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 - ‘약 빤’ 동물 세상으로의 여행
오네 R. 파간 지음, 박초월 옮김 / Mid(엠아이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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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 알코올을 좋아하는 건 아니냐

 

오네 R.파간의 <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란 책 제목부터 흥미롭다. 여기에 담긴 내용은 인간만이 술에 취해(환각 상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하는 줄만 알았는데, 세상은 참으로 넓고 희한한 곳이다. 코알라가 럼주를 마시고 담배 연기를 즐기고, 늘보원숭이가 꿀에 술을 탄(벌꿀 술) 걸 즐긴다고, 보르네오섬에 사는 붓꼬리나무두더지는 절대로 취하지 않는 술꾼이기도 하다. 이건 무슨 소리야, 이른바 “약 빤” 동물 세상으로의 여행이다. 그런데 애초에 왜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찾아 헤매는가? 라는 질문에 그 답을 찾는다.

 

이 책은 로널드 K.시겔의<도취:향정신성 물질을 향한 보편적 욕구>와 조르조 사모리니<동물과 사이키델릭: 자연계와 의식 변성의 본능>을 큰 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내용은 6장 체제, 1장은 왜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게 된 것인지, 2장, 약리학의 기초를, 3장 마약의 의약적 사용과 동물의 의식, 4장 식물과 곰팡이의 비밀, 5장, 동물들(무척추)이 약물에 취하면, 이어서 6장, 척추동물에 관한 이야기로,

 

인간이 작물을 경작하는 정착 생활을 했는데, 식량, 먹는 걸 얻기 위해서라고, 아니, 술을 빚을 곡물을 얻기 위해서야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을 비롯해 많은 동물은 마약성 약물을 본능적으로 찾는 것일까?,

 

자동양조 증후군,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았는데, 술 냄새가 난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바 있는 특이한 질병이다. 몸 안의 효모를 적당한 수준에서 통제하는 기제가 깨져버리며 알코올 통제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인데…. 효모는 과육의 당분을 독식하여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알코올을 만들었다. 적당히 독을 약을 쓰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 죽지 않는다.

 

염소가 어떻게 커피를 발견했을까, 돌고래가 LSD(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라는 강력한 환각제를 먹인 과학자는 외계 지적생물체를 찾는 천문학자들에게 돌고래 소통 방식 연구와 관련된 아이디를 왜 넘겼을까?

 

뭔가를 먹고 맛이 간 동물들

 

노랑초파리는 알코올을 좋아하는데, 한잔 걸치면. 성적으로 유발된 신체적 쾌감을 느낀다고, 코라조닌은 생식샘자극호르몬을 방출, 초파리 뇌에서 코라조닌을 생성하는 뉴런이 활성화되는데, 이 활성화의 스위치와 알코올이 관계있다는 말이다.

 

염소와 커피, 염소치기 칼디는 중후하고 위엄있어 보이는 숫염소가 뭔가를 먹더니 갑자기 어린 염소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모습을 본 것이다. 염소가 먹었던 건 커피콩이었다. 당시 우울했던 칼디는 그 열매를 타서 먹었더니 즐거워졌다고. 이렇게 해서 오늘날 세계에 퍼진 커피,

 

돌고래와 복어 독, 1995년, 대서양 중부의 아조레스 섬 근처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배를 부풀린 복어를 수면을 따라 밀어내고 있었다. 마치 복어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가지고 논다. 혹시, 복어 독을. 아이고, 어린 돌고래들이 복어와 장난치는 건, 복어의 테트로도톡신에 노출되면 일정의 향정신성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고, 도취한 것처럼.

 

순록과 광대버섯, 인간만이 이 버섯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 순록은 광대버섯을 열심히 찾아서 먹고는 취한 것처럼 행동한다. 흥미롭게도 순록은 인간의 오줌을 먹고도 거나하게 취한다고, 순록이 인간 곁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소금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튼, 산타클로스와 순록도 이런 순록의 특이한 행동 때문에 생긴 건 아닌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놀라움과 즐거움. 인간들이 사이키델릭, 환상에 취해서, 취하고 싶어서 일부러 향정신성물을, 마약이든 약품이든 먹는 거처럼, 동물들도 그런다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짜릿한 자극을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일까,

 

지구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 다양한 생물체들의 향정신성 약물과 약용 물질을 찾는 것은 생물학적 구성에 없어서는 안 될 욕구, 인간은 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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