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책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문병철.이명현 지음 / 유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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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사X과X책

 

참 재밌는 이름의 책이다. 저작의 의도도 또한 범상치 않다. 지은이들이 방점, 즉 주장 점은 사회과학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고, 즉 “융합”이다. 즉, 과학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과학책을 읽으면 인간의 본성이 보일 것이다. 인간과 사회, 자연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이해와 사회과학적 통찰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이 둘이 융합된다면 문해력(인터러시)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 더 나은 지식체계와 세계관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상당히 아니 아주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철학으로 공부를 시작 영국에서 국제정치학에 천착했던 정치학자 문병철과 별을 좋아해 끝내 전파천문학을 연구하며, 과학책 쓰기와 강연 등의 활동을 하는 천문학자 이명헌, 두 연구자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됐고, 1장은 천문학자의 과학책 읽기, 2장은 정치학자의 사회과학책 읽기, 3장은 우리는 이렇게 책을 읽는다는 종합 실천 편의 성격으로 여기에는 과학과 문화가 되는 과학책방을, 그리고 효과적인 책 읽기 프로그램을 다루며, “갈다(이명헌 선생이 살았던 삼청동 집에 갈릴레오+다윈= 갈다/일구다, 갈고닦다, 갈아엎다와 중의적이어서, 뜻있는 이들이 모여 주식회사 갈다를 설립) 식” 책 읽기로 마무리 짓고 있다. 특히 사전독서, 혼자 독서, 같이 독서, 보충 독서, 토론 독서 등으로 잘게 나눠서 그 활동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독서법을 고민하는 이는 이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천문학자의 과학책 읽기

 

1) 사적 독서와 공적 독서의 태도

 

지은이 이명헌은 틀린 것은 과감히 건너뛰고, 정독보다는 완독하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 강연하는 일을 하는 터라, 사적 독서와 공적 독서의 구분법을 적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할, 청중들이 궁금할 내용을 찾아내서 그에 대한 답을 객관적, 보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사적 독서야 내가 좋아서 내 감정에 따라 읽고 느끼면 그뿐이지만 말이다. 또 하나 지은이는 리뷰와 서평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2) 리뷰와 서평을 구분한다.

 

리뷰는 책을 읽기 전, 탐색전을 하듯 먼저 읽는 것으로 전체 흐름에 전개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고, 서평은 그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과 평가 등이 담겨있어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리뷰’를 찾아 읽어보고 읽고 난 후에는 ‘서평’을 써보라고, 그리고 남들이 쓴 서평도 함께 읽어보라고 구체적인 독서법, 책 읽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는 방법을 눈여겨보자. 이명현은 코스모스에 관한 강연과 글을 쓸 때, 매번 새로 책을 산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미 눈에 익은 부분을 들어와 새롭게 생각할 기회를 놓쳐버리기 때문이라고, 새 책은 손댄 흔적이 없기에 생경한 부분, 지난번에 눈여겨봤지만 놓치고 간 곳을 새로이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나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같은 책을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읽을 때마다 마치 처음 읽는 듯한 느낌, 지난번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책 읽는 기쁨이란 이런 것인가 여겨진다….

과학책의 문턱 넘기의 또 하나, 읽은 책인지 아닌지 모를 때, 전통적인 독서법은 눈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것이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유튜브, 다큐멘터리 등 비독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독서는 꼭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 책을 읽는가, 하는 목적에 따라 비독서법도 활용하라고 한다.

 

3) 비독서 행위, 서평쓰기를 하라

 

서평은 남에게 보여주는 글이다. 이를 쓰기 위해서는 상대적, 관계적으로 책을 읽게 된다. 또한, 자신의 평가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철저히 읽어야 하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또 하나, 서평을 잘 쓰려면 좋은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만드는 과정은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4) 뜨겁게 달구고 제련해 단단해지는 토론의 세 가지 요건

 

첫째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위한 책 읽기를 해야 한다. 둘째,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우선 경청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셋째, 토론에서는 순서에 맞춰 격을 지키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우선 내가 옳다. 내가 말하는 게 진리다. 라는 태도가 그렇다.

 

 

 

정치학자의 사회과학책 읽기

 

1)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 읽기를 하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고, 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사고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진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나아진 생각과 더 성숙한 자아를 만나게 된다. 사람이 만든 책이 다시 사람을 만드는 메커니즘이다.

 

2) 사회과학책을 읽어야 할 이유

 

지은이 문병철은 사회과학책을 읽어야 할 이유로 스마트폰을 예로 들고 있다. 기술변화와 세상의 변화, 그 속에서 놓치지 말고 쥐어야 할 것은 책이다.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려면 일상생활에 파고드는 최신 기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거지는 사회적 이슈의 배경, 원인,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사회과학책 읽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위대한 지성인들과의 대화이자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 (107쪽)

 

3) 시민성을 키우는 세상 읽기- 스스로 생각하는 시민으로서 소양 갖추기를 위한 책 읽기

 

사회는 나름대로 잘 돌아가는데 사회현상을 굳이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과학책 읽기는 세상 읽기다. 세상 읽기란 말 그대로 세상을 자기 나름의 시각으로 통찰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다양한 사회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따져봄으로써 내가 속한 공동체가 어떤 규칙에 따라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들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힘을 기르는 데 필요한 독서가 바로 사회과학책 읽기다.

 

4) 읽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토론

 

위의 과학책을 읽고 토론할 때의 요건을 봤다. 여기에 하나 더해보자. (사회과학에서는 토론을 어떻게 이해하나,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할 때는 사회의 현실과 연관 지어 비판적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었다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통념에 따를 때, 다수의 자유를 위해 소수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자, 코로나 재난 정국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라는 현실 문제로 질문을 바꿔볼 수도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 즉 내 주장이 논리적이라는 확증에 사로잡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상대의 반론을 경청하면서 공감을 표현하는 것도 상대방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토론의 기본은 똘레랑스다. “당신은 생각이 그렇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너와 나 다 같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겠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독서와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 혹은 안내의 예를 다루고 있다.

 

자연과학 즉, 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은 사고의 폭과 깊이, 의문에 대한 과학적 원리, 증명 등 말 그대로 멀티적 사고가 요구되며, 이런 방향으로 현대 사회의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독서의 방법론과 리뷰,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질문과 문제의식을 어떻게 다듬을 것인가 하는 등, 꽤 실용적이면서 공부해야 할 것들을 가득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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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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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짧은 역사

 

이 책 제목과 달리 아주 긴 호흡의 기록들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46억 년, 인간이 출현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활동 지구 밖으로까지 연구영역을 넓혔다. 2018년 ‘생명 최초의 30년’으로 사이언스의 파이베타카파도서상을 등을 받기도 했다. 타임지, CNN의 최고의 고생물학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의 자연사 강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지구의 탄생, 빅뱅, 우주의 먼지가 중력에 의해 덩치가 커지는 화학적인 과정을 거쳐 행성 모양을 갖추게 되는 물리적 지구와 생명이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된 생물학적 지구와 산소지구에 이어 동물과 초록의 지구, 그리고 공룡 등의 멸종을 가져온 격변의 지구와 인간 출현하여 지구를 변형시키기까지 46억 년의 역사를 8장에 걸쳐 시계열적으로 정리했다.

 

 

짧은 역사가 아니라 정말로 긴 역사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봐야 할 것들을 묶어서 설명하니, 그야말로 한 쪽에 몇천 년에 역사가 담긴 듯하다. 쭉 넘기면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만화처럼 머릿속에서 움직인다. 지구는 지금도 조금씩 변해간다. 갑자기 초겨울 추위가 닥치는가 하면,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는 혹서와 가뭄이, 또 다른 곳에서는 태풍과 홍수가 하루아침에 기후변화가 일어난 게 아니라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 지은이는 자신이 있는 보스턴에서 영국 런던까지의 비행거리가 해마다 약 2.5센티미터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열흘이면 25센티미터, 100일이면 2.5미터 1000일이면 25미터, 약 3년 만에 25미터의 거리가 생긴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는 계산하기 바쁘다. 한강의 모래는 언제 생겨난 것일까? 눈앞에 보이는 웅대한 지리산, 태백산맥, 3면의 바다는 언제부터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산과 나무, 돌 들의 시작으로 향해 더듬어 올라간다. 지금의 지구가 아닌 인류 출현의 지구는 어떠했을까? 벼는 보리는 언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은 커진다.

 

인간이 영원불변, 고정적이라 생각했던 지구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17세기였다. 메디치 가문의 궁정 의사 니콜라스 스테노가 글로소페트라이(침식되면서 드러난 돌)가 상어의 이빨임을 알아내, 지금의 육지가 이전에는 바닷속에 이었다고 추론했다. 이어서 18세기 말 제임스 허턴은 에든버러의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식물이 자연환경과 딱 들어맞는다는 점을 실감했지만, 한편으로는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는 현상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지구 환경의 항상성이 융기와 침식의 균형을 통해 역동적으로 유지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태초, 적어도 138억 년 전의 이 우주의 원초적인 싹이 갑자기 급속도로 팽창해, 큰 폭발이 생긴다. 이른바 ‘빅뱅’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이 밖으로 밀려 나갔다. 우주 여명기의 있던 물질은 암석, 공기, 물을 이루는 원자가 아니었다. 쿼크, 렙톤, 글로온이다. 이 원자들이 생기자 중력이 작용하여 이들을 서로 끌어당겨 밀도 높은 공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뿜어내는 빛은 초속 299,792,458미터로 나간다. 태양의 햇빛은 8분 20초 뒤에 우리 눈에 보인다고 하나, 계산이 안 된다. 아무튼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알 듯하다.


지구, 에베레스트산의 정상은 해양 석회암이다. 해발 8천 미터가 넘는 에베레스트산에서 조개껍데기 화석들이 나온다. 수 억 년 전에는 바닷물 속에 잠겨있었다.

 

앞으로 지구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자연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 종침입이 만연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까지 더워진다면 식물, 동물, 미생물은 어떻게 반응할까? 환경변화에 직면한 생물집단은 적응하거나 이동하지 않으면 멸종할 수 있다. 생물학자들은 빠른 적응 이뤄지는 사례도 발견해 왔지만 21세기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세계적인 변화는 많은 종에 힘겨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많은 종의 분포 양상을 바꿀 것이고 전에는 서로 만날 일이 없던 종들이 한곳에 모이게 되고,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종간 경쟁과 생태계 복원력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시대를 인류세라고 따로 구분하는 지질학자들이 늘고 있다. 인류가 주변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이전 시대와는 달라졌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에 관한 규정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어떻게 닥쳐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마치 영화 “투모로우”(2004년)처럼 하루아침이 지구가 꽁꽁 얼어붙는 일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듯이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환경오염, 친환경, 지구를 사랑합시다. 기후변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이슈는 그것 외침일 뿐 아무것도 설명하고 있지 못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40억여 년의 지구, 미세한 먼지에서 빅뱅 그리고 빛, 중력, 산소, 생물의 세계에서 마침내 인간종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톺아봄으로써 미래의 인류가 사는 방법을 깊이 고민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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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건강 습관 -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한 실패하지 않는 건강 규칙
다카하시 사카에 지음, 이용택 옮김 / 이너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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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건강습관-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한 실패하지 않는 건강규칙-

 

지은이 다카하기 사카에는 정신과 개업의다. 1990년 니혼(일본)대학의학부를 졸업, 니혼대학병원 정신과 과장을 거쳐 같은 대학의 임상의학 교수로 30년 동안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하버드에서 3년 반 동안 연구원으로 초 일류 의료현장에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정신과의사가 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을 이야기하려는가 라고 스스로 묻고 이에 그가 답하기를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기에 심신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몸 증상이 마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 프로세스를 보자, 비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을 책망(남들보다 의지력이 부족하다는 등의)하게 돼,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괴담들 우울증이 발기부전을 야기한다는 말이 있다. 진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100명 중에 1명꼴, 성인 남성의 발기부전 유병률은 약 25%나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발기부전은 우울증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 또, 불면증이 이어지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순간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정신안정제나 수면 유도제를 먹기보다는 몸 상태를 개선하게 되면, 자연스레 마음의 병은 나아진다는 것이 지은이의 30년 임상경험에서 나온 견해다.

 

30대부터 몸 관리를 해야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 책에 실린 건강 습관기르기는 식욕(1장)과 음주는 금주가 아닌 절주로(2장), 욕구조절하기, 의존으로부터 해방(3장), 충분한 수면(5장) 그리고 스트레스와 공생(6장)만 제대로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발기부전의 집대성(4장)을 덧붙여, 이를 각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 책은 실용서다. 다카하시 건강 습관의 핵심은 우리가 왜 다이어트를 해야하는지, 음식을 절제해야 할 이유, 섭생의 방법과 순서, 술마시는 법, 식욕과 음주욕 억제를 위해 성욕으로 분산시키기, 발기부전은 마음 상태에서 비롯된 것임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 잠이 왜 필요한지를,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응어리를 푸느냐, 아니면 도망치느냐에 관한 일반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불면증해소 행동요법 등,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스트레스에 관해서 친절하게 설명한다. 직장 갑질을 어떻게 극복할것인가, 정면승부를 걸 것인가, 아니면 중이 절보기 싫으면 떠나는 내가 직장을 뜰것인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하버드 건강습관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뭐 특별한 방법이 있나, 기대하거나 궁금해 할 지도 모르겠지만, 다카하시 선생은 우리들이 지금까지 듣고, 또 알고 있는 방법들을 다루고 있다. 거기에 과학적으로 왜 그런지를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며, 우리에게 대단히 유용한 정보다. 특히 발기부전에 대한 오해를 제4장(발기부전의 집대성)으로 다루고 있다. 무작정 약을 먹는 게 대수가 아니라, 내 마음, 정신이 현재 어떤 상태인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조언한다.

 

이 책의 평점은 9/10점이다. 독자층은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좋을 듯하다. 다이어트를 왜 해야 하는지, 음식을 먹을 때 등, 특히 스트레스를 쌓여,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그 해소법이 유용하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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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
이진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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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크고 작은 게 어디 있어? 아픈 건 똑같아

 

이 책은 방향 없는 폭력 앞에 무방비로 놓인 청소년, 청소녀들,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등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전하는 위태로운 학교 이야기이다. 재미나는 주제로 이야기를 엮었다. 학교 내 폭력, 집단따돌림, 학교는 지옥이다. 그러나 그 원인은 학교 내에만 있지 않고, 개개인의 청소년, 청소녀들의 인성과 품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는 승자독식의 사회다.

 

약자에 대한 배려의 도덕, 윤리적 가치를 말하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배경과 권력이 청소년, 청소녀와의 배경이 아닌 그 자체로 변환된다. 학교 교육에 대한 신랄한 비판보다는 왜 이들은 이런 행동을 할까 하는 개개인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이 책은 이런 것들이 결코 피해자가 못나서, 가해자가 잔악해서 도가 아니라 왜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됐나 하는 우리 사회의 자기 성찰을 촉구한다….

 

책 속 여행을 하는 동안, 나의 기억은 학창시절도 되돌아갔다. 교복 시대, 배꼽 바지, 바지 밑단 말아 올리기(00 합섬이라는 상표가 보이도록, 그래서 나는 너희와는 달라, 라는 드러내기), 교복 윗단추 하나 풀어 제치고 다니는 전형적인 그룹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들을 불량써클애들이라 불렀다.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착실한 친구가 화장실 뒤에서 담배를 피우고, 시골에서 유학 온 같은 반 아이들 자취방으로 몰려다니며, 빌붙어 지내고, 오전 2교시 휴식 시간, 체육 시간에 반 맨 앞줄에 앉은 체구가 작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멋대로 까먹고 하던 모습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는 일진이라는 이름으로…. 요새는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전해지는 청소년, 청소녀들의 상상할 수 없는 행동들, 친구를 데려다 모델에 가둬놓고 물고문하고, 지적 장애인을 데려다 일을 시키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결국에는 때려죽이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첫 이야기, 이진 작가의 “옥상 아래 그 언니” 10여 년 전 아이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옥상에서 투신?, 그 영혼은 유령이 돼 옥상 창고 안을 떠돌고 있는 듯, 주인공은 같은 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했다. 그 이유가 뭘까? 트위터에 올린 글이 화근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따돌리는 애들을 피해 얼떨결에 옥상까지 올라와 창고에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서 한참 선배인 그 언니(유령)를 만난다. 지금이 2000년이라 생각하는 언니, 2021년으로 타임슬립했나? 언니와 주인공인 나 모두 지금까지 유령 취급을 받았다. 서로를 알아주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이가 됐다.

 

너만은 너를 지켜. 그 애들이 끊임없이 네 존재를 지워 버리려 들어도 너는 너를 포기하지마. 누군가 네말을 들어줄 때가 올 거야. 그때까지만 기다려. 너를 놓지 말고

(중략)

세상에 나를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곁에 있어 주고 내말을 들어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내가 나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어, 너를 통해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어.” (40)

 

 

 

 

집단따돌림은 왜 일어나는 걸까?, 지은이는 따돌림당하는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는 가장 큰 감정은 외로움이라 했다. 가해자 자신도 외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먼저 나서서 남을 괴롭힌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짖어대는 개는 실은 두려움이 큰 것처럼, 학교의 일진들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당하지 않으려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몸부림일 수도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주원규 작가의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블랙 코미디다. 학교 아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 이들이 모인 곳이 매우 도덕적인 캠프다. 1주일 만에 멘탈이 갑이 된다. 부모 손에 끌려 캠프에 들어온 아이들, 교관들이 왔다 갔다 한다. 그들이 기대하거나 그럴 거라고 짐작했던 해병대의 강인한 체력 훈련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훌쩍 6일이 지났고, 출소를 앞둔 날 밤에 강당으로 모이게 한 그것밖에 없다. 그들 앞에 놓인 A4용지, 거기에 자신들이 당한 이야기를 쓰게 했다.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이들에게 뭘 가르쳐주겠다는 것인가?,

 

 

먼저 너희가 실드치고 난리블루스를 쳐 줘야 학교에선 학폭위도 열리고, 가진 거 뭣도 없는 애들은 쫄아 붙으면서 학교생활이 편해진단 말이야. 선생들도 관심 놓지 말고 너희를 제대로 경호할 수 있도록 정신 무장시키고, 알겠어? (78)

 

 

앞으로 너희가 돈 벌 곳은 이 땅이니까 그렇지 그래야 서민코스프레하며 대충 어울리는 척하며 계속 살아 낼 수 있는 거잖아. 네 엄마한테 물어봐라. 내 말이 맞나 틀리나.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이런 곳이다.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학교를 손에 넣는 거지, 선생들을 고용하는 거야. 보디가드로….

 

꽤 재밌다. 작가는 보이는 폭력에서 피하고 보기 위해 청소년 전체가 겪는 더 깊은 폭력, 서로를 감시하고 자신을 탓하고 타인과 어른이 정해 놓은 규칙에 맞추려고 애쓰는 행동이 자존감을 더 심하게 다치게 할 수 있다고….

 

 

세 번째 이야기는 김의경의 ‘나비’다. 정신지체아 ‘나비’를 꼬드겨, 성 착취의 도구로 내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놀이 비용을 쓰는 청소녀들, 점점 수위가 높이진 이들, 마침내 나비는 임신하고, 이런 사실이 나비 가족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들은 나비를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 나비 배를 때려 하혈하게 만든다. 평범했던 아이들이 어떻게 악마가 돼가는지,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자는 말은 아니다. 지은이 말처럼 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어느 순간 둔감해지고 익숙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나비를 학대했던 청소녀들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다. 길을 잃고 헤맨 것은 모두다.

 

 

네 번째 이야기는 김설아의 ‘뱀희’다. 마치 드라큘라처럼 흡혈하고, 영화 모이처럼 뱀이 등장한다. 다문화가정 출신 범희, 마리아 고등학교 일진 전교 1등의 재우와 이사장 딸인 인나, 이 둘을 학교에서는 재나라 한다. 재나는 누구든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 학교 선생도 어쩌지 못한다. 재나는 범희, 아니 뱀희를 건드렸다. 재우는 담뱃불로 범희의 다리와 얼굴을 지진다.

 

결국, 재나는 뱀희에게 죽는다. 마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권선징악의 흔적은 마지막에 나타난다. 재나에게 범희가 곤욕을 치르던 장면을 목격했던, 유진, 1년 뒤 학교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담장 위에 올라선 순간, 뱀희가 나타나, 유진의 손을 잡아 담장 안으로 끌어당겨 내렸다. 나, 뱀희야 기억나지? 라는 엔딩, 너 죽어서는 안 돼, 살아야 해라는 메시지일까?

 

 

다섯째 이야기는 정명성의 ‘즐거운 나의 학교’다. 주인공 안상태, 다른 학교에서 교실에 폭탄을 옮겼을 뿐인데 범인으로 몰렸다 자칭 탐정 준혁아저씨 도움으로 진범이 밝혀졌지만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따돌림과 손가락을 피해 이 학교로 전학한다. 빵빵한 부모를 배경으로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일진그룹을 조정하던 제1인자 대니 최가 피습을 당해, 혼수상태다.

 

누가 그랬을까, 누구? 습격한 이를 찾는 과정에서 2인자는 안상태에게 범인을 찾아오라고 협박한다. 이 사건은 그 누구도 아니다. 단지 그 골목길에 대니 최가 서 있던 위쪽 집에서 떨어진 벽돌이 범인이었다. 대니 최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아들이 공격을 당했는데 학교가 범인 찾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 그런데 기사 댓글에 대니 최한테 괴롭힘을 당했던 아이들의 증언이 터져나온다. 한 둘이 아니라서 난리다. 청원도 한 것 같은데...

 

이렇게 5개의 단편소설을 봤다. 학폭, 청소년 청소녀의 상상 초월 범죄행각, 음습한 일진의 괴롭힘, 정녕 학교는 즐거운 곳이 아닌가, 마이너스 스쿨이라 적도 음습한 학교라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들이 향하는 곳은 학폭과 학교 내 집단따돌림에 대한 사회고발도 아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 진정 학교는 뭘 가르쳐야 하는 걸까,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무겁고 음습한 학교를 밝고 즐거운 학교로 만들 수는 없는 걸까를 묻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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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 - 아직도 나를 모르는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여행
성유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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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

아직도 나를 모르는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여행-

 

지은이 성유미 선생은 정신분석가다. 3년 전에 내놓은 그의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는 “관계”를 들여다봤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인간관계가 참 어렵네 어려워, 나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그 친구는 단지 나를 그저 그런 사람으로 본 모양이야.”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그 보답이 이거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통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마음의 상처가 있다. 전혀 없다면 성인 수준의 평정심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상처 또한 사람마다 그 느끼는 정도와 깊이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이란 부제를 달고 지은이가 그간 임상현장에서 만난 환자(조금 표현이 그렇지만 우선은 이렇게 쓴다)들의 사례를 정리하여 쉽게 쓴 글이다. 그렇지만, 책 내용은 아주 가볍지만 않다. 감정노동자, 전업주부, 퇴직 후에 몰려오는 자아상실감, 공허감, 대인에 불신과 공포, 자신에 대한 불안 등 다양한 증상에 대해 다룬다. 직장 생활이든 가정생활이든 말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감정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지은이는 한국 사회의 ‘감정 터부’라는 점을 꼬집고 있다. 우리 사회의 외상은 상처다. 치료하면 낫는다. 그러나, 정신 혹은 마음의 문제는 달리 본다. 정신건강과에 다녀 왔다고 하면, 우선 정신병자 취급을 한다.

 

직장에서는 대인 관계의 문제, 리더십 등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중요한 판단을 하는 자리에는 배치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 다른 이유를 들어 차별한다. 이는 기업의 처지에서 보면,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정신과 마음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는 데 고도의 집중력과 순간순간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하는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들이 있을 수 있고, 또 실제로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회사를 탓할 수는 없지 않나, 가정에서는 어떠한가, 우울, 조울, 심란해서 정신과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고 왔다면, 대체로 환자 취급을 한다. 안정 운운하면서 배려하려는 행동들이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심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우리가 이 책을 꼼꼼하게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위의 내용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나를 중심으로 보자,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내가 심신 모두 건강한 상태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꼼꼼하게 배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안전배려의무다(업무몰입, 과도한 업무량, 스트레스, 소진 등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 그렇지 못하여 내가 심신에 이상이 생긴다면 산업재해보상과는 별도로 채무불이행이 된다.) 내가 뭔지 모를 불안을 느끼고, 집에서도 평정심을 잃은 징후(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겠지만)를 보이면 가족들이 불안에 하며, 뭔가 배려 혹은 무시 등의 대응도 있을 수 있다. 이 모두가 정신건강에서 비롯된 오해들이 아닐까 싶다. 일본 사회의 분위기도 우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정신과 정신건강과라는 표현보다는 “멘탈헬스”라는 외래어를 주로 쓴다. 받아들이는 어감이 다른 모양이다.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는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 책이 바로 아니라는 표현을 왜 해야 하는지, 아니라는 표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명시적, 암묵적으로 모두 금지하고 있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가벼운 사람, 신중하지 못하고 자기 관리가 안 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거나, 평가의 근거로 삼는다. 참으로 무서운 곳이다.

 

이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4부로 구성됐고, 감정에 대한 이해와 속성, 감정 마주하기, 행복한 삶을 위한 감정 다루기를 각각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부별로 읽어도 좋고, 보고 싶은 곳만을 봐도 된다. 부분이되 전체라는 구도여서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읽어도 좋다.

 

1부에서는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하고 또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감정”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한다. 지은이는 감정적인 사람에겐 정작 자기감정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 감정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상태라는 말이다. 심리학책을 한 수레를 읽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에 대한 처방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과유불급 상태요. 돼지 발에 진주다. 또, 지은이는 감정 난독증이 만연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기감정을 무시하면 아무리 성공해도 공허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부는 엄마 배속에서부터 평생 함께하는 파트너가 “감정”이다.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프고 하는 오감 말이다. 감정과 느낌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담고 있다.

 

3부는 감정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읽을 수 있는가 하는 “감정”의 속성 등 감정이란 것에 대해 톺아보기를 통해 감정 마주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다.

 

4부는 재미있는 삶, 행복한 인생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내 마음 읽기는 행복이며, 관심 끌기와 관계 맺기 방법을 싣고 있다.

 

실린 내용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지만, 2부 감정 공부하기 002 “모성이란 무엇일까?” , 3부 감정 공부하기 008 “감정 표현의 생생한 언어들”을 살펴보련다.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여행의 부제를 보고 어른 이야기에 왜 아이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어른이 돼서 감정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 엄마 뱃속에서 이미 감정은 생겨난다. 프로이트를 들먹일 필요는 없겠지만, 아이가 태어나 구순기, 항문기 등을 과정에서 감정을 느낀다. 어렸을 때의 좋지 않은 기억은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감정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모성과 함께 어떻게 보면 성장하는 것이다.

 

모성이란 무엇일까?

 

 

 

 

지은이의 정의에 따르면 모성이란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모성을 느끼지 못하면 공허한 채로 생을 마감한다. 모성은 무엇인가? 모성에 관한 정의는 아주 많다. 그만큼 모성에 대한 갈망이 크다, 전 우주적이라 할 수 있겠다. 페미니스트 아드리안 리치도 모성과 모성 경험을 논하고 있을 정도로 모성에 관한 접근과 그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나를 알아주는 엄마가 아니라 모성을 키워야 한다. 내가 나를 돌보는 것이다. 돌봄에서 핵심은 물리적인 것에 있지 않으며, “진짜 모성적 돌봄은 온전히 자기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것이고 내 감정을 무조건 존중하고 수용한다는 뜻이다.”(66쪽) 즉 내 감정은 누가 뭐라 해도 “내 꺼야”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이해를 통해 지금의 외로움과 갈망, 허함을 풀 수 있는 열쇠인 진정한 자기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다.

 

감정 표현의 생생한 언어들

아이들의 감정 표현은 풍부하게, 어른이 돼도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화가 난/ 심술이 난/ 불안한/ 미친/ 흥분한/ 우울한/ 쾌활한/두려운 등의 감정 단어들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동안에 익히는 것들이다. 이런 단어를 써서 감정 상태를 표현하기도 하고, 질감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마음이 판판해졌다고 하는 말은, 마음이 울퉁불퉁했다가 편평해졌다는 뜻이다. 또, 신체 감각으로 표현하는 감정 “쫄깃쫄깃하다” 아주 재밌을 때 쓰는 표현이다. 심장이 쫄깃쫄깃하다는 성인의 표현과도 연결되는데 스릴감, 흥분, 재미를 뜻한다. 아이가 신나게 뛰어놀면서 “심장이 뛰는 느낌이에요.”라는 표현을 했다면 이 역시 살아있음을, 생동감을,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신의 몸을 제어하는 법을 익히고 자신감과 도전하는 마음, 용기를 키워 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의 마음 상태를 적어보라. 감정을 마주해보라

 

가시가 돋친/ 끈끈한/ 쫀쫀한/ 구겨진/ 출렁거리는/ 안개 낀 느낌/ 시원한/ 미끄러운/ 단단한/ 딱딱한/ 푹신한/ 찢기는/ 부드러운/ 마음이 좁아진/ 등 그 밖에 아는 단어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자신의 현재 감정을 적어보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고,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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