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경 쓰지 않는다
오제키 소엔 지음, 김지연 옮김 / 큰나무 / 2017년 7월
평점 :
요즘들어 '나'답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간간히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각박해져가는 세상 탓이라고 할까......
치열한 생존법칙에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하얗게 불태우는 탓일까......
이제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가정에, 육아에 전념을 하다보면 가끔씩 격하게 공허함을 느끼곤 합니다.
하루를 돌아보게되는 밤이 되면 나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눈물도 흘리곤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워킹맘이 되어 당당하게 살아가는 지인들을 바라보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가끔씩 불똥을 튀기는 남편의 무심한 말 한 마디는 더 '나'는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꾸만 위축되고 초라해지는 내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외출을 꺼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를 다잡아준 것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책의 문구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람이 움직인 것도 깃발이 움직인 것도 아니다.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대로 생각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그 무엇도 신경 쓰일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
참으로 해 보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프롤로그>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편지에는 저마다 남모르는 고통과 괴로움이 담겨 있다. 편지를 읽다 보면 마음이 뭉클할 때도 있지만 솔직히 그 사람의 심정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러한 편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간절한 마음이다.
'고민을 해소하고 싶다. 괴로움을 극복하고 싶다. 괴로움에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싶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타력본원' 곧 다른 이에게 기대어 일을 성취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자기 자신'이 없다. - page 6 ~7
결국 자기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
그래야 나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3. 고독을 신경 쓰지 않는다>가 인상깊었습니다.
왠지 요즘은 나 혼자인 듯 하고 나만이 외롭고 고독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고독'이란 누구에게나 있었습니다.
또한 책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독과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경 쓰지 않는 마음'을 얻어야한다. 철저히 혼자가 되는 것,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뭔가 있어 보이게 말하는 자가 있는데 그건 순 거짓말이고 허황된 소리다. '신경 쓰지 않는 마음'이라고 외치며 흔들림 없는 마음을 얻길 바란다고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 page 41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멸시당하고, 냉소적인 시선을 받는 것은 괴롭고 쓸쓸한 일이다. 믿어주는 사람, 높이 평가해주는 사람에게 저절로 발길이 옮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은 도망치는 것이다.
"왜 다른 사람들이 너를 경멸하느냐. 그것은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왜 다른 사람들이 너를 신뢰하지 않느냐. 그것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기 때문이 아니다. 네가 자신의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그저 도망만 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겁하기 때문이다. '고독하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며 나 같은 사람이 있는 곳까지 도망을 쳐왔기 때문이다."
힘껏 인생에 맞선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아이를 경멸하거나 불신하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고독하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page 45
그동안 나는 투정을 부렸던 것이었나 봅니다.
그저 내 자신을 외면하고 도망치며 다른 이에게 그 책임을 전가한......
그래서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이들의 시선'의 삶을 살았었나 봅니다.
이 책은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나'로 살아가고 싶은 이에게 다정하게 다가오지만 그 속엔 강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쉽게 읽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조금 불편하지만 그만큼 깨달음을 주었던 책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20. 신경 쓰지 않는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재떨이를 그저 재떨이로만 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타인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만 재떨이와 마주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경 쓰지 않는다'란 '재떨이에 꽃을 놓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하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재떨이로 차를 마시면 얼마나 맛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 그것 역시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렇듯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바로 '신경 쓰지 않는다'이다. - page 237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어떤 것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기쁠 때는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기분이 되고, 슬플 때는 온몸으로 처절하게 슬퍼하는 것, 지금 여기에서 가득가득하게 사는 것, 그것이 '신경 쓰지 않는다'이다. - page 238
'신경 쓰지 않는다'.
이 말을 가슴에 새겨야겠습니다.
내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존중하며 실천하는 것.
온 몸으로 나를 느끼는 것.
그렇게 온전히 나를 위해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