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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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 김진명이 탄탄한 배경에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푸틴의 최후, 처음부터 혹시나 혹여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감을 바탕에 깔고, 이 작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푸틴의 죽음, 핵일까? 결론은 뻔하기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 이르는 긴박함이 더 흥미롭다.

 

이야기의 시작은 수단 구호현장의 납치사건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와 대결해야 하는 초조한 바이든은 러시아의 푸틴을 어떻게 해서든 무릎을 꿇려야 한다. 또 유럽의 대표가 되고픈 프랑스의 마크롱, 러시아와 나토 사이에 미묘한 균형추임을 은근히 즐기는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 미국 공세의 틈새를 찾아 중국의 세계위상을 높이려는 중국의 시진핑, 한국인으로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 제갈공명과 같은 재사 케빈, 러시아군인들에게 가족을 잃은 우크라이나 전쟁영웅 미하일, 이 작전을 해석해 낼 단서를 분석한 치밀하고 노련한 FBI 수사관 샤프만 등, 등장인물의 특징 묘사로 쉽게 이미지를 상상해낼 수 있는 한 편의 영화 장면처럼,

 

이야기의 시작은 등장인물 케빈의 친구이지 전우인 스토니 대령의 동생 마이크의 애인인 러시아인 말라나가 수단에서 구호활동을 하다가, 납치됐다가 케빈의 지혜로 풀려나는데,

 

기울어진 운동장의 결정판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의 젤린스키는 푸틴의 예상과 달리, 나토와 미국 등 서방세계의 힘을 등에 업고 이길 승산도 없는 전쟁에 맞대응했다. 러시아 국민은 자국민의 동원령 없이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 전쟁을 반대하지 않았고, 전쟁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전황은 간단치 않다. 짧은 기간에 항복하리라 생각했던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러시아 깊숙이 들어와 공격한다. 푸틴은 이제 전쟁을 끝낼 결심, 최후의 한방으로 핵무기를 쓰기로 하는데. 포세이돈, 샤르맛 등 가공할 핵무기들... 그리고 사라진 러시아의 핵잠수함 벨고로드에 포세이돈이 실렸을까?

 

오하이오급 로드아일랜드 미국의 핵잠수함, 소형원자로가 탑재되어 물 위로 올라오지 않더라도 충분한 산소를 확보할 수 있고 475톤의 핵탄두 288개가 탑재된 핵무기 발사 전용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 함장에게 떨어진 명령, 흑해로 들어가라고, 핵무기를 발사하려는 러시아에 시위라도 하듯이. 그리고 러시아 잠수함과의 조우, 이를 피하다가 산호초 암석에 부딪히면서 소나 고장이 이를 고치기 위해 오데사 항구의 후미진 곳에 정박하는데, 이 잠수함을 지키던 15명의 미국 병사를 사살하고 잠수함을 탈취한 케빈 일행.

 

푸틴은 휴전교섭을 하겠다고 나선 마크롱, 에르도안에게 핵무기를 쓰겠다고, 한 방에 전쟁을 끝내버리겠다고 호언장담하는데,

 

미국 핵잠수함은 누가 납치했나, 우크라이나?

 

한편, 로드아일랜드 핵 발사 잠수함을 탈취한 케빈 일행 중 한 명이 중국에 5억 달러를 받고 잠수함을 팔기로 하고, 핵잠수함의 내부 사진을 중국 측에 건네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혹시 푸틴을 완벽하게 죽이는 방법?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끝에 가서야 밝혀지는 자초지종….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가입하기로 하고,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현장에는 러시아사람이 우크라이나 사람을 돌보고, 우크라이나 사람이 러시아사람을 돌보는데,

 

이 소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정치에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유럽, 나토 측과 그 가운데 끼인 튀르키예,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노림수와 의도를 드러낸 사건, 현재 진행형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카이우에 떨어진 100킬로톤의 핵폭탄은 세계종말의 서막(3차 세계대전)이 아닌, 미국 핵잠수함 로드아일랜드에서 발사된 5킬로톤의 핵폭탄과 탄두가 없는 미사일, 핵전쟁 확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러시아의 이성적 판단을 촉구하는 계기로. 푸틴의 광기 어린 도발은,

 

선악의 구도로 몰아가기인가, 아니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역사 속 관계, 소비에트연방 해체로 독립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분쟁 등, 여전히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인이 살고 있고,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화합의 길로 갈 수밖에, 정치인들은 권력을 국민은 평온한 일상을. 원하는 바가 다르니,

 

김진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여전히 세계 경찰임을 자부하는 미국, 러시아에 패할 수 없다는 생각,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면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유럽 국가들, 이른바 합종연횡의 현장을 보여준다. 작전명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케빈은 조 바이든 귀에 대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방안을 말하는데, 바이든은 황당무개,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두 번 다시 케빈을 찾지 않았는데, 과연 그는 바이든에게 뭐라 말한 것인가?, 읽는 도중에 자꾸 생각난다. 혹시 이것도 작전의 일부, 의도된 행동인가 하는 의심들, 김진명 작가가 던진 미끼를 제대로 물면, 아마도 순간에 400쪽 짜리 소설을 읽어버릴 수있을 듯하다. 푸틴은 결말은 소설처럼 될지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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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우는 말들 - 나를 나로 살 수 없게 하는 은밀하고 촘촘한 차별
연수 지음 / 이르비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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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로 살 수 없게 하는 은밀하고 촘촘한 차별

 

지은이는 비영리단체 WNC의 대표이자 성평등교육활동가다. 여성의 삶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말하고 쓰면서 만들어 낸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한다.

 

이 책에 첫 페이지에 실린 글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시작은 거대한 담론의 전환이 아니라 일상 속의 사소한 변화다”, 그렇다 사소한 변화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의 아주 작은 것들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말, 공감한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4장으로 이뤄졌다. 1장, 일상의 기습에서는 용모단정한 분만 지원해주시라는 말의 의미, 아드님 안 계세요. 따님은 상주 못해요. 라는 말 그대로 기습이다. 2장에서는 제도권 바깥, 성매매를 합법화하면 여자들도 좋은 거 아니야? 라는 물음, 무거운 사회 담론이다. 군대 안 갔다 왔으면 말을 하지 마. 3장, 미디어의 배신, 저렇게 입고 다니면서 무슨 정치를 한다고, 4장. 침묵하라는 클리셰, 피해자라면서 왜 저렇게 당당해. 소제목만 봐도 무겁다. 우리 사회의 일상에서 남녀, 장유유서, 당당한 괴롭힘, 당연한 차별과 혐오, 모세혈관처럼 온 사회에 퍼져있는 것들, 유치원에서부터 학교와 군대를 거쳐 사회 전반으로.

 

용모단정한 분만 지원? 뭔 개소리일까?

 

한 영화관에서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보기 좋은 모습을 ‘윤기 나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상태’로 정의했다. 특정 브랜드의 립스틱 호수를 정해주고 딱 그 제품만 발라야 한다고 규정한 곳도 있었다. 손톱은 단정, 매니큐어 바르면 안 되고, 짧은 단발머리라도 실핀으로 찾아 어떻게든 머리망에 넣어야 한다고…. 이런 조건을 따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사람, 서비스직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여성의 모든 것은 상품이다. 성 자체가 제품과 함께 하나의 세트가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카페 아르바이트부터 승무원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세세하고 촘촘하게 정해져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값에 그들의 풀 메이크업과 웃음까지 포함된 걸까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성매매 합법화하면 여자들도 좋은 거 아니야? 우리 사회에 널리 깊게 은근히 퍼진 생각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은 매춘부다. 라는 호사가의 말과 더불어 성매매의 여성 인권에 대한 담론도 낯설지 않다. 성매매라는 말에 어폐가 있다고, 매매가 아닌 착취라고, 한국에서는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만들어졌고, 2022년 기준 한국의 성 산업은 최대 37조 원 규모, 2021년 우리나라 커피 시장 규모가 6조 원이었으니, 알만하지 않는가, 점심에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고도 커피를 마셔대는 문화?, 아무튼, 너무나 상징적이지 않은가,

 

요즘, 논의의 방향은 네델란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 등처럼 성매매를 합법화하면 여성 인권에 도움이 될까?, 더 나은 논의와 합의의 방향은 없을까?

 

성 산업, 불법, 합법, 이런 논의가 왜 필요한지, 꽤 민감한 사안이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에서 2016년에 내놓은 성 노동자의 인권 존중, 보호 및 실천을 위한 국가 의무에 관한 정책, 성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를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한 직업 중의 하나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물론 세계적인 논쟁이 일었다. 성매매가 성 불평등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어떻게….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안전망을 갖지 못한 여성은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그곳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면 차별주의자?, 그렇다

 

이 제목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차별금지법이 왜 제정되어야 하는가는 여러 말이 필요 없다. 각각의 법률에 정해진 차별금지조항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서다. 어느 광역자치단체의 인권 헌장 제정 공청회에 조직적으로 밀어닥친 방해꾼들 특정 종교를 가진 이들이 동성애와 성전환을 옹호하는 차별금지법 제정반대, 헌장반대, 이 사회의 기본질서를 근본부터 무너뜨릴 것이며, 역차별, 여성과 아동 인권의 종말을 외친다.

 

아무튼, 종교의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의 존재를 부인하고, 반대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우는데 거리낌이 없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면 차별주의자인가, 답은 그렇다이다. 차별과 혐오는 절대 차별과 혐오라는 이름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주 교묘하고 은근하게 합리적인 이유인 듯한 모양새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 핫이슈이자 거대 담론을 정면으로 거론한 이 책, 작지만 큰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조금은 아쉽다. 성매매의 노르딕 모델이건 뭐건. 성매매를 성 착취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해도 될 법한데. 우리 사회에 촘촘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퍼진 차별을 제대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쳐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그렇더라도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겠지만, 나를 지우는 말들, 인간이 스스로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것들은 이 책에 실린 것들만은 아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그 모든 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돌이켜 생각해보기에 딱 좋은 글들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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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정치학 공부 EBS 30일 인문학 5
이원혁 지음 / EBS BOOK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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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을 시대별로 한 달 동안 정치학 배우기

 

호모사피엔스는 태생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 즉 지혜, 슬기 인간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이었다. 정확히는 호모폴리티쿠스라고 해야겠지만, 유발 하라리나, 마르쿠스 가브리엘(신실재론 철학)은 인간의 본성은 ‘무리’ 짓기임을 강조한다. 무리, 집단이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고, 무리이기에 이해충돌과 대립이 일어날 수밖에, 실로 명암이 존재하는 그런 것이 인간사회다. 이렇기에 이들을 한데 묶는 작업에 필수적인 가치의 공유와 사상의 통일이라는 철학(세계관의 공유)을 바탕으로, 실제로 집단을 통제, 운영하는 힘이 바로 정치의 출발이다.

 

인류가 생각해 낸 정치형태의 모든 것

 

이 책은 정치학의 A to Z 하나에서 열까지를 개괄해보면서 그 개념의 이해와 특징을 살펴보는 수준이다. 인류사에 영향을 주었던 정치사상들, 자유주의, 민주주의, 민족주의에서 주체사상,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자주 들어보기는 했지만, 개념이 모호한 상상, 와하비즘, 사회진화론, 상태주의 등 그리 익숙지 않은 개념들까지, 1일에서 30일까지. 1일에서 3일까지는 토테미즘, 집단의 탄생에서 샤머니즘까지, 4일에서 6일까지는 동서양의 신화와 혁명사상,

 

7일부터는 반전 평화, 법치, 민주주의, 공화주의, 천년왕국주의, 봉건주의, 기사도, 무사도, 사회계약론, 민족주의, 자유주의, 보수, 제국, 사회, 아나키즘, 사회진화, 나치즘. 지구상에 인류의 출현에서 굵직한 사건, 근현대사의 세계 양차 대전, 그리고 IS 이슬람,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까지, 호모폴리티쿠스이기에 생각해 낸 모든 정치형태, 아직 진행 중이다. 인류사회가 존속되는 한, 어느 것도 영원한 것도 결정체인 것도 없다. 인류의 역사는 변증법이기에, 정반합의 수렴, 여기서 다시 흥망성쇠.

 

우리 시대의 화두, “반전 평화 사상의 원조” 묵자와 겸애

 

춘추전국 시대 약자와 반전 평화를 외치는 정치사상가 묵자, 공자보다 후대이며 맹자보다는 앞선 시대에 출현한 수수께끼의 인물, 아무튼 묵자의 사상에 동의, 계승하는 집단을 “묵가”라 한다. 이들은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범하면 약소국의 방어 전쟁에 참여했다. 묵가의 핵심 사상은 ‘겸애(兼愛)“다. 내 부모를 섬기듯 모든 노인을 섬기라는 무차별적 사랑으로 유가의 사상과는 구별된다.

 

또한, 이들은 검소하고 엄격한 통제 생활을 마치 불가의 수행자처럼, 아울러 묵가 집단 중 누군가가 벼슬을 하게 되면 그 봉급의 일부를 집단을 위해 바쳤다. 하지만, 이들의 실천적 반전 평화 사상이 시대를 앞서갔다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에는 사회주의 붕괴라고 지적했던, 인간의 본능인 이기심과 같은 감정을 외면한 철저한 통제로 조직을 이끌려 했던 경직성 때문에 사라지게 됐다고…. 이 역시 상대적이기는 하다. 이는 인간의 보편성 사고의 한 면이며, 어느 다른 한 면과의 충돌로 그 힘이 약해졌을 뿐,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환경 생태주의에서의 주장점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기에.

 

진화하는 이데올로기의 강자 ”자유주의“

 

자유주의는 사회주의, 보수주의와 함께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모호한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다만, 북의 사회주의적 경제체제와 대비, 대척의 의미로서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결합으로 자유주의적 시장질서와 정치적 민주주의를 추구한다고 이해될 뿐이다. 헌법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와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라는 문장이 있을 뿐이며 자유민주주의라는 낱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주의와 반공주의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자유주의는 사회주의도 별개도 탄생하고 전파됐으며, 심지어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형태로 변화하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자유주의가 정치적 사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프랑스혁명 이후다. 자유주의는 개인주의, 자유, 권리, 입헌주의,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삼는다. 프랑스혁명은 이들 가치를 정치사회에서 제도화한 사건이었다.

 

헷갈리는 개념,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우리가 오해하는 또 하나의 정치사상 ”보수주의“, 우리 사회에서 개념이 모호한 보수우익이라는 낱말, 보수꼴통, 우익, 저 사람은 보수적이고, 그 사람은 진보적이다. 이런 모호한 표현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를 상당히 왜곡된 형태로 인식됐다. 실제 보수주의라는 개념은 어떤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 진보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보수는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다고 주장하지만, 진보는 반드시 사회민주주의를 뜻하는 것도 보수가 자유민주주의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구 동유럽에서는 보수가 사회주의 계열의 정치집단과 사상을, 진보가 자유주의적 의미로 그 뜻이 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진보주의를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자유주의, 사회주의와 같은 개별 이데올로기의 모습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그 자체로 현대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로 자리하고 있다. 반공주의와 같은 특정 사상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보수 그 자체가 자신의 철학을 채우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정치사상에 관해 그 쟁점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잘 정리하여, 우리 사회에서 모호하게 쓰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민족주의, 진보, 보수주의 등에 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청소년, 일반인 모두에게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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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 - 다수 지배와 소수 보호의 균형을 위한 정치제도 설계 정치연구총서 1
문우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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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민주주의와 한국 정치제도

 

이 책은 지은이 문우진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한 연구결과물이다. 부제, 다수지배와 소수 보호의 균형을 위한 정치제도 설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국 정치제도의 합의제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개혁 방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합의제적인 정치제도의 도입으로 곧바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발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권위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의 권력을 분산시키고 견제하면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예전에 독재국가나 권위적 국가에서 이뤄졌던 민주적 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아랍의 봄’과 함께 찾아왔던 희망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동부와 중부 유럽 국가들에서 많은 민주화 과정이 다시 멈추거나 새로운 권위적 정부 형태로 대체됐다. 우리 사회 역시 이런 경향성을 보인다.

 

정치란, 일상생활의 연속, 정치적인 행위

 

그렇다면, 정치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치를 어떻게 관념하는가, 근본적으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란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매 순간 영향을 미치는 공기와 같은 존재요, 환경이다. 집에서 필요한 어떤 물건을 살 때, 가족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치는가, 이 역시 정치다. 한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하는 모든 집합적인 결정에는 권력이 작동한다. 권력이 개입 작동하는 모든 행위는 정치적인 행위이다. 우리 일상생활이 정치의 연속이란 것이다. 노동정책도 복지정책도 모두, 그렇지만 우선 정치는 정치가의 행위라고 정치는 복잡하다고, 그래서 선거로 뽑은 대리인에게 맡기는 거라고, 이렇게 해서 우리 생활에서 한 걸음 멀어진 정치, 그러나 정치는 일상생활의 행위이며, 그 결정이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신물나는 정치, 더러운 정치라고 내팽겨처버릴 수만 없다. 우리의 권리행사이기에,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수 없는 것처럼...

 

이 책은 대의민주주의의 정치제도를 소개하고 한국 정치제도의 특징을 3장으로 나누어 살피고 있다. 1장에서는 정치와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정치의 정의, 경제와의 차이, 정치와 민주주의, 제도주의적 시각, 그리고 2장에서 정치제도의 작동원리에서는 제도설계와 제도의 거부권 행사자를 살폈다. 3장에서는 한국의 정치제도, 선거, 정당, 행정-입법, 대통령의 권한, 정부 유형 등을 다룬다.

 

이 책은 한국정치제도의 특징을 아렌트 레이파트와 조지 체벨리스의 이론적 모형을 통해 정치제도의 작동원리를 설명한다. 레이파트의<민주주의>(1984년),<민주주의의 유형>(1999년)의 다수제와 합의제모형에 관한 분석을 통해 합의제모형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산출한다고, 또, 체벨리스의 <거부권행사자>(2002년)에서 정치제도가 제도적 거부권행사자와 정파적 거부권행사자의 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거부권행사자의수와 견해 차이가 늘수록 기본 정책의 안정성이 증가하고 입법 효율성이 낮아진다고 하여 레이파트의 견해와 충돌한다.

 

어떤 민주주의 제도가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내는가,

 

모든 정치적 결정은 거래비용과 순응 비용에 따른다는 제임스 뷰캐넌과 고든 털럭의 <동의의 산술>(1962년), 거래비용은 최종 의사결정 도출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며, 순응 비용은 소수가 다수의 결정에 따라야 하기에 치러야 할 비용,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까다로운 의사결정 방식을 채택하면 순응 비용은 감소하나 거래비용은 증가한다. 민주주의 제도는 다수의 지배와 도수 보호라는 서로 상충하는 두 원리를 가지고 있다.

 

포퓰리즘이 국가의 대의민주주의, 대의제 헌법의 중심 메커니즘에 의문을 제기하고, 시민들은 정당이나 제도에 관한 신뢰와 지지를 거두어들인다.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민주주의 정치체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말한 정치제도의 운영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한국의 정치제도, 선거제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가 아니라 사익추구를 위하여" 대리권문제

 

한국의 정치제도 중 다수제적 특성을 가장 강화하는 제도는 선거제도다. 지역구 의원이 의원정수의 84.3%를 차지하는 한국 선거제도는 군소정당의 의회 진입을 어렵게 한다. 2023년, 정치권은 대표성과 비례성을 향상하는 다양한 비례대표제 도입논의를 전개했는데, 국회 정치개혁 특위의 보도자료를 보면,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자문위원회는 1안, 소선거구제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2안, 소선구거제와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3안,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1안과 3안은 비례대표의원을 97명을 늘리기 위해 국회의원정수를 350명으로 증원, 3안은 비례대표 의석을 70석 정도로 늘리는 만큼 지역구의석을 줄이는 방안이다.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는 합의제적 성격을 강화해, 소수 보호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낸다.

 

아무튼, 한국 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당이 시민사회와 국가를 연계하는 기능을 제대로 그리고 충실하게 수행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정당이 시민사회의 다양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고 이들의 갈등을 입법적으로 조정하는 역할 대신에 정치 갈등을 유발하고 정치 양극화를 촉진하면서 국회를 정치엘리트의 권력투쟁의 장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정치인이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대표할 것이냐의 문제로 돌아가 버린다. 대의민주주의의 형해화라고 해야 할까, 민주주의 주인인 국민의 이익이 아닌 정치인 사익을 위한 활동, 대리인 문제가 발생, 결국에는 누가 국민을 대표할 것인가가 문제라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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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철학 입문 -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2
토마스 렌취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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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력한 20세기 철학 산책

 

지은이 토마스 렌취는 20세기 철학은 2,500년의 철학사의 쟁점을 보여주었고, 무의식에서 인간의 실존, 언어, 사회, 과학에 이르기까지 그 지평이 확대, 모든 차원에서 이성 비판의 급진성을 특징으로 한다고 갈파했다. 렌취는 이 급진성은 양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투하 등의 재앙이 촉발했던 것으로 본다. 마치 산책을 하면서 때때로 변하는 주변 환경이 한눈에 들어오듯 한 곳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북캠퍼스의 지식포디움 시리즈 2번째로 철학 분야에서 세계를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는 생각과 그 흐름을 읽기 쉽게 설명한다. <20세기 철학 입문>은 전환기의 위대한 선구자들로 키르케고르와 퍼스, 니체, 신 칸트학파와 마르크스, 철학 외적인 새로운 발견으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아인슈타인의 이론 등 뛰어난 사상가로서 이례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성찰의 혁명을 일으킨 인물과 그의 연구 핵심을 소개한다.

 

20세기 철학은 실존철학, 마르크스주의, 프래그머티즘의 언어분석과 논리적 개념의 분석 없이, 문명 비판이나 도덕 비판, 정신분석, 상대성이론 없이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밝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현대 사회를 전망한다.

 

개별 과학과 철학의 상호작용

 

20세기 철학에서 과학사의 과정은 중요한데, 철학에서 심리학과 사회학 두 개별 과학의 분리는 현대의 이행에서 변화와 관련이 이다. 우선 인간은 스스로 실증적 탐구 가능성과 함께 사유와 과학의 중심에 섰다. 에밀 뒤르켐은 노동분업과 자살, 종교를 사회학으로 설명한다. 사회의 관점에서 돈의 철학을 쓴 게오르크 지멜은 사회학을 통해 철학적 개념의 사회학을 정립한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퇴니스는 순수(이론)사회학과 응용(역사)사회학을 구별한다. 또 막스 베버는 이념형으로 사회 현실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사회학을 창시, 문화 비교연구로 법, 국가, 경제 및 지배의 다양한 이념형적 특징을 밝혀낸다.

 

철학적 인간학과 후설의 현상학, 하이데거와 존재의 의미, 실존철학과 실존주의, 그리고 해석학,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철학, 과학론과 과학사,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던 그리고 해체 등 실로 19세기에서 이어진 20세기의 철학의 지평을 보여준다.

 

현대 철학의 다양성과 상호성

 

20세기 후반 철학 학파의 영향은 세분되며, 상호침투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고대 철학, 형이상학, 초월 철학, 변증법적 전통의 고전적 사유는 체계적으로 이어지며 재구성되고 변형된다. 현상학, 해석학, 언어 철학의 상호 교호를 통해 새로운 사유를 형성한다.

 

서로 다른 계기 혹은 단초와 문제 설정, 사호 다른 개념들이 사용되는 대답에서 어떻게 생산적인 철학적 사유를 기대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 20세기 들어서 합목적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성은 도구적, 계산적 합리성으로 전락, 그 대척인 비합리적 상대주의, 역사주의와 결합하여 역사성과 문화가 절대화되는 방향으로 가는데...

 

이 책은 20세기 철학의 흐름을 분야별로 어떻게 전개됐으며,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그 관계성을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20세기 철학의 조감도라고 할까,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세계관에 따른 주장들이 어디에 놓여있고, 이들은 서로 어떻게 연결지워지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쉽다. 작은 책이지만, 커다란 내용을 담고 있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모험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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