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사소한 통일
송광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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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사소한 통일

 

지은이 송광호 기자는 20대 후반인 70년대 중반 캐나다로 삶의 터전을 옮겨, 이일 저일, 당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이민자들처럼 소규모 자영업을 꾸리다가, 81년부터 토론토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가 잠시 옆길로 빠졌다가 다시, 강원일보(5개신문사 공동)러시아 특파원으로...

 

80년대 후반 8번에 걸친 방북취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이도 아니고 정보기관 출신도 아니기에 어찌 보면 날것(물론 기자의 세계관에 따라 북에 대한 평가와 생각은 다르겠지만) 경험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아주 귀중한 기록이다. 지난 40년간을 캐나다 이민자로 국내신문의 특파원(러시아, 미국) 등으로 살아오면서, 얻은 지식과 자료를 우리와 공유하기에는 너무나 한정된 지면이지만 말이다. 황장엽 탈북사건과 주병돈 박사의 평양 생활 10년 등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2부 36개 에피소드다. 1부는 내가 만난 북녘땅, 1989년 1월에 북한에 첫발을 디딘 때부터 북한이 남한보다 앞섰던 것들(평양 지하철과 한의학)까지 20꼭지, 2부 남한은 북한을 너무 몰라요(이산가족, 탈북민 그리고 방북) 16꼭지가.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다.

 

기자 눈에 비친 북녘땅

 

지은이가 1989년 1월 북한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의 눈에 비친 평양의 모습은 모스크바와 닮은 꼴이라 여겼다. 250만 인구의 평양 서울의 1/4의 쇼윈도 도시,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105층의 건물이 지어지는 중이었다. 1989년 말까지 평양에 살다 함남 신포로 이주한 주민(탈북자)은 남조선은 88올림픽으로 부흥하고, 우리는 평양축전으로 망한다고. 평양밖 세상은 여전히 60년대 풍경,

 

평양에 관한 평가가 어떻든 자유연애와 휴대전화, 달라진 옷차림 등, 하지만 여전히 전력난이 문제인 듯, 신호기가 꺼지고 여성 신호수가 나와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을,

 

 

미군의 황해도 신천 양민 학살, 미국을 증오

 

한국 전쟁 중 미군의 양민 학살은 충북 영동 노근리,이야포?두룩여, 북한의 황해도 신천을 50여 일 점거했던 미군은 군민 3만여 명을 학살했다는 것이다. 방공호에 가둬 놓고 휘발유로 불태웠고, 원암리 밤나무골 화약창고에 어머니와 아이들 910명을 모아놓고. 지금도 어머니묘 400개와 아이들 묘 102개 합장묘가 남아있다고…. 그래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북녘 사람들은 미국을 증오한다고, 항미다. 공포다.

 

북한의 식량 사정과 1984년 남한 홍수 때 물자지원

 

북한 사람들의 식량 규모는 800만 톤, 풍년이 들어도 600만 톤 정도의 수확이라 하니 식량은 늘 궁핍한 상태다. 오죽하면 의식주라는 말이 식의주로 바뀌었을까, 이 사람들이 1984년 남한 홍수 때, 5만 석의 쌀과 10만 톤의 시멘트를 보냈다.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늘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으로서는 통 큰 지원이었다.

 

북한에도 사람이 살아

 

북한은 김일성민족이며, 통일이 지상과제라고, 사면초가, 이미 한국전을 치렀던 경험이 있는 북한은 자력갱생의 원칙이 무너지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세계사 흐름 속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1994년 무렵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 때는 군대 내 식량부족도 심각했던 모양이다. 죽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이니,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에는 차라리 탈북하자고, 일본에서도 방영됐던 TV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무대 북한, ‘장마당(시장)’이 서고, 학생들이 좋은 학교로 가려면 “태권도”와 “수영”은 필수란다.

 

최근에 나온 조선작가동맹 출신 작가 김유경의 <푸른 낙엽>(푸른사상, 2023)의 "자유인"이란 단편, “북한에서의 그 어떤 요란한 삶도 보람되거나 영예로울 수 없지요. 단지 고급 노예에 불과하니까요”라는 대목은 이 책에서 소개한 외국에서 공작(물품반입 등)을 했던 탈북자의 그것과 비슷하다. 통일이후의 남북문화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탈북자들은 남한을 거쳐 캐나다로

 

탈북자들, 지은이는 북한 사회에서도 양지쪽에 있던 사람들은 탈북해도 쉽게 정착을 하지만, 음지쪽 사람들은 탈북하더라도 여전히 힘들어, 남북 모두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 보편적인 세계질서가 아닌가 싶다. 캐나다의 개방적인 난민 정책의 물결을 타고 캐나다로 가는 탈북자들, 이들에 대한 평가도 현지 이민자들(한국에서 간)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고,

 

남북 합작의 사립대학 “평양과학기술대”

 

이 책에 실린 내용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캐나다의 주병돈 박사가 2010년에 문을 연 평양과기대(북한의 교육성과 남한의 사)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 공동으로 설립)에서 10년 동안 무보수 자원봉사로 자본주의 시장을 이해하는(아마도 통일 이후의 세계를 염두에 둔) 교육기관으로 군 복무 면제되는 곳이다. 대학 공용어는 영어, 강의교재도 영어원서를 사용한다. 서방의 자본주의와 북한 주체사상의 틈을 좁혀 이념 차를 해소한다는 게 교육목표라고. 생각보다 많은 외국 자원봉사자 교수들이 오는 모양이다.

 

 

 

 

여전히 틈새가 좁혀지지 않은 남과 북

 

북의 사상과 종교는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양이다. 종교의 자유, 수령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면 제아무리 북에 많은 투자를 하고 경제적인 도움을 주더라도 아웃, 캐나다 시민권자인 임현수 목사에게 내린 종신형 선고, 캐나다 정부는 임 목사의 석방과 송환을 요구 1년 수개월 만에 캐나다로 돌아갔지만, 남한의 납북자들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한국 정부는 도대체 왜? 라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사연, 우리가 모르는 북녘땅, 그곳에서도 사람은 살고 있다. 탈북을 남한 체제의 우위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담겨있다. 남이건 북이건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말로 갈음하지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작곡자 안병원 캐나다시민권자로 2001년 방북)만큼은 남북 양쪽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부를 수 있는 통일가가 아닐까 싶다. 이는 말그대로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의 시작일지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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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력의 비밀 - 유연한 인생을 위한 36가지 대화의 기술
황시투안 지음, 정영재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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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스킬, 말은 양날의 검

 

지은이 황시투안의 <대화력의 비밀>, 갓 태어난 아이가 말문(발화의 시작)이 터질 때까지 엄마, 아빠를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의 표정과 말하는 입을 보면서 우물거리면서 적어도 한 낱말을 500번 이상 되뇐다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씩 필사적으로 말 배우기를 한다.

 

이렇게 시작한 말 배우기는 평생을 간다. 우리가 의식하든 못하든 간에 학령기를 거쳐,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학습과 주변 환경에 따라 어투도, 표현방식도 사람마다 제각각…. 방언(지방의 사투리)도 공용어도, 문제는 대화력이다.

 

예부터 소통갈등이니, 일방통행, 의미불명, 뭔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는 따위의 표현, 같은 말을 해도 ‘어’ 다르고 ‘아’다른 데, 남의 속을 박박 긁어대는 말,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도구인 언어의 쓰임을 보면, 대화력이 중요성이 금방 느껴질 것이다. 중요한 건, 이미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아는 것과 행동, 실천하는 것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가 과제일 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과 이와 같은 맥락의 사자성어 일자천금(一字千金= 한 글자에 천금의 가치가 있다)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 이렇게 셀 수 없는 ‘말’과 관련된 것들, 이렇게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지은이는 이 책에 유연한 인생을 위한 36가지의 언어의 기술을 실었다. 구성은 4장 체제이며, 1장에 답정너, 두루뭉술하게 말하기, 부가의문문이 붙으면 부드러운 명령어 등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대화의 법칙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상위, 하위, 횡적 등의 분류법과 상대방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드는 언어의 기술 등 소통문제를 해결하는 말하기 비법을, 3장에는 생략, 왜곡, 일반화와 메타언어 사용 4가지, 4장 삶의 변화시키는 언어의 마술,

 

우리의 일상은 관계 맺기, 유지하기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상호 소통을 통해 서로에게 힘이 북돋아 주는 그런 관계로 발전해 나아가는 데 언어의 마술이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면, 그리고 내가 우선 편해진다면, 이 또한 좋은 게 아닌가, 지은이가 이르는 데도 따라가 보자.

 

생각은 현자처럼 하되, 평범한 사람의 언어로 소통하라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말을 음미해보자, 생각은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낼 때는 적어도 의무교육(뭐 이렇게 말하는 게 평균적이라는 생각으로, 9년간의 교육을 통해 문해가 제대로 됐다는 전제에서)을 받은 사람들의 일상 표현으로 소통하라는 말이다. 동감한다.

 

언어의 마술

 

사기꾼이 현란하게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교언영색을 펼치는데, 제 정신 차리고 들어보면, 황당무계 그 자체다. 그런데 다들 왜 속아 넘어갈까,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간 탓이다.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강하기에 미래를 그렇게 상상할 뿐이다.

 

지은이는 이야기를 밀턴 에릭슨의 사례로 시작하는데, 바로 자기 최면이다.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위 투자사기꾼의 사례와 흡사하지만, 위의 경우에는 물질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과의 본질적인 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듯하다.

 

'왜냐하면'이라는 기제

 

너는 충분히 이번 시험에 합격하고도 남을 거야, 왜냐하면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거야, 왜냐하면”이 바로 긍정의 힘이 되어주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반드시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아직 다섯 개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겨우 다섯 개만 남았다는 사람에게 이 다섯 개의 가치는 전혀 반대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선조에게 했다는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해군을 없애고 권율 휘하의 육군으로 가라는 선조의 명령에 재고해달라는 취지로 한 유명한 말이다. 즉, 수군에게는 희망이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버리기 아까운 12척의 배가 있으니라는 말이다.

 

침소봉대(針小棒大) 바늘 만한 작은 것을 보고 몽둥이처럼 크다고 생각하지 않기

 

부분을 전체로 생각하기는 흔히 빠지는 오류다. 작을 일을 크게 부풀려 생각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지만, 아부와 과잉칭찬은 자칫 자만심을 키우는 스위치를 켜는 것과도 같으니, 참 균형 잡기가 어렵다. 여기에 덧붙인 자기합리화도 역시 늘 경계해야 한다. 이문열의 단편소설 <시인과 도둑>에서 먹물(학식 있는 자)들은 늘 자기 보신에 능하다고,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뻔뻔스레 엎어버린다고, 아마도 자기합리화에 능한 사람들, 자신도 모르게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들,

 

지은이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 법, 합리화로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데카르트 좌표를 빌려와 이혼할래, 안할래란 명제를 들어 설명한다(238쪽), 이혼하면 무슨 장점이 있을까, 무슨 대가가 따를까, 이혼을 안 하면 무슨 장점과 대가가 있을까?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이미 답정너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과의 격차, 간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메타언어(대상을 직접 서술하는 언어 그 자체를 다시 언급하는 한 차원 높은 언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말할 때 주의할 사항 4가지만 기억해두자. 지은이가 말하는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첫째로 상대방 신뢰하기와 얻기, 둘째, 언제나 상대방을 ‘정답’의 자리에 두기, 셋째로 미리 틀 세우기, 넷째, 결정권은 상대방에게

 

이 책은 너무 상식적이다. 보태고 뺄 것도 없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의 격차를 의식적으로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네가 생각하고 말하는 게 정답이라는 전제에서, 결정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맞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톨의 일용할 양식을 얻는 기분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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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라도 괜찮아 - 자폐인 과학자가 말하는 완벽하게 나다워지는 법
카밀라 팡 지음, 장한라 옮김 / 동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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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 과학자, 완벽하게 나다워지는 법

 

지은이 카밀랑 팡은 아스퍼거증후군의 세계와 비장애인의 세계를 잇는 통역사다, 그의 전작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푸른숲, 2023), 팡은 사랑, 공감, 신뢰 같은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는 말과 행동, 사고방식을 시험해보면서 그의 삶에서 직접 과학을 실험했다. 완벽한 인간이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동족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구성이 되고 싶어 한다. 그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

 

그런 그에게 장애인이란 약점은 강점이 됐다. 즉 자폐스펙트럼 장애, ADHD의 신경 다양성은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른바, 역발상이자, 상황 주도 혹은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해, 사물을 다르게 보는 법을 터득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는 신경 다양성을 자기 삶의 강력한 무기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정신적 도구가 되어 자신을 무장시켜주었다고 했다.

 

이 책은 “완벽”이라 열쇳말이 들어간 10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완벽하게 달라에서 완벽하게 새로워까지, 화학반응이 알려주는 개성이라는 마법과 날씨 같은 감정을 다루는 법, 열정과 배우고 발전하는 법, 잠재력을 활용하는 법, 동물의 이동이 알려주는 변화 대처법 등을 말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18년 전, 10살 때, 학교 운동장에서 잘 모르던 여자아이의 파란 운동화에 눈에 들어온다. 팡은 그 아이에게 다가가서 “신발 멋지다. 나도 갖고 싶어!”, 그 아이는 “날 따라 하는 건 꿈도 꾸지마”, “너 같은 사람들은 나하고는 안 어울리거든.” 이게 무슨 말인가, 고정관념이다. 비장애인이 세상의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기에, 어린아이 역시, 어떤 식으로든 구별이 자연스레 뇌리 혹은 머릿속 어딘가에 판단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너 같은 사람” 세상에 종류가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일까?, 우리가 좋아하는 것, 사는 방식, 겉모습, 신는 신발에 따라 우리 모두를 다 분류할 수 있는 걸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는 나야!

 

팡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완벽”은 세상의 모든 기준은 중심은 나로 나, 바로 너야라는 말이다. 누가 세상의 중심이며 기준인가, 모호한 질문과 답, 바로 고정관념이다. 동상이몽처럼, 제각각의 잣대로 뭔가를 재려 하기에 소통이 어렵게 된다. 팡이 남긴 말,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즉, 화학반응이라 표현했지만, 반응성(반응)이 제일 높은 물질과 제일 낮은 물질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중요하다, 장점이 각각 다르기에 때문에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요리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텔레비전도 보고, 글을 쓰고, 숨을 쉬게 있게 해주거든.

 

제각각 자신의 개성과 재능에 따라서 사는 게 좋아,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 거라고, 맥락 없는 서열주의가 끼어들고,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일부러 구분 짓는 세상, “완벽”이란 모두를 제각각의 방식으로 만족시키는 것이지, 평균, 획일로 가는 게 완벽한 건 아니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건 세상에 없어라는 관념 자체가 문제다. 각각의 완벽이라는 건 존재하니까, 아니 완벽이란 개념을 달리 해석하기에.

 

팡이 세상에 전하는 말은, 자중자애(自重自愛)누군가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좇을 필요도 없다. 내가 누군인지, 내감정에 충실하면 된다. “완벽”이란 모든 누구를 만족시켜야 할 의미는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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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 - ‘약 빤’ 동물 세상으로의 여행
오네 R. 파간 지음, 박초월 옮김 / Mid(엠아이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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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 알코올을 좋아하는 건 아니냐

 

오네 R.파간의 <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란 책 제목부터 흥미롭다. 여기에 담긴 내용은 인간만이 술에 취해(환각 상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하는 줄만 알았는데, 세상은 참으로 넓고 희한한 곳이다. 코알라가 럼주를 마시고 담배 연기를 즐기고, 늘보원숭이가 꿀에 술을 탄(벌꿀 술) 걸 즐긴다고, 보르네오섬에 사는 붓꼬리나무두더지는 절대로 취하지 않는 술꾼이기도 하다. 이건 무슨 소리야, 이른바 “약 빤” 동물 세상으로의 여행이다. 그런데 애초에 왜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찾아 헤매는가? 라는 질문에 그 답을 찾는다.

 

이 책은 로널드 K.시겔의<도취:향정신성 물질을 향한 보편적 욕구>와 조르조 사모리니<동물과 사이키델릭: 자연계와 의식 변성의 본능>을 큰 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내용은 6장 체제, 1장은 왜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게 된 것인지, 2장, 약리학의 기초를, 3장 마약의 의약적 사용과 동물의 의식, 4장 식물과 곰팡이의 비밀, 5장, 동물들(무척추)이 약물에 취하면, 이어서 6장, 척추동물에 관한 이야기로,

 

인간이 작물을 경작하는 정착 생활을 했는데, 식량, 먹는 걸 얻기 위해서라고, 아니, 술을 빚을 곡물을 얻기 위해서야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을 비롯해 많은 동물은 마약성 약물을 본능적으로 찾는 것일까?,

 

자동양조 증후군,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았는데, 술 냄새가 난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바 있는 특이한 질병이다. 몸 안의 효모를 적당한 수준에서 통제하는 기제가 깨져버리며 알코올 통제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인데…. 효모는 과육의 당분을 독식하여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알코올을 만들었다. 적당히 독을 약을 쓰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 죽지 않는다.

 

염소가 어떻게 커피를 발견했을까, 돌고래가 LSD(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라는 강력한 환각제를 먹인 과학자는 외계 지적생물체를 찾는 천문학자들에게 돌고래 소통 방식 연구와 관련된 아이디를 왜 넘겼을까?

 

뭔가를 먹고 맛이 간 동물들

 

노랑초파리는 알코올을 좋아하는데, 한잔 걸치면. 성적으로 유발된 신체적 쾌감을 느낀다고, 코라조닌은 생식샘자극호르몬을 방출, 초파리 뇌에서 코라조닌을 생성하는 뉴런이 활성화되는데, 이 활성화의 스위치와 알코올이 관계있다는 말이다.

 

염소와 커피, 염소치기 칼디는 중후하고 위엄있어 보이는 숫염소가 뭔가를 먹더니 갑자기 어린 염소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모습을 본 것이다. 염소가 먹었던 건 커피콩이었다. 당시 우울했던 칼디는 그 열매를 타서 먹었더니 즐거워졌다고. 이렇게 해서 오늘날 세계에 퍼진 커피,

 

돌고래와 복어 독, 1995년, 대서양 중부의 아조레스 섬 근처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배를 부풀린 복어를 수면을 따라 밀어내고 있었다. 마치 복어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가지고 논다. 혹시, 복어 독을. 아이고, 어린 돌고래들이 복어와 장난치는 건, 복어의 테트로도톡신에 노출되면 일정의 향정신성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고, 도취한 것처럼.

 

순록과 광대버섯, 인간만이 이 버섯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 순록은 광대버섯을 열심히 찾아서 먹고는 취한 것처럼 행동한다. 흥미롭게도 순록은 인간의 오줌을 먹고도 거나하게 취한다고, 순록이 인간 곁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소금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튼, 산타클로스와 순록도 이런 순록의 특이한 행동 때문에 생긴 건 아닌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놀라움과 즐거움. 인간들이 사이키델릭, 환상에 취해서, 취하고 싶어서 일부러 향정신성물을, 마약이든 약품이든 먹는 거처럼, 동물들도 그런다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짜릿한 자극을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일까,

 

지구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 다양한 생물체들의 향정신성 약물과 약용 물질을 찾는 것은 생물학적 구성에 없어서는 안 될 욕구, 인간은 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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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 -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다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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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

 

도입부부터 만만치 않다. 지은이 존 서덜랜드는 칼럼니스트, 작가, 문학자라서 그런지, 꽤 재미있게 “문학”을 설명하는데, 마치 청소년 대상 도서처럼 알기 쉽게 핵심을 짚어가면서 엮은 책이다.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에코리브르, 2016)에서 문학을 만드는 이와 문학에 참여하는 이가 함께함으로써 질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문학이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문학의 작은 역사”지만 문학은 작지 않다. 지은이는 가장 만족스러운 대답은 바로 문학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우리 삶에서 문학은 아주 중요하다고 막연하게 느끼고, 소비한다고 하지만, 왜 중요한지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는 같은 책을 읽어도 읽었던 시기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짐을 느낄 것이다. 나이가 들고 세상 경험과 보는 눈이 달라지기도 하면서 같은 책인데 새로운 뭔가가 샘솟는다. 이게 뭘까, 이전에는 왜 이런 것을 주목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문학이 위대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신화, 이른바 구술 문학 혹은 구비문학이다. 신화하면 역사 이전의 것으로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을 한다(이 역시 고정관념). 신화는 문학(문자)을 쓰지 않고 말하는 사회에서 기원한다. 신화에는 어떤 진실을 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자 그렇다면, 문학은 어떤 의도와 목적이 있을까? 이런 의문은 어리석은 질문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문학의 장르를 따라,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수수께끼”처럼 다가온다.

 

이 책은 전설적인 시작이라 명명된 “신화”에서 국가를 위한 문학이란 성격을 가진 “서사시” 지은이는 유명한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에서 중세 길거리 연극인 신비극을 거쳐 근대소설과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수용에서 소통까지의 역사를 설명한다.

 

인간의 조건인 “비극” 서사시라는 정제되지 않은 재료를 형식으로 빚어내는 문학의 진화과정을 통해 “비극”을 만들어 낸다. “오이디푸스 왕” 같은 연극이 비극효과를 내는지, 이미 예견된 일처럼 청중은 느끼게 된다. 필연적이고 개연적으로. 인간이 쌓은 지식이 엄청나게 팽창했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에게 인간의 삶과 조건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 것이기에,

 

서덜랜드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소설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나?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셰익스피어를 대시인으로, 책 중의 책으로 킹 제임스 성경을 들기도 한다. 찰스디킨스와 브론테 자매의 문학 속의 삶을, 이불 속에서, 아이와 문학, 머리맡에서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와 동화에 아이는 뭘 생각하는가, 나니아 연대기처럼 상상을, 시대별 중요 작품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나름의 해석이 곁들어져 흥미를 더해준다. 곳곳에 장치된 덫, 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문학을 읽는가?, 소설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라는 문제 제기에 맞닥뜨리면, 순간 고민을 해보게 된다. 진짜, 왜 독서중독증처럼 책을 읽는지, 소설의 사회적 효과는 있는 것인지, 있다. 황석영의 베트남 전쟁을 다룬 <무기의 그늘>(창비, 2006)은 분명, 베트남전의 성격과 파월한국군의 모습이, 그리고 그들의 고뇌가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해주었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문학을 읽는가? 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답이 떠오르지 않지만, 그래서 문학작품을 읽고 또 읽는 게 아닌가,

 

 

 

서덜랜드는 대부분의 미국 정치인과 사실상 대부분의 시민은 개화된 인종 색맹상태를 만들려고 애쓴다(336쪽). 국가에 너무 많은 고통을 일으키고 역사적으로 너무 많은 피를 흘리게 한 인종 차이를 넘어서자는 것인데, 이런 술수가 넘어가지 않았던 미국 문학과 미국 문학의 간판 작가 모리슨은 흑인의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인종차이(차별)을 이용했고, 여전히 이용한다. 문학은 정치적이고, 선동적이다. 이 또한 문학의 또 다른 힘이다.

 

이 책은 진지한 책 읽기를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희극과 비극의 탄생 배경, 문학은 인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등, 그저 그러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새삼스레, 오래된 새로운 물음인 듯 그렇게 느껴진다.

 

 

 

 

오노레 드 발자크 등이 쓴 “인간 생리학” 시리즈가 떠오른다. 19세기 초 당대 유행이었던 “~생리학”이라는 장르, 풍자인데, 꽤 흥미롭다.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페이퍼로드,2020), <기자생리학>(페이퍼로드,2021) 등은 마치 지금 현재 사회의 실상을 말하듯, 아마도 이것이 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다.

 

서덜랜드의 이 책<문학의 역사>을 통해서 그리스에서 현대까지 문학작품, 그 안에 담긴 진실은 무엇인가, 작품이 쓰인 시대의 사회와 경제, 그리고 역사, 철학, 패러다임까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 문학의 역사는 꽤 도움이 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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