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는 정치학 공부 EBS 30일 인문학 5
이원혁 지음 / EBS BOOK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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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을 시대별로 한 달 동안 정치학 배우기

 

호모사피엔스는 태생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 즉 지혜, 슬기 인간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이었다. 정확히는 호모폴리티쿠스라고 해야겠지만, 유발 하라리나, 마르쿠스 가브리엘(신실재론 철학)은 인간의 본성은 ‘무리’ 짓기임을 강조한다. 무리, 집단이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고, 무리이기에 이해충돌과 대립이 일어날 수밖에, 실로 명암이 존재하는 그런 것이 인간사회다. 이렇기에 이들을 한데 묶는 작업에 필수적인 가치의 공유와 사상의 통일이라는 철학(세계관의 공유)을 바탕으로, 실제로 집단을 통제, 운영하는 힘이 바로 정치의 출발이다.

 

인류가 생각해 낸 정치형태의 모든 것

 

이 책은 정치학의 A to Z 하나에서 열까지를 개괄해보면서 그 개념의 이해와 특징을 살펴보는 수준이다. 인류사에 영향을 주었던 정치사상들, 자유주의, 민주주의, 민족주의에서 주체사상,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자주 들어보기는 했지만, 개념이 모호한 상상, 와하비즘, 사회진화론, 상태주의 등 그리 익숙지 않은 개념들까지, 1일에서 30일까지. 1일에서 3일까지는 토테미즘, 집단의 탄생에서 샤머니즘까지, 4일에서 6일까지는 동서양의 신화와 혁명사상,

 

7일부터는 반전 평화, 법치, 민주주의, 공화주의, 천년왕국주의, 봉건주의, 기사도, 무사도, 사회계약론, 민족주의, 자유주의, 보수, 제국, 사회, 아나키즘, 사회진화, 나치즘. 지구상에 인류의 출현에서 굵직한 사건, 근현대사의 세계 양차 대전, 그리고 IS 이슬람,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까지, 호모폴리티쿠스이기에 생각해 낸 모든 정치형태, 아직 진행 중이다. 인류사회가 존속되는 한, 어느 것도 영원한 것도 결정체인 것도 없다. 인류의 역사는 변증법이기에, 정반합의 수렴, 여기서 다시 흥망성쇠.

 

우리 시대의 화두, “반전 평화 사상의 원조” 묵자와 겸애

 

춘추전국 시대 약자와 반전 평화를 외치는 정치사상가 묵자, 공자보다 후대이며 맹자보다는 앞선 시대에 출현한 수수께끼의 인물, 아무튼 묵자의 사상에 동의, 계승하는 집단을 “묵가”라 한다. 이들은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범하면 약소국의 방어 전쟁에 참여했다. 묵가의 핵심 사상은 ‘겸애(兼愛)“다. 내 부모를 섬기듯 모든 노인을 섬기라는 무차별적 사랑으로 유가의 사상과는 구별된다.

 

또한, 이들은 검소하고 엄격한 통제 생활을 마치 불가의 수행자처럼, 아울러 묵가 집단 중 누군가가 벼슬을 하게 되면 그 봉급의 일부를 집단을 위해 바쳤다. 하지만, 이들의 실천적 반전 평화 사상이 시대를 앞서갔다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에는 사회주의 붕괴라고 지적했던, 인간의 본능인 이기심과 같은 감정을 외면한 철저한 통제로 조직을 이끌려 했던 경직성 때문에 사라지게 됐다고…. 이 역시 상대적이기는 하다. 이는 인간의 보편성 사고의 한 면이며, 어느 다른 한 면과의 충돌로 그 힘이 약해졌을 뿐,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환경 생태주의에서의 주장점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기에.

 

진화하는 이데올로기의 강자 ”자유주의“

 

자유주의는 사회주의, 보수주의와 함께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모호한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다만, 북의 사회주의적 경제체제와 대비, 대척의 의미로서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결합으로 자유주의적 시장질서와 정치적 민주주의를 추구한다고 이해될 뿐이다. 헌법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와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라는 문장이 있을 뿐이며 자유민주주의라는 낱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주의와 반공주의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자유주의는 사회주의도 별개도 탄생하고 전파됐으며, 심지어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형태로 변화하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자유주의가 정치적 사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프랑스혁명 이후다. 자유주의는 개인주의, 자유, 권리, 입헌주의,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삼는다. 프랑스혁명은 이들 가치를 정치사회에서 제도화한 사건이었다.

 

헷갈리는 개념,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우리가 오해하는 또 하나의 정치사상 ”보수주의“, 우리 사회에서 개념이 모호한 보수우익이라는 낱말, 보수꼴통, 우익, 저 사람은 보수적이고, 그 사람은 진보적이다. 이런 모호한 표현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를 상당히 왜곡된 형태로 인식됐다. 실제 보수주의라는 개념은 어떤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 진보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보수는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다고 주장하지만, 진보는 반드시 사회민주주의를 뜻하는 것도 보수가 자유민주주의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구 동유럽에서는 보수가 사회주의 계열의 정치집단과 사상을, 진보가 자유주의적 의미로 그 뜻이 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진보주의를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자유주의, 사회주의와 같은 개별 이데올로기의 모습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그 자체로 현대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로 자리하고 있다. 반공주의와 같은 특정 사상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보수 그 자체가 자신의 철학을 채우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정치사상에 관해 그 쟁점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잘 정리하여, 우리 사회에서 모호하게 쓰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민족주의, 진보, 보수주의 등에 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청소년, 일반인 모두에게 유용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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