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오르는 사람들 사람들 시리즈 1
장다영 지음, 최지규 외 그림 / 탐구인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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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벽을 오르는 사람들

 

지은이 장다영 선생이 에필로그에 적었던 것처럼 이 책<벽을 오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품 내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잘 됐나 하는 문제를 스스로 지적한 지은이는 벽을 오르는 사람들이라는 하나의 모형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상을 설명하려 했으나담고 싶은 게 많았고그걸 꾹꾹 눌러 담다 보니 이음새가 어색하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런데 왜 고치지 않고내놓았을까지은이는 이 대목에서 솔직히 답변하고 있다한 번 손을 대면 이 작품은 영영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라는 말충분히 이해한다공부 한번 제대로 해 보자고 코피 터지게 읽고 쓰고 했는데막상 정리하려다 보면오만 것들이 다 기어 나온다씨줄과 날줄을 잘 잡아야지 하면 어느덧 짜임이 엉망이 돼버린다다시 쓰고 고치고 해도 영 신통치 않다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글쓰기 안내를 하는 작가는 그의 책에서 힘주어 말하고 있다이게 다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 듯 말이다.

 

벽을 오르는 사람들은 누군가?

 

벽은 무엇인가사회경제적 사다리를 의미하는가지위계급상승을 노리는 하나의 장벽이른바 절망의 벽넘사벽과 같은 개념인가그림이 있는 책이라 쉬이 다가갔지만나올 때는 헷갈린다산 넘어 산벽 넘어 벽그렇다면 그 벽의 밖은 무엇인가자연인가제도인가체제인가너무 심오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82쪽을 보자.

 

벽들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복잡한 생각에 잠기던

찰나에온 세상을 뒤덮는 거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벽 안쪽에 있는 사람들은 걱정이 없었습니다벽이

바람을 막아주었기 때문입니다가장 안쪽에 있는 사람들은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벽들로 둘러싸인 세상(규제와 억압착취의 장과 그 경계에 세워진 장벽들)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사람들복잡한 생각이란 벽 안에서 살았다면 큰 시련을 겪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일 것이다.

 

벽은 동심원처럼안으로 들어갈수록 좋다말 그대로 온실이다자원도 풍부하고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벽을 넘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벽을 넘어 들어가도 그 구성원들로부터 배제소외차별을 받는다살아남기 위해서는 본디 그 벽 안쪽에 있었던 이들보다 더 안쪽에 있던 사람들처럼 언행을 해야 한다그럼 반대로 왜 벽으로부터 멀어지는가멀어지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가능성희망 등인가?,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벽이란 무엇인가동심원으로 그려 안으로 들어가면 행복해지는지 불행해지는지아마도 이런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작가가 말하려는 핵심은 모험과 도전을 하라는 말이 아닐까바깥세상의 모험을 통해 예상치 못한 엄청난 행운을 만날 수도 있다그럼 도대체 그 행운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세상은 온통 벽이다헤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더 큰 벽이 가로막힌다.

   

애초 이 책은 탐구 인간사람들 시리즈의 하나로 <줄을 당기는 사람들>, <저울 위에 오르는 사람들>, <뿌리로부터 뻗어나가는 사람들>로 이야기가 이어져 나간다.

 

다시 앞으로사람들 사이에는 힘의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힘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에 있는 자원을 최대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그들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로부터 

자원을 빼앗았습니다(18.

-인류발전의 과정-도구의 등장잉여생산물권력과 지배-

  동료배신웃기는 소리짐승들을 몰아낼 때 누가 더 애썼는지 생각해보라고

더 고생한 사람덜 고생한 사람이 자원을 똑같이 나눠 갖는 건 공정하지 못한 거 

아닌가어차피 나한테 힘으로 이기지도 못하면서자원을 얻고 싶으면 나한테 

달라고 빌어보든지! (19)

부익부 빈익빈의 불공정 세상의 도래-

 

얇지만 깊이는 깊고 내용은 두툼하다원시공산제를 꿈꾸는 게 가능한 일인가벽은 여전히 존재한다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목표는 또 저 멀리 가 있는 게 아닌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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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뷰티 (완역본) 나와 모두의 클래식 1
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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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뷰티

 

지은이 애나 슈얼은 시인이자 작가였다. 28살 하고 몇 개월 더 살다 죽었다. 요절인 셈이다. 그는 어릴 적,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치료를 잘 못 하는 바람에 평생 불편한 채로 살았다. 다리를 다친 후로 말을 타고 다니면서 말에게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게 됐다. 1871년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선고를 받고 말을 위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 아픔 몸으로 6년에 걸쳐 어머니에게 말로 하여 대신 적게 하거나 가끔 몇 자씩 적어 탈고, 5개월 후에 세상을 떴다.

 

 

주인공은 주인이 까망이라 부르는 혈통마, 이른바 족보 있는 말이었다. 망아지 눈에 비친 세상, 엄마(공작부인=더치스)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을 배워나간다. 소설은 4부 49 에피소드로 돼 있다.

 

까망이는 엄마와 함께 주인의 쌍두마차를 끈다. 엄마는 침착해서 낯선 말보다는 나를 더 잘 가르쳐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게 바르게 행동하며 주인의 마음에 들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알려주었다.

 

엄마는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주인처럼 착하고 사려 깊다면 어떤 말이라도 자랑스럽게 섬길 거야. 그렇지만, 말이나 개를 가질 자격이 없을 만큼 고약하고 잔인한 사람들도 있어, 또한 어리석고 허영심에 무식하고 부주의한 사람들도 많은데,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 생각이 짧아 말을 망쳐 놓기 일쑤다. 엄마의 이 말이 앞으로 까망이의 인생 항로가 될지는 누구도 몰랐다.

 

버트윅 영지에서 행복스런 나날을

 

까망이는 고든 대지주에게 간다. 이를테면 팔려가는 셈이다. 나를 돌봐주는 이는 존이다. 마방에 들어가니 수컷 조랑말 메리레그스, 밤색 암말 진저(생강)가 있었다. 이제부터 버트윅 생활이 시작된다. 주인마님이 블랙뷰티라 이름 지어준다. 나는 까망이에서 블랙뷰티가 됐다.

 

씩씩한 메리레그스, 진저, 다른 마구간에 사는 땅딸막한 저스티스와 주인의 사랑을 받는 늙은 갈색의 사냥말 올리버 경, 우리는 종종 방목장에 모여 잠깐씩 이야기를 나눈다.

 

거칠고 험한 런던의 길위를 거쳐 돌고 돌아, 마지막 집으로

 

주인마님이 몸이 좋지 않아 치료를 해야 하기에 주인은 그곳 생활을 정리해야 해서 그의 친구인 백작에게 블랙뷰티를 팔았다. 마차를 몰고 짐을 나르는 노동이 시작됐다. 한 적한 방목장에서 맛있는 귀리를 먹고 여유롭게 산책하면 달리던 시절을 뒤로하고서 말이다. 블랙뷰티는 그저 이름뿐, 이제는 마차를 끌고 승객용 마차를 끌거나 짐을 나르는 말일 뿐이다. 그의 친구들도 뿔뿔이 팔려나갔다. 좋은 주인을 만나면 그야말로 팔자가 펴는 셈이지만, 다들 그렇지 못했다.

 

블랙뷰티의 새로운 이름은 “잭‘이다. 새로운 주인 제리를 만나, 그의 마차를 끈다. 주인의 의도대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대형마차, 합승 마차, 짐마차, 수레, 승객용 마차가 뒤엉킨 도로, 한낮 런던도로를 빨리 빠져나가려면 민첩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19세기 영국 런던의 이동이나 운송수단은 마차다.

 

진저의 마지막

 

가여운 진저를 만났다. 어느 날 공원에서 악단 공연이 열리는 중이라 마차들은 손님을 태우기 위해 그 앞에 대기해 있었다. 허름하고 초라한 승객용 마차가 한 대가 우리 옆에 왔다. 남루한 밤색 말, 털이 부수하고 뼈는 앙상하다. 내가 먹던 건초가 바람에 날려 그쪽으로 몇 줄기 떨어지자 불쌍한 말은 길고 가느다란 목을 내밀어 건초를 주워 먹고는 더 없는지 찾는 모습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말, 바로 진저였다. 블랙뷰티와 헤어진 후, 진저는 여러 주인을 떠돌다가 마지막에 마부들을 상대로 마차와 말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팔려왔다.

 

주인은 진저가 몸이 아프다는 걸 알아 싸구려 승객용 마차라도 끌게 해서 끝까지 써먹어야 한다고…. 지금은 쉬는 날 없이 매일같이 일하고 있다. 블랙뷰티가 말했다. “넌 학대받으면 가만히 안 있었잖아” 아, 전에는 그랬지. 그런데 아무 소용없더라 사람들은 최고로 강하거든, 그런 사람들은 감정도 없어, 잔혹해지면 할 수 있는 게 없어, 참고 또 참으며 끝까지 버텨야 해라고 했던 진저는 얼마 후 고개 축 늘여 뜨린 채 죽었다.

 

블랙뷰티 속에 비친 불행들...

 

블랙뷰티는 런던에서 말들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를 보게 됐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제대로 대우를 받으면 고된 일도 기꺼이 해낼 수 있다. 나는 은으로 만든 마구를 두르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백작의 마차를 끌고 다닌 적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는 말 중에서 예전에 나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아주 많다.

 

블랙뷰티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마구간 일꾼이 잘 볼 봐주어 12일째 되던 날에 나는 런던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말 시장으로 보내졌다. 새로운 주인 농부 서러굿과 손자 월리는 나를 잘 돌봐줬다. 그들은 나를 이제 조용하고 편안한 집을 찾아서 보내려 한다. ”이 말을 소중히 여길만한 곳 말이다“. 서러굿은 월리에게 말했다.

 

이렇게 돌아 돌아 블랙뷰티는 옛 인연을 찾게 됐다. 서러굿은 집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집에 블랙뷰티를 보여주러 간다. 그 집의 말 사육사 조 그린은 사고로 다리에 흉터가 남은 블랙뷰티를 처음에는 못 알아보다가, 오래전 블랙뷰티가 어렸을 때, 피를 뽑으며 생겼던 자그마한 흉터를 발견하고 뷰티를 알아본다. 뷰티도 조를 알아본다. 그 집의 아가씨들은 고든 부인께 편지를 써서 블랙뷰티가 여기에 와있다는 걸 알려야겠다고 했다. 블랙뷰티는 옛 이름을 찾고 이 행복한 집에서 어느덧 1년이 됐다. 조는 훌륭한 사육사다. 서러굿씨가 조에게 말한다.

 

”자네가 있으니 저 말은 스무 살 넘도록 거뜬히 살 걸세“라며….

 

소설을 읽는 동안 19세기의 영국으로 여행을 해 본다. 당시의 이동, 운송수단이던 마차, 조랑말도 혈통마도 모두 거리에서 일한다. 한적한 농장에서 한가롭게 뛰노는 말도 있다. 블랙뷰티 눈에 비친 인간 세상, 이는 아마도 산업혁명 당시 도시로 몰려든 노동자의 모습이지 않겠는가, 공장에서 일하는 아동들의 모습과 블랙뷰티의 친구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주인공은 말이다. 이 소설을 죽을힘을 다해 썼던 애나 슈얼은 말을 사랑하기에 말의 눈으로 당시 영국의 세계를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말에게 동정심과 이해심과 배려를 베풀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말에게 동정심과 이해심과 배려라기보다는 인간과 자연,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라고 했던 걸 아닐까?,

 

이 소설 속 말은 플랫폼 노동자로, 오토바이를 타는 배달 라이더로 길 위를 위험스럽게 달리는 말들처럼, 사고의 위험 속에 초를 다투는 런던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말들처럼, 그렇게 다가온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블랙뷰티 엄마 더치스가 어린 까망이에게 들려주던, 사람 세계의 천태만상….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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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 - 사회적 교육정책을 위한 경험적 소론
박성수 지음 / 공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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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사회적 교육정책을 위한 경험적 소론이다

 

교육부의 정책을 담당했던 이 책<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은 대한민국의 교육현장과 제도, 정책, 그리고 미래 교육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가? 에 관한 지은이 박성수의 논설이다. 이글은 교육학자, 연구자로서의 글이라기보다는 교육 분야의 연구자, 행정가, 정책수립자로서 경험을 녹아낸 글이다.

 

지은이도 개천의 용이었다.

 

지은이는 SKY 출신의 행정고시를 거친 엘리트 공무원으로 진로교육, 학생복지 등 정책을, 학술장학정책관을 거쳐 지금은 대학의 사무국장으로 대학교육 현장 일선에 나가 있다. 그가 이 책을 왜 썼을까? 라는 의문, 물론 의심을 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왜 이 시기에 이런 책이 나왔을까? 누구에게 알리기 위함인가, 그는 “교육 양극화의 해소”와 “국가 경쟁력의 지속 성장”이라는 가치의 조화를 위한 탐색이 앞으로 삶의 과제라고 했다.

 

그는 교육학연구의 길을 기구한 삶이라 표현했다. 크게 출세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이렇게 행정관료로 정책에 관여하다가, 외국 연수 등에서 자기 생각을 다듬고, 연구를 지속해 대학으로 옮겨,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이런 선택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생각 있는 사람 하나 정도는 계속해서 개혁을 이야기하고 또 쓴소리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말이다.

 

개천의 용과 공정한 교육이라는 두 기둥

 

이 책은 “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이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한국 교육을 조망해보고 있다. 물론 이런 논의를 4부(PART)로 나눠서 논하고 있다.

 

1부에서는 누가 용이 되느냐는 주제로 시험 능력주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필요하다고 주장을 펴고 있다. 새롭게 바뀐 인재관, 시험공부를 잘하고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과 장래 직업 활동 수행과는 비례하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인간성과 제대로 품성은 별개라는 점을 지적한다. 새로운 사회 새로운 인재관에 맞춰 대학의 서열화는 이제 낡은 시대의 유물이라고 본 것이다.

 

2부 교육정책에 관한 경험적 단상으로 30여 년 가까운 그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 비전을 논하고 있다. 대학 입학금 폐지, 전문학교 대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공교육에 관한 국가 책임론 강화를 제안한다. 국립대학 무상교육 등이 그것이다.

 

3부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정책과 행정의 역사를 살펴보고, 미국 연방 교육과 교육자치를 소개하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적 교육정책의 시론을 편다.

 

그리고 4부에서는 우리 사회의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를 묻는다. 또한, 각 장에서는 현재 교육계의 화두인 고교학점제나 입관사정관제도 등의 제도를 미국의 그것과 비교 설명을 하고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

 

내용 중에는 다소, 비약이나 단정 등의 눈에 띄는 대목이 보이기는 하나, 전체 내용에 흐름을 방해하거나 논리 모순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새겨 읽는 수준으로 이해한다.

 

책 속으로의 여행, 지은이와 대화

 

최근 대학 무상교육, 서열화 폐지 운동이 전교조 등지에서 진행 중이다. 지은이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국립대학 무상화, 고등교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사회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공적 교육으로 이해해야 한다. 탈산업화에서 AI를 비롯한 4차 산업 시대에 접어드는데 이 시대에도 여전히 고등교육 인력의 경쟁력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렸다. 적어도 국립대학만이라도 무상화를 해야 한다.

 

고등교육의 계층적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 필요하다. 중간 계층의 완전한 학비 부담 경감은 고등교육의 계층 격차를 완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또한, 이는 중간 계층 이하에 대한 사회복지정책이며, 지방국립대학 육성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재양성의 지역 간 차별을 해소하는 방안으로서 말이다.

 

이제 사학도 관리해야 한다.

 

가칭) 사학 감독원이 설치돼야 한다. 350여 개에 달하는 사립대학(전문대학포함)의 재정운영실태를 지속해서 들여다보고 불법지출 방지를 위해서 필요하다. 왜 필요한가 그 이유는? 대학 자율권에 맡겨질 고등교육 교부금제도 도입을 위한 환경정비로서도 그렇다.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초 교육자치에 관한 의견

 

교육자치란 지역주민 대표가 교육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교육 행정시스템이다. 5·16 이후 폐지된 시군단위 교육자치를 부활하자는 말이다. 현재의 광역 단위 교육자치단체는 거대한 관료제 틀 속에서 획일적인 교육행정이 이뤄지기 쉽다. 이는 이미 지적된 문제점이다.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는 지역사회와 긴밀한 지원과 연계 속에서 교육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기초자치단체는 지역발전 전략 관점에서 학교의 유지와 육성의 고민을 함께 할 필요한 자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은이의 이러한 견해는 지극히 당연하고도 훌륭한 견해다. 기초자치단체의 장은 교육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는다.

 

시, 군립학교 제도가 아니다 보니, 교육문제에 무관심한 장이 있는가 하면 정치적 차원에서 크게 지원하는 장도 있다. 이는 교육자치 본래의 목적을 훼손할 위험이 크다. 교육자치의 기본은 시군단위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인삼각의 교육 행정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며, 광역 단위 교육청은 이를 지원 감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교육감(감독관이다)을 선출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교육자치 실현에는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관료제라는 늪을 헤어나기란 쉽지 않다. 학령인구감소 지역의 대안 학교형 농산어촌 학교 등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위해서

 

세대 간의 멘토링, 지은이는 지역사회(지역복지와 교육복지 등을 포함한)에서,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가정환경에 처한 위기 학생들을 위한 전 사회적인 프로그램이 필요성을 주장한다. 학교의 교육복지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다. 결손 가정 학생에게 필요한 정성적인 유대와 코칭이 가능한 건강한 멘토가 필요하다. 물론 일반 학생들도 멘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대 간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가 제2의 가정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자치는 도시와 농산어촌의 특성에 맞는 학교의 기능적 재구조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마다 교육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의 예도 그러하다. 시정촌(기초자지체)단위의 교육위원회가 그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 또한, 참고가 될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은 시대의 정점에서 다시 개천에 용이 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 공정에서 불공정으로 부모의 수입과 직업이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금수저 세습론, 흙수저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금수저(표현이 이상하지만, 계층상승의 사다리를 자력으로 오를 수 없는)가 되는 사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을 수 없다. 개인의 능력에서 국가지원으로 사회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21세기 교육 대계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할 만큼,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의 미래 향방을 결정 짓는 중요한 일이요, 국가의 책무다.

 

이 책은 교육문제, 양극화된 교육, 직업계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중에 죽어 나가는 이상한 시대에 필요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시의적절한 논의가 아닌가 생각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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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도 책이 될까요? - 글을 쓸 때 궁금한 것
이해사 지음 / 모아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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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도 책이 될까요?

 

글을 쓸 때 궁금한 것, 이 책은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지은이 이해사는 투잡을 한다. 주경야독이랄까, 낮에는 지적 관련 분야의 일을 하며, 매일 밤, 몇 시간씩 열심히 글을 쓰는 글 밭을 갈고 있는 “호머 부커스”다. 그는 이 책의 첫머리에 “한 권의 책은 저자가 만드는 균형 잡힌 삶의 총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왜 글쓰기가 필요한지 그 효용에 대해서 적고 있다. 글쓰기 책은 이 책을 비롯하여 넘쳐 날 정도로 많다. 이 책이 왜 우수출판콘텐츠가 됐는지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느 글쓰기 책과는 그 결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삶을 더 열정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글쓰기를 해야 할 이유 5가지를 들고 있고, 우선 자신을 드러내는 성스러운 행위라고 한다. 그다음으로 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즉, 인생이 길어진다는 것인데, 이때 글쓰기가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자본이 들지 않는 활동으로 노후생활비용에 보탤 수 있다고, 뭐 이 역시 효용이다. 세 번째로 들고 있는 것이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며, 넷째로 관찰력과 통찰력이 생겨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글쓰기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기회이며,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고, 자신을 표현하며 긍정적 사고를 기르는데 그만이라는 말이다. 이는 글쓰기 이유이자 효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과히 촌철살인이다.

 

글 쓰는 사람의 유형 중에 나는 어디에 속할까,

 

지은이는 쓰는 유형을 4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둘째 인생의 곡절이 있는 사람, 셋째 대단히 유명한 사람, 넷째 나와 같은 일반인으로, 이 책은 바로 네 번째와 같이 보통사람들의 글쓰기에 대해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고 있고 이 책에 7장으로 나눠, 설명한다.

1장에서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2장, 무엇을 써야 할까? 글쓰기의 콘셉트를 잡기에 관한 이야기를, 3장 글을 어떻게 쓰는가에 관한 내용을 담아두었고, 4장 글을 쉽게 쓰는 방법, 5장 출판사를 설득하는 방법 등 아주 실무적인 내용을 언급했고, 6장과 7장, 어떤 책이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그리고 제대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여건이 필요한가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글쓰기 원칙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글을 쉽게 써야 한다.”라는 원칙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다. 당신이 아는 것을 다섯 살배기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실제로 아는 것이 아니라는 말, 즉 짧고 명확하게 모호한 문장이 없는 단문으로 써라, 구어체를 써라, 어려운 개념은 보충설명을 붙여둬라. 비유, 예시, 비교,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라, 그리고 능동형 문장을 쓰고 논리적 흐름에 신경을 쓰라. 마지막으로 편집,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7개 원칙, 103쪽 참조).….

 

독자에게 공간을 주어라

 

책 쓰기는 독자와 상호작용이니, 단정을 짓지 말고 질문을 하고, 강요하지 않아야 책을 읽는 이는 그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다. 또 결론을 짓지 말고 제안을, 여운을 남을 수 있도록 하며, 솔직, 정직, 투명하게 해야만 쓰는 쪽과 읽는 쪽의 공동작업이 될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남을 의식하는 글쓰기가 되면 곤란하다. 남들은 내 글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타고르나 헤밍웨이처럼 천재가 아니기에 일부러 남에게 잘 보이려는 글쓰기를 하는 순간에 나는 없어지고 솔직, 정직, 투명이라는 원칙은 어디론가 사려져 버린다.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써라

 

글쓰기를 위한 습관을 길러라, 강준만의 글쓰기에서 메모를 이야기한다. 쓴 글이 다는 아니다. 고치고 또 다듬어라, 그리고 매 순간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해라, 글은 고쳐 쓰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여전히 그리고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는 글쓰기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며, 남에게 잘 보이려는 글을 쓰려고 노력도 하지 말아라. 다만, 묵묵히 솔직하게 정직하게 당당하게 주장하자, 그 주장의 수준과 정도는 단정이 아닌 질문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 글에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결론은 읽는 이가 내리도록 충분한 공간 배려를 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아주 쉬워 보이고 간단하지만, 글쓰기를 하는 순간, 늘 욕심이 생기고, 애매할 때는 포기하기 쉽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지난한 글쓰기와 순식간에 쓰는 글들도 있다. 마치 불교 수행법, 돈오돈수냐, 돈오점수냐, 어느 한쪽 수행법이 좋다 나쁘다는 문제가 아니라 방법이다. 따라서 글쓰기도 자신의 성정에 맞는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할 때까지는 부지런히 쓰고 다듬고, 읽는 이의 처지에서 즉 눈높이에서 쓴 글들을 다시 살펴보라는 것이다. 내가 이해한 글쓰기는 바로 이런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글쓰기를 해야 할 이유 5가지를 들고 있고, 우선 자신을 드러내는 성스러운 행위라고 한다. 그다음으로 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즉, 인생이 길어진다는 것인데, 이때 글쓰기가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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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 고용 없는 경제성장시대에 '집'이란 무엇인가?
경신원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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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생존과 욕망, 집의 연대기

 

이 책은 75세 임대사업자가 된 엄마의 이야기,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큰딸 이야기, 세대 간에 걸친 사는 곳과 사는 그것에 관한 생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다소 철학적인 물음, 지은이가 묻고 스스로(수다쟁이) 답하는 대화, 아파트와 강남에 대한 약간 진지한 수다가 실려있다.

 

이 책의 문제 제기는 집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회. 집을 통해 거주의 가치와 자산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려는 꿈을 너무도 일찍부터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집 없는 젊은 세대의 이중 고통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라는 진지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지은이는 10여 년간의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주거는 ‘사는 곳’으로 편안하게 쉬는 장소로서 가치만을 생각하다, 귀국하고, 결혼해서도 사는 곳으로 생각했던 집이, 한국에서는 이중적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주 뼈아프게, 친정엄마, 나름대로 집으로 재테크를 해 온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 집은 사는 곳이지만, 사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을…. 그때 엄마의 말을 듣고 아파트를 샀더라면, 아니 샀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큰딸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주거 사회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집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라는 지은이와 또 다른 나의 대화 내용은 이 시대의 집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엄마 이야기는 1970년대 이른바 복부인, 빨간 바지 부대(사회의 유력인사들 부인네들, 전두환 부인 이순자 등)가 휩쓸고 다니던 집, 재테크의 역사를 강북, 강남, 과천, 대치동으로,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집에 관한 생각, 고용 없는 경제성장 시대에 ‘집’이란 무엇인가,

 

똘똘한 집 한 채만 있으면 노후보장 가능?, 개미처럼 일해서 수십 년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없는 현실, 왜 집은 꼭 사야만 하나라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나 역시도 오랜 외국 생활로 한국만의 특수성을 전혀 몰랐다. 2년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을 나가야 하고, 집세 올려달라는 집주인, 아무튼 뭔가 불편하고, 불안하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내 집” 내 집 한다는 걸….

 

프랑스의 사회주택,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과 불평등의 해답을 프랑스의 예에서 찾는 최만아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효형출판, 2020)은 한국 사회를 향한 낯뜨거운 성찰을 유도한다. 우리의 도시와 주택, 부동산 제도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과연 우리는 주거 권리를 우선시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왔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은이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회주택, 영국의 공공임대주택은 전체주택 재고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으나, 처음에는 중간층, 저소득층 혹은 무소득 층이 함께 사는 주거공간이었으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중간층이 빠져나가고, 저소득층, 무소득 층만 남게 됐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낙인(스티그마)효과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검토된 것이 사회주택으로 전환이다.

 

사회주택은 공공과 민간임대의 중간 형태로 공공임대주택의 관리뿐만 아니라 지역 거주자들의 사회적, 경제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도 공공과 민간임대가 혼합된 형태의 쇼셜믹스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또한, 수입액에 따른 공공임대주택(전형적인 저소득, 무소득 층)과 구분돼 수입과 관계없이 입주 가능한 중산층형 및 고령자용 등이 존재한다), 결국 이들 국가 공공주택정책은 저소득층의 사회적 고립, 경제적 고립을 막기 위한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투자로서 주택, 뭘 의미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주택은 지은이가 지적하듯, 생활공간 외에 재산적 가치가 있지만, 재산적 가치에 중심을 투면, 낡은 주택의 가치가 왜 상승하는가, 즉,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서 말이다. 지금 서울 강남, 어디서 사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집을 사는 건 이제 당연한 일, 똘똘한 집 한 채 그게 아무 데나 있어서는 안 된다. 있어야 할 곳이 강남이다. 분당, 과천, 신도시, 그래도 역시 강남이다. 왜냐고, 교육은 물로 문화, 의료의 크러스트는 어딘가? 바로 강남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건 지리적 유리성이고, 왜 주택에 투자하는 건가?, 열심히 몇십 년을 일해도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사회에서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보면, 꽤 이윤이 좋으므로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제아무리 좋은 주택이라도 감가상각이 된다는 점, 재산적 가치보다는 주거공간의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30년 융자(이른바 주택담보 대출)를 받아 매월 원리금을 상환하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취향에 따라 새 주택,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 다닐 것인가, 양자 간에는 비용 차이는 별로 없다. 핵심은 30년 융자를 끼고 산 집은 시간이 가면 주택거래가는 건축 연도에 따른 감가상각이 돼 중고주택으로서 거래된다. 즉, 살 때 2억 원이었다면 대략 내구연수(재건축 시기) 40년을 잡더라도 10년이 지나면 단순계산으로 ?25% 그럼 얼마일까(물론 실제 거래가는 ?35~40%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5천만 원이 깎여, 1억5천만 원 실제로는 그 이하에 매매되는 것이다. 그리고 융자금의 원리금 상환금액(거의 이자가 붙지 않는다고 봐도 될 정도로 최저리다)이나, 새 주택을 임차하는 월세 비용(전세개념은 없다. 보증금도 월세의 3~6개월분 정도다)이 그리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주택 소유가 별 의미가 없는 셈이다.

 

이 책에서는 왜 뼈 빠지게 일해 열심히 모아도 집을 살 수 없을까, 일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집만 잘 사고팔아도 놀고먹을 수 있는데, 열심히 일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일까, 중고주택이 돈을 벌어다 주는 투자수단이라니….

 

지은이는 강남 불패론을 수긍한다. 이게 현실이니까,

 

왜 강남인가?, 학구, 교통, 의료, 쇼핑 등 교육과 문화콘텐츠가 골고루 갖춰진 곳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3%가 사는 강남이 왜 부러움의 대상인가,

 

대한민국의 천박한 자본주의 현상과 모습이 바로 강남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3장에 실려있다. 지은이의 생각은 뭔가, 이미 위에서 밝혔지만, 강남이란 허구에서 벗어나, 노동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합리화되면 횡재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삶에서 필요한 실력과 운으로 실현할 수 있는 성취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모두가 일할 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고,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공평한 세상이라는 것이다. 물신숭배의 끝판?, 사람의 가치는 그가 사는 집과 동네?,

 

아파트란 어떤 의미인가?

 

똘똘한 집 한채가 아니다. 단절과 분산의 상징, 효과다. 담 하나 너머 누가 사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몇인지 공유되는 공동체는 해체되고 새로운 아파트공동체(?),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아파트 공간은 이미 격리와 폐쇄의 상징이다. 집단 공동주택이기는 하지만, 큰 건물 덩어리에 모여 살고 있다. 닭장 같기도 하다. 여기에 문화가 존재하는가?, 문 하나사이로 전혀 다른 세계, 나와 너를 구분 짓고, 위층 아래층 살지만, 왕래보다는 갈등이, 결국에는 층간소음으로 서로를 죽이는 이런 주거환경과 문화를 정상적인 삶이라 할 수 있는가?,

 

아파트는 말 그대로 편리의 극단을 추구, 아니 그렇게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수도권의 일극화, 극단적 집중, 주택문제는 단순히 집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투자, 투기, 재산증식의 수단이기에 문제가 된다.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른다. 전국 방방곡곡 중소도시에 주거형태의 70%에 이르는 아파트….이제 주거문화와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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