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책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문병철.이명현 지음 / 유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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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사X과X책

 

참 재밌는 이름의 책이다. 저작의 의도도 또한 범상치 않다. 지은이들이 방점, 즉 주장 점은 사회과학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고, 즉 “융합”이다. 즉, 과학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과학책을 읽으면 인간의 본성이 보일 것이다. 인간과 사회, 자연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이해와 사회과학적 통찰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이 둘이 융합된다면 문해력(인터러시)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 더 나은 지식체계와 세계관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상당히 아니 아주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철학으로 공부를 시작 영국에서 국제정치학에 천착했던 정치학자 문병철과 별을 좋아해 끝내 전파천문학을 연구하며, 과학책 쓰기와 강연 등의 활동을 하는 천문학자 이명헌, 두 연구자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됐고, 1장은 천문학자의 과학책 읽기, 2장은 정치학자의 사회과학책 읽기, 3장은 우리는 이렇게 책을 읽는다는 종합 실천 편의 성격으로 여기에는 과학과 문화가 되는 과학책방을, 그리고 효과적인 책 읽기 프로그램을 다루며, “갈다(이명헌 선생이 살았던 삼청동 집에 갈릴레오+다윈= 갈다/일구다, 갈고닦다, 갈아엎다와 중의적이어서, 뜻있는 이들이 모여 주식회사 갈다를 설립) 식” 책 읽기로 마무리 짓고 있다. 특히 사전독서, 혼자 독서, 같이 독서, 보충 독서, 토론 독서 등으로 잘게 나눠서 그 활동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독서법을 고민하는 이는 이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천문학자의 과학책 읽기

 

1) 사적 독서와 공적 독서의 태도

 

지은이 이명헌은 틀린 것은 과감히 건너뛰고, 정독보다는 완독하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 강연하는 일을 하는 터라, 사적 독서와 공적 독서의 구분법을 적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할, 청중들이 궁금할 내용을 찾아내서 그에 대한 답을 객관적, 보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사적 독서야 내가 좋아서 내 감정에 따라 읽고 느끼면 그뿐이지만 말이다. 또 하나 지은이는 리뷰와 서평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2) 리뷰와 서평을 구분한다.

 

리뷰는 책을 읽기 전, 탐색전을 하듯 먼저 읽는 것으로 전체 흐름에 전개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고, 서평은 그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과 평가 등이 담겨있어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리뷰’를 찾아 읽어보고 읽고 난 후에는 ‘서평’을 써보라고, 그리고 남들이 쓴 서평도 함께 읽어보라고 구체적인 독서법, 책 읽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는 방법을 눈여겨보자. 이명현은 코스모스에 관한 강연과 글을 쓸 때, 매번 새로 책을 산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미 눈에 익은 부분을 들어와 새롭게 생각할 기회를 놓쳐버리기 때문이라고, 새 책은 손댄 흔적이 없기에 생경한 부분, 지난번에 눈여겨봤지만 놓치고 간 곳을 새로이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나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같은 책을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읽을 때마다 마치 처음 읽는 듯한 느낌, 지난번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책 읽는 기쁨이란 이런 것인가 여겨진다….

과학책의 문턱 넘기의 또 하나, 읽은 책인지 아닌지 모를 때, 전통적인 독서법은 눈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것이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유튜브, 다큐멘터리 등 비독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독서는 꼭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 책을 읽는가, 하는 목적에 따라 비독서법도 활용하라고 한다.

 

3) 비독서 행위, 서평쓰기를 하라

 

서평은 남에게 보여주는 글이다. 이를 쓰기 위해서는 상대적, 관계적으로 책을 읽게 된다. 또한, 자신의 평가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철저히 읽어야 하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또 하나, 서평을 잘 쓰려면 좋은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만드는 과정은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4) 뜨겁게 달구고 제련해 단단해지는 토론의 세 가지 요건

 

첫째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위한 책 읽기를 해야 한다. 둘째,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우선 경청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셋째, 토론에서는 순서에 맞춰 격을 지키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우선 내가 옳다. 내가 말하는 게 진리다. 라는 태도가 그렇다.

 

 

 

정치학자의 사회과학책 읽기

 

1)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 읽기를 하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고, 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사고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진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나아진 생각과 더 성숙한 자아를 만나게 된다. 사람이 만든 책이 다시 사람을 만드는 메커니즘이다.

 

2) 사회과학책을 읽어야 할 이유

 

지은이 문병철은 사회과학책을 읽어야 할 이유로 스마트폰을 예로 들고 있다. 기술변화와 세상의 변화, 그 속에서 놓치지 말고 쥐어야 할 것은 책이다.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려면 일상생활에 파고드는 최신 기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불거지는 사회적 이슈의 배경, 원인,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사회과학책 읽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위대한 지성인들과의 대화이자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 (107쪽)

 

3) 시민성을 키우는 세상 읽기- 스스로 생각하는 시민으로서 소양 갖추기를 위한 책 읽기

 

사회는 나름대로 잘 돌아가는데 사회현상을 굳이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과학책 읽기는 세상 읽기다. 세상 읽기란 말 그대로 세상을 자기 나름의 시각으로 통찰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다양한 사회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따져봄으로써 내가 속한 공동체가 어떤 규칙에 따라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들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힘을 기르는 데 필요한 독서가 바로 사회과학책 읽기다.

 

4) 읽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토론

 

위의 과학책을 읽고 토론할 때의 요건을 봤다. 여기에 하나 더해보자. (사회과학에서는 토론을 어떻게 이해하나, 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할 때는 사회의 현실과 연관 지어 비판적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었다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통념에 따를 때, 다수의 자유를 위해 소수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자, 코로나 재난 정국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라는 현실 문제로 질문을 바꿔볼 수도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 즉 내 주장이 논리적이라는 확증에 사로잡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상대의 반론을 경청하면서 공감을 표현하는 것도 상대방의 경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토론의 기본은 똘레랑스다. “당신은 생각이 그렇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너와 나 다 같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겠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독서와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 혹은 안내의 예를 다루고 있다.

 

자연과학 즉, 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은 사고의 폭과 깊이, 의문에 대한 과학적 원리, 증명 등 말 그대로 멀티적 사고가 요구되며, 이런 방향으로 현대 사회의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독서의 방법론과 리뷰,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 질문과 문제의식을 어떻게 다듬을 것인가 하는 등, 꽤 실용적이면서 공부해야 할 것들을 가득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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