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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원론 - 옛이야기로 보는 진짜 스토리의 코드 ㅣ 대우휴먼사이언스 20
신동흔 지음 / 아카넷 / 2018년 3월
평점 :
영화나 드라마, 책을 보다보면 '작가'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특히나 '신화'와 같은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옛이야기에 진짜 스토리가 있다.
이렇게 외친 책이 있었습니다.
『스토리텔링 원론』
스토리텔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이야기꾼 '신동흔'의 진짜 스토리텔링의 비결을 엿보았습니다.

그럼 '스토리텔링'의 의미가 무엇일까?
검색을 해 보니 정의가 다음과 같았습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 '스토리(story) +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서 말 그대로 '이야기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이다. - 문학비평용어사전
스토리와 텔링의 본령이 모두 옛이야기에 있기에 그 근원을 돌아보기 위해 옛이야기로부터 살펴보았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스토리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가까이로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우주들 속에도 스토리는 가득하다. 예컨대 생명 탄생의 과정은 그 자체 극적이고 경이로운 스토리다. 어여쁘고 가녀린 꽃송이 안에서 벌어지는 수술과 암술 꽃가루의 스펙터클한 교합. 또는 암컷의 자궁 속에서 한 개의 난자를 두고 벌어지는 수십억 정자의 무한경쟁. 천신만고 우여곡절 끝에 수정에 성공하는 그 '60억 분의 1'은 완연한 스토리 주인공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 탄생을 향한 무한도전 올림픽은 곳곳에서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세상을 갸륵한 스토리로 채우기 위하여.
세상 만유에는 스토리가 내재해 있다. 우주의 섭리를 반영한 자연적이고 역동적이며 전완적인 스토리들이다. 일컬어 원형적 스토리. 그것을 잘 포착해서 풀어내는 것만으로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된다. - page 23 ~ 24
결국 세상은 끊임없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고, 나 역시도 스토리를 만들고 있지만 스토리꾼과의 차이는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심의 차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백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백설공주와 실제 그림형제 민담집 원전에서 느껴지는 의하하고 잔인한 이야기.
이 설화의 스토리적 심장과 맥박을 이루는 서사적 화두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간악한 폭력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변함없는 순수와 긍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이며, 마침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가?
그리고 이어진 이 설화의 인생론적 화두에 대한 서사적 답변.
A. 현실론 : 거칠고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력한 선의와 긍정은 속절없이 좌절할 것이다.
B. 이상론 : 악의는 선의를 이길 수 없으므로 순수와 긍정의 삶은 큰 영광을 이룰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나의 선택은 B의 이상론 쪽이다. 왜냐하면 저 이야기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므로. 이야기는 말한다. 거짓이 진실을, 타락이 순수를, 억압이 자유를, 폭력이 평화를 마침내 이길 수 없다고. 일시적으로 이긴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끝내 모든 것은 제 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고. 저 왕비는 백설공주를 한 동안 쓰러뜨릴 수 있지만, 마침내 그를 죽일 수는 없다. 그는 다시 살아나 화려한 영광을 누리게 되어 있다. 오래 흘러온 '진짜 옛이야기'가 전해주는 답이다. 거짓과 폭력에 당하고 쓰러지면서 다시 일어나 존재를 지켜온 '진짜 인생'속에서 우러난 삶의 철학이다. - page 240
이야기가 전하는 현실과 이상.
말하자면 현실은 '민담'이 아닌 '소설'인 것이라고. - page 242
이야기에서 선택은 아마도 우리의 몫은 아닐까......
스토리텔링에서의 진짜와 가짜.
그 차이를 구별하기엔,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안에서 우리는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살아가는 우리.
어떤 스토리가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를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