧빛과 2자가 넘는 긴 수염, 관우는 한족의 우월주의를 상징하는가, 이런저런 내용을 고려해볼 때, 관우는 단지 점집의 모셔진 신, 서울 시내에 있는 동묘, 단순히 신인가, 아니면 중국 한족의 바람의 응집체인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중화주의에 따라 패륜아가 된 난세의 비장

 

삼국지의 명구 ‘사람 중의 여포요. 말 중의 적토마다’, 영웅 여포는 왜 패륜아로 만들어야 했나, 나관중의 의도는 그가 몽골 출신으로 한족의 문화와 다른 유목민의 문화는 야만적이었던 점에서 최고의 장수임에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는 상관도 거침없이 죽여버리는 패륜으로 몰아간 것이다. 자신의 양부인 정원을 죽이고 동탁에게 갔다고. 하지만 역사서에는 정원이 양부라는 기록은 없다.

 

악의적으로 배은망덕한 인간으로. 그렇다면 유비는 어떠한가, 여포의 도움으로 전쟁과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게 해주었는데, 유비는 조조에게 여포를 죽이라 하지 않았던가, 황실의 후손이라는 거짓 정치적 발판으로 만들고는 진정한 황실의 후손이자 집안 형제인 유장을 쫓아내고 사천을 차지 한 것은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가, 역사는 승자의 것이며 패자는 배은망덕의 죄인인 것을. 삼국지연의가 촉한 정통론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위민정치란 어디에도 없다.

 

백성을 위하고 세상을 평안하게 만든다는 정치는 위정자들의 정권 유지를 위한 책략에 불과하다고 지은이는 갈파한다. 맹자가 말하는 이치, 국태민안이란 교과서에 나오는 이상일뿐 현실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정권 유지는 태평성대요 정권 혼란은 위정자들로부터 시작되며, 압제는 이러한 혼란으로부터 나오며, 압제의 대상은 백성이다. 순자는 군왕이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엎어버릴 수도 있다고. 세상을 뒤집어 엎어버린 역도의 무리는 또다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백성이 된다.

 

이렇게 삼국지의 행간에 담긴 역사적 배경을 풀어내는 장면은 마치 삼국지를 지금, 여기에 소환해놓은 듯하다. 기행문이면서도 삼국지의 해설책처럼 흥미진진하다.

 

역사란 과거의 사실을 단순히 열거해놓은 것이 아니라, 그 현상은 다를지언정 그 본질에서는 끊임없는 반복의 사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제의 삼국지와 오늘의 삼국지는 읽는 맛이 또 달라지지 않겠는가, 이 책은 그 옆에서 감칠맛을 내는 양념처럼.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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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 흔들림 없이 나답게 나만의 인생을 사는 법
츠지 슈이치 지음, 한세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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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긍정감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는 길

 

심리학에서 자기 긍정감과 자기 존재감을 가져야 건강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들 말한다. 과유불급, 자기 긍정감이 지나쳐, 강박이 되고, 이것이 지상주의가 된다면, 정신은 황폐해지지 않겠는가, 지은이 쓰지 슈이치는 내과 의사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죽는 환자들이 생긴다. 그렇다면 삶 자체를 건강하게 한다면 어떨까, 응용 스포츠 심리학을 바탕으로 몰입과 자기 존재감의 중요성을…. 흔들림 없이 나답게 나만의 인생을 사는 법을 이 책<나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세요>을 통해 모든 이에게 전하려 한다.

 

책은 5부 체제다. 1부에서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나를 지치게 할 때, 즉 자기 긍정감이 지상의 과제가 될 때, 과부하가 걸린다. 누가 내 삶의 주인공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2부 남의 일상을 들여다볼 시간에 나 자신을 돌봐라, 나는 진짜로 잘 살고 있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3부에서는 지금 내 모습이 아주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4부 오늘 하루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살았나요? 라고 묻는다. 마지막 5부, ‘잘했다’ 대신 ‘고맙다’ ‘기대할게’ 대신 ‘응원할게’ 그리고 검토로 내 삶에 ‘좋아요’를 누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적고 있다.

 

자기 존재감 기르기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모든 가치를 만드는 열쇠는 자기 마음에 있다. 마치 부처가 내 마음에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멀리서 찾는 부처가 실은 내 마음에 있다고. 또 하나는 행복은 남이 정한 외부의 조건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공맹의 입신출세 그리고 멘토를 전형으로 삼아 이를 따라 배우기를 하는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멘토에게 다가갈 수 없을 수도 있다. 이른바 지은이가 말하는 자기 긍정감의 지상주의다. 이에 대해 노자는 자중자애하라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 중에 자기 자신보다 귀한 것은 없다고, 즉, 자기 존재감을 가지라고,

 

자기 긍정감은 내가 아닌 외부의 조건이나 평가, 상식, 비교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여기에는 진정한 의미의 행복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라는 존재와 생각 그리고 감정에 몰입하여 자기 존재감을 기르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믿는다.

 

인지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자기 긍정감 지상주의 세계에서는 칭찬하기가 주류다. 잘했다. 훌륭하다. 등의 칭찬을 들어야 자기 긍정감이 높아진다.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으려면 항상 성과가 좋아야 한다는 무의식이 자신을 속박하게 된다. 자기 존재감을 기르려면 남의 이해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내 감정과 생각을 알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알아주는 비결은 동의가 아니라 이해다. 잘했다 대신에 고맙다. 기대할게 보다 응원할게.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하지 않는 것도, 자기 존재감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다. 오늘 좋았던 건 뭐냐고 묻는 것도 그렇다.

 

자기 긍정감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수준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개인차가 있어, 과부하가 되면 자기 속박으로 또 열등감으로, 스트레스로. 또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는데, 나는 나다.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없기에. 나는 나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면 된다. 이게 어렵지만, 조금만 의식적으로 태도를 바꿔보면, 어려운 일은 아닐 듯….

 

이 책은 자기 긍정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길을 열어주는 안내서가 될 듯하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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