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한국어 : 사자성어·상용속담
전광진 지음 / 속뜻사전교육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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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영어한자국어사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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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한국어 : 사자성어·상용속담
전광진 지음 / 속뜻사전교육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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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우리말 사자성어와 상용속담


한국어(KOREAN)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일본사람이 일본어라고 하는 말과 한국 사람이 한국어라고 하는 말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고교과정까지는 국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후부터는 일본어라는 표현을 쓴다. 오키나와어와 아이누어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라는 표현은 우리말의 상대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외국어로서 한국어라는 의미이며, “외국어로서”라는 표현이 생략된 것으로 봐야 한다. 


아무튼,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학습교재는 영어판, 중국어판 따위가 있는데, 이 책 또한 그와 유사한 체재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지은이가 중문학을 전공, 한자, 한문에 능통하다는 전제에서 이 책을 보면 말이다. 지은이는 이 책의 제목을 <고품격 한국어>라고 했다. 사자성어와 상용속담의 영어표현이다.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는 영어 단어와 한국어 낱말의 뉘앙스 비교를 통해서 빠른 습득이 가능할 듯하다. 


물론 이 책은 이미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 학습경험자 영어를 공부할 때는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면 한국 학생에게 국어와 영어 그리고 한자까지 배우는 1석 3조가 될 것이며, 외국인 학생에게는 한국 문화의 길라잡이, 한국어 수준 고급화 전략이라는 면에서 일거양득이라고.



일본어를 영어로 사자성어와 속담 등을 풀어놓은 사전도 있지만, 아무튼 국어를 바탕으로 사자성어를 영어로 그리고 한자로 정리해두어, 사전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2부체재이며 1부 사자성어는 424개가 실려있고, 2부 상용속담 240, 부록에 간추린 사자성어로 사자성어 요약표, 사자성어 짝짓기, 만화 고사성어가 실려있으니, 입체적인 학습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사자성어의 연원 풀이(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인데, 그 쓰임 두 가지 1)윗 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부림, 2) 모순된 것을 우겨서 남을 속이려는 짓이라고 적어놓고 관련 고사를 소개하는데, 이를 우리말과 영어로 써 두었다. 영어를 제1 언어 혹은 한국어를 배우는 데 설명을 영어로 해야 할 때 이런 예문은 고사성어의 출저를 파악하는 동시에 문화를 배울 수 있게 되니. 여기에 한자 쓰기 연습란까지... 우리말글이라고 자신있게 쓸 수 있다는 착각, 의외로 어떤 한자를 쓰는지, 그 획순은 어떤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 역시 정확하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642개의 한자를 익히고, 영어로 표현이 가능하게 짜여져 있다. 이 정도면 일거삼득이라해야 할 듯하다. 




지은이의 의도대로 한국 학생 혹은 국어 학습자에게는 사자성어와 속담의 한자표기와 영어로 표현하는 법을, 외국인 학습자에게는 한국어는 물론 문화학습까지. 꽤 유용한 사자성어, 속담 다국어 사전이 될 수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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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송지우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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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선거


선거는 민주주의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세계의 선거결과들, 합법적인 절차를 통한 전체주의의 복고, 귀환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시진핑은 진시황을, 러시아의 푸틴은 차르를 연상하게 할 정도이니, “선거”란 결국 강제된 절차? 합법적인 권력 인정이라는 형식적 절차만을 충족시켜 주는 게 아닌가 싶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유린과 트럼프, 그 역시 수십 건의 범죄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민주주의와 선거는 전혀 같은 맥락이 아니라 오히려 잘못되면 민주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선거가 될지도, 2024년 지는 4.10 끝난 22대 국회의원선거, “야대여소”의 결과만 두고 보자면 선거는 민주주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 듯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거대 양당 속에 갇힌 진보진영의 애잔한 모습이 한없이 작아 보인다. 극우냐 우파냐 하는 정도의 차이일 뿐, 이미 진보성향의 정당은 지리멸렬, 축소를 거쳐 이제 정치무대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서리북(서울리뷰오브북스)의 2024년 봄호 특집 “민주주의와 선거”에 실린 5편의 서평, 송지우의 “민주주의는 유권자 때문에 실패하는가<민주주의에 반대한다>(제이슨 브레넌, 아라크네, 2023), 유정훈의 ”민주주의를 선거로 구할 수 있을까“(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어크로스, 2018), 하상웅의 ”차별 없는 차이의 인정“, 정희옥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대중”에서 프랜시스 후쿠아먀의 <존중받지 못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그리고 지역 정당의 설립 담론을 정리한 윤현식의 <지역 정당>의 서평 ”양대 정당 독점 정치를 아래로부터 무너뜨리는 법“을 장석준이 썼다.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늘 해묵은 그러면서도 새로운 주제는 정치개혁이다. 거대 양당제도의 개편을 요구하는 여러 담론은 번번이 국회의 담을 넘지 못하고 끝났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도도 군소정당의 난립은 정치 불안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한반도의 근본 모순인 분단이 늘 상수로 자리한다. 제왕적 대통령제까지 이어지는 정치구조의 변혁은 어떻게. 아무튼, 거대 양당의 독점구조를 어떻게 깰 것인지를 생각게 하는 장석준의 서평에 눈길이 간다. 이 번 22대 국회의원선거의 결과에서도 보이듯, 


송지우의 ”민주주의는 유권자 때문에 실패했는가“


지은이 제이슨 브레넌은 <민주주의에 반대한다>에서 “우리는 더 유능한 정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의 문제 제기의 핵심은 잘못된 지식(정보)을 갖춘 유권자가 비합리적인 후보에게 투표한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말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한국의 윤석열 같은 현재 상식(뭐 고정관념이라 해도 좋다)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가 이런 현상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의 문제 제기와 맞아떨어진다. 본디 민주주의에 관한 이해의 관점은 민주주의는 갈등의 연속이며,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생물이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브레넌 민주주의 이론에는 악마의 옹호자-다수가 동의하는 의견에 반대하면서 더 깊이 있는 토론을 끌어내는 사람-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2016년에 출간된 이 책은 <투표 윤리론>(2011),<강제 투표 찬반론>(2014)과 함께 3부작을 이루는 마지막 책이며, <투표 윤리론>에서 시민 미덕을 행사하는 제일 나은 방법은 정치 밖에 있으며, 시민 대부분은 투표권이 있어도 투표를 자제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제 투표 찬반론>에서는 강제 투표가 정당하지 않다고 한다. 이들 주장의 연속성 상에서 이 책의 논의는 민주주의는 완성체가 아님을 전제로 한다. 


에피스토크라시, ‘지식인에 의한 통치’는 하나의 대안일 뿐


이 책에서는 브레넌은 민주주의 대안으로 “에피스토크라시”, 즉 ‘지식인에 의한 통치’을 주장하지만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에피스토크라시는 플라톤의 철인통치(철학자에 의한 통치)를 연상케 한다. 에피스토크라시 형태의 정부는 공화주의 대의 정부의 정상적인 특징을 대체로 유지한다. 정치 권력은 소수의 집중에서 벗어나, 대중적으로 따라서 힘은 분산되고,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 물론 법적으로 에피스토크라시는 정치 권력을 균등하게 분배하지 않는다. 법에 따라 지식을 갖춘 유능한 시민은 상대적으로 덜 유능하고 지식이 부족한 시민보다 약간 더 많은 정치적 힘을 갖는다고.


브레넌은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정의롭지 않기에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송지우의 서평은 브레넌의 이 책이 사회과학적 방법과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논리 비약과 4~6장 사이의 주장점 가운데는 서로 충돌하며 모순마저 보인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에피스토크라시는 어디까지나 대안이라 평가하며, 여기에 가해진 다른 이들의 비판에 관한 반비판을 하기도, 


미국의 민주주의와 선거- 인종차별이 근원?


서평자 유정훈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2018년에 쓰여진 점을 전제로 두 정치학자는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 <뉴욕 타임스>에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 후, 이 책을 썼는데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이후 민주주의 사회에 등장한 독재자들의 공통된 특성을 분석하고, 해당 국가에서 어떤 과정으로 민주주의가 파괴됐는지를 살핀다. 


미국의 모든 문제는 인종차별로 통한다고, 즉 미국 민주주의 규범은 인종차별에 의존해왔다고, 1965년 미국 사회는 완전히 민주화됐다고... 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인데, 실제 미국의 사고, 불법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하지만 현실은 어디나 비슷하다. 한국도 유럽 여러 국가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상을 추적하면서 이와 같은 결론을... 그 밖에 흥미로운 내용으로 후쿠시마의 “존중받지 못한 자들의 정치학”이 있다. 일독을 권하면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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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표현 - 사람과 돈이 따르는 센스 있는
아소 사이카 지음, 이은혜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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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돈이 따르는 센스있는 “3초 표현”

 

커뮤니케이션 심리 라이프 코치 아소 사이카의 이 책은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 들어있다. 노자의 “자중자애” 세계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며,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관계는 출발한다는 의미가 녹아있고, “내가 절대적”, 내가 내 중심을 잃어버리고 생활 속의 모든 관계, 직장이든, 친구, 이성, 주변 따위를 포함해서 우선 나를 세우는 바운더리를 구축하라는 심리학적 처방 따위도 소개한다. 이 책의 구성은 5장 체재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하는 인간관계를 3초 안에 바꿀 수 있다는 내용으로 1장에서는 솔직해질 타이밍을 잡아라,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솔직히다. 칭찬보다는 믿음을, 정신건강을 지키는 법을 다룬다. 2장에서는 ‘좋은 친구’ 되기,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란 탈을 벗어라, 공감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라 상대가 나를 인정하게 만들라는 등, 외모, 말씨 등에 관한 것들을 싣고 있다. 3장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울리는 말하기 비범, 사람은 주관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의 말과 태도를 내 기준으로 해석하지 말라가 주요한 지적이다. 4장, 듣기 비법, 5장 업무와 성과를 올리는 말하기 비법, 여기서는 역지사지, 이 책의 중심은 말하기, 듣기, 그리고 그 기준이 되는 자신에 대해서 알기 등이 얼개다.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메타인지를 바탕으로 자신을 대상으로 놓고 따져보기 등에서 부감적(俯瞰), 즉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조감도처럼 자신의 인식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복기해보자. 그저 당했다는 것으로 끝나서는 발전이 없으니, 첫째 인지 과정에 대한 인식, 애초부터 내가 잘못 생각했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기,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꼬이게 되는 일도 가끔이 아니라 자주 있다. 둘째, 감정적 해결, 세 번째, 현실적 해결, 왜 무시당했는지를 생각해보기, 인간의 자의식이란 틀을 넘어 신의 눈으로 문제를 보면서 ‘이 문제를 풀면 세상이 더 좋아진다.’라는 생각을 품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이다

 

이 책의 열쇳말이며 가장 중심되는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이를 위해서는 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에게는 어떤 특성이 있는가(특성), 사람들이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남에게 비치는 내 모습), 나는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는가(가치관), 이때 핵심은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당신의 모습은 우연히 그렇게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라, 그러면 ~라떼와, 왕년에라는 말은 내 낱말 사전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니까, 당신 스스로 당신의 모습을 그려가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3초 표현”을 위해서는 사람에 따라 수십 시간, 아니 수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3초라는 개념이 어떤 건지는 별론으로 하자. 3초라는 아주 짧은 순간, 찰나에 당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이나 나에게 긍정, 부정, 혹은 양쪽 모두를 느끼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메시지는 “나는 뭐가 되고 싶은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명확히 정하라는 말이다. 그래야만 제 중심을 잡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 정립에 필요한 말하기, 듣기 등도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날마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긴다. 상대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허다하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뒤에 가서 후회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또 "자중자애" "나를 지키는 바운더리" "나는 어떤사람으로 살고 싶은가"에 관해서 논한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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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왕릉실록 - 왕릉 스토리를 통해 읽는 역사의 숨소리
이규원 지음 / 글로세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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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왕릉 실록


이 책은 왕릉 탐방을 통해 당대의 역사를 추적해보는 히스토리텔링이다. 통일신라는 여전히 혼란 속에. 문무왕을 어어 내란을 수습하고 내치에 전념했던 31대 신문왕, 32대 효소왕, 새로인 중국 발해만에 등장한 고구려의 후예 해동성국 발해, 신라는 33대로 이어지고, 54대 경명왕 대에 이르러 후삼국의 선발주자 후고구려 궁예, 고려 왕건, 견훤군의 침입 소식을 듣고 자결한 55대 경애왕(景哀王)을 거쳐 견훤과 56대 경순왕(敬順王) 순리에 따랐던 왕, 


지은이는 26대에 걸친 통일신라 왕릉을 따라 역사와 문화를 잇는 장정에 나섰다. 이 시대의 행정 체계와 관제를 들여다보면서, 왕권의 부침을 들여다본다. 누구도 찾는 이 없는 곳에 잠든 왕들의 묘, 왕릉은 지은이에게 어떤 말을 전했을까?, 인생무상이었을까, 권력 없이 그저 꼭두각시처럼 휘둘림만 당하다 스러져간 왕은 그에게 무슨 말을 전했을까?, 책 속에 실린 작은 묘비 속에서 왠지 모를 쓸쓸함과 애잔함이 전해져온다. 


이 책 <통일신라 왕릉 실록>은 삼국 왕릉과 조선왕릉 사이에 끼인 통일신라 왕릉, 지은이는 주역과 명리, 사찰 풍수를 당대의 기라성들에게 배웠다. 종교를 다룬 언론사의 풍수 대기자라 소개됐다. 풍수는 죽은 이를 위한 게 아니라 살아있는 위한 것이다. 조상의 묘를 명당에 잡아야 후손의 운이 틘다, 즉 발복한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가 이러 저러한 이유로 명당에 들어앉아, 후일 왕이 됐다는 이야기도.


역사 교과서에 실린 통일신라를 연 김춘추 그는 성스러운 피를 물려받은 “성골”이 아닌 절반만 성스러운 피가 흐르는 진골 출신, 거기에 패망 가야국의 왕가의 후예 김유신의 활약으로 통일이 된 삼국, 역사란 가정(假定)이 통하지 않는다지만, 만약 삼국이 서로의 균형 속에서 존재했더라면 어떠했을까?,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다. 물론 언젠가는 통일이 되었겠지만, 아니, 어느 한 나라에 정복됐을지도 모른다. 그게 고구려, 백제였다면….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정권교체는 피를 부른다. 누군가는 숙청을 당하고, 누군가는 벼락출세하기도 한, 고인 물이 썩듯이 왕권교체는 권력의 재생, 정화, 자가발전의 엄혹한 질서였을까? 


신라 임금 신분의 시대적 구분은 세 갈래다. 성골, 진골, 귀족 시대(37대 선덕왕(宣德王)에서 56대 경순왕까지), 누가 어떤 경로로 왕이 됐고, 또 어떤 과정을 통해 후대로 이어졌는가를, 하나의 긴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성골이 진골에게 밀려나 귀족이 되고, 와신상담을 꿈꾸며, 진골 또한 귀족들에게 밀려나면서, 통일 후 126년 만에.


지은이가 풍수가라는 이력은 은근히 왕릉이 거기에 선 까닭의 전후를 살피면서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하기에 십상이지만, 그런 대목은 별로 없다. 그저, 어느 왕이 어떻게. 지금 왕릉은 어디에 있고 어떤 사연이 있는지만을 짧게 소개할 뿐이다. 왕릉 이야기라기보다는 통일신라 왕들의 왕위계승과정과 치세 동안의 주요 사건과 죽음을 알려줄 뿐이다. 간략하고 알기 쉬운 서술이라는 책 표지의 소개말처럼 진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적어도 왕릉에 관련된 풍수 비화 등은 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통일신라 26대 걸친 연대기로 당대의 왕들을 다루고 있으니, 전체 개괄로써는 꽤 의미가 있다. 


신라 헌강왕 때 처용설화가 등장하고, 당나라에서 토항소격문으로 문명을 날렸던 최치원이 신라로 돌아온 것도 이때였다. 처용설화와 헌강왕 치세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까지 논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사와 문화를 잇는 것이었다면 말이다... 


적어도 통일신라 시대 모든 왕이 무대의 주인공으로서 주목을 받았던 인기인들은 아니었다. 치열한 권좌 다툼 속에 암중모색하는 반왕파들…. 오히려 통일신라의 흥망성쇠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름대로 도움이 된다. 아무튼, 이 책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읽느냐, 즉 관점에 따른 독해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26대 왕과 관련된 일을 적어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영웅관이 없이 말이다. 곳곳에 설명된 제도 등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왔음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가볍게 일독하기를 권한다. 단편적으로 알려진 통일신라 역사를 실록이라는 접근 방법으로 전개하기에 당대의 시대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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