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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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짧은 역사

 

이 책 제목과 달리 아주 긴 호흡의 기록들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46억 년, 인간이 출현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활동 지구 밖으로까지 연구영역을 넓혔다. 2018년 ‘생명 최초의 30년’으로 사이언스의 파이베타카파도서상을 등을 받기도 했다. 타임지, CNN의 최고의 고생물학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의 자연사 강의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지구의 탄생, 빅뱅, 우주의 먼지가 중력에 의해 덩치가 커지는 화학적인 과정을 거쳐 행성 모양을 갖추게 되는 물리적 지구와 생명이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된 생물학적 지구와 산소지구에 이어 동물과 초록의 지구, 그리고 공룡 등의 멸종을 가져온 격변의 지구와 인간 출현하여 지구를 변형시키기까지 46억 년의 역사를 8장에 걸쳐 시계열적으로 정리했다.

 

 

짧은 역사가 아니라 정말로 긴 역사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봐야 할 것들을 묶어서 설명하니, 그야말로 한 쪽에 몇천 년에 역사가 담긴 듯하다. 쭉 넘기면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만화처럼 머릿속에서 움직인다. 지구는 지금도 조금씩 변해간다. 갑자기 초겨울 추위가 닥치는가 하면,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는 혹서와 가뭄이, 또 다른 곳에서는 태풍과 홍수가 하루아침에 기후변화가 일어난 게 아니라 아주 천천히 일어난다. 지은이는 자신이 있는 보스턴에서 영국 런던까지의 비행거리가 해마다 약 2.5센티미터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열흘이면 25센티미터, 100일이면 2.5미터 1000일이면 25미터, 약 3년 만에 25미터의 거리가 생긴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는 계산하기 바쁘다. 한강의 모래는 언제 생겨난 것일까? 눈앞에 보이는 웅대한 지리산, 태백산맥, 3면의 바다는 언제부터 지금의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산과 나무, 돌 들의 시작으로 향해 더듬어 올라간다. 지금의 지구가 아닌 인류 출현의 지구는 어떠했을까? 벼는 보리는 언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은 커진다.

 

인간이 영원불변, 고정적이라 생각했던 지구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17세기였다. 메디치 가문의 궁정 의사 니콜라스 스테노가 글로소페트라이(침식되면서 드러난 돌)가 상어의 이빨임을 알아내, 지금의 육지가 이전에는 바닷속에 이었다고 추론했다. 이어서 18세기 말 제임스 허턴은 에든버러의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식물이 자연환경과 딱 들어맞는다는 점을 실감했지만, 한편으로는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는 현상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지구 환경의 항상성이 융기와 침식의 균형을 통해 역동적으로 유지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태초, 적어도 138억 년 전의 이 우주의 원초적인 싹이 갑자기 급속도로 팽창해, 큰 폭발이 생긴다. 이른바 ‘빅뱅’으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이 밖으로 밀려 나갔다. 우주 여명기의 있던 물질은 암석, 공기, 물을 이루는 원자가 아니었다. 쿼크, 렙톤, 글로온이다. 이 원자들이 생기자 중력이 작용하여 이들을 서로 끌어당겨 밀도 높은 공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뿜어내는 빛은 초속 299,792,458미터로 나간다. 태양의 햇빛은 8분 20초 뒤에 우리 눈에 보인다고 하나, 계산이 안 된다. 아무튼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알 듯하다.


지구, 에베레스트산의 정상은 해양 석회암이다. 해발 8천 미터가 넘는 에베레스트산에서 조개껍데기 화석들이 나온다. 수 억 년 전에는 바닷물 속에 잠겨있었다.

 

앞으로 지구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자연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 종침입이 만연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까지 더워진다면 식물, 동물, 미생물은 어떻게 반응할까? 환경변화에 직면한 생물집단은 적응하거나 이동하지 않으면 멸종할 수 있다. 생물학자들은 빠른 적응 이뤄지는 사례도 발견해 왔지만 21세기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세계적인 변화는 많은 종에 힘겨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많은 종의 분포 양상을 바꿀 것이고 전에는 서로 만날 일이 없던 종들이 한곳에 모이게 되고,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종간 경쟁과 생태계 복원력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시대를 인류세라고 따로 구분하는 지질학자들이 늘고 있다. 인류가 주변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이전 시대와는 달라졌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에 관한 규정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어떻게 닥쳐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마치 영화 “투모로우”(2004년)처럼 하루아침이 지구가 꽁꽁 얼어붙는 일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듯이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환경오염, 친환경, 지구를 사랑합시다. 기후변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이슈는 그것 외침일 뿐 아무것도 설명하고 있지 못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40억여 년의 지구, 미세한 먼지에서 빅뱅 그리고 빛, 중력, 산소, 생물의 세계에서 마침내 인간종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톺아봄으로써 미래의 인류가 사는 방법을 깊이 고민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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