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다시 보기를 권함
페터 볼레벤 지음, 박여명 옮김, 남효창 감수 / 더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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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은 너무 무분별하게 숲을 파괴하고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그랬더니 이제 그 환경이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니, 우리의 생사에 위협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미 후회해도 늦어버린...

우리의 자업자득임을...

 

그래서 '환경'에 관련된 책이 나오면 찾아 읽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읽게 된 이 책 역시도

 

진정한 생태계 보호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수작

 

이라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전할 이야기는 어떨지...

 

숲의 위기는 인간이 숲을 가꾸고

보호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숲, 다시 보기를 권함

 

 

숲.

숲에 대해 저자는 훼손되지 않은 원시 상태의 자연을 가장 많이 닮은 생태계라고 하였습니다.

바람이 우듬지 사이를 살랑거리면 새들이 노래하고, 초록의 나뭇잎들이 파란 하늘과 뒤섞인 곳.

마실 물과 깨끗한 공기, 생물종의 다양성을 허락하는 이곳이 바로 '숲'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덧붙여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정말 자연의 본모습인지...

 

그래서 저자는 조금은 비판적인 시선으로 나무와 자연의 세계를 바라보며 결국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미 책 표지에서 밝히고 있었습니다.

 

내버려두라, 숲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숲에게 맡겨라.

 

어릴 적부터 환경운동가가 되고 싶었다는 저자.

산림경영 전문가가 되어 나무 사이를 누비며 숲의 신선한 공기를 음미하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무실에서의 업무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이 아니기에 휨멜 지역 후임 자리에 지원을 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됩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산림경영 전문가로서의 삶이 시작됩니다.

 

처음엔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숲을 잘 관리하고 산림을 경영해서 돈을 버는 일을 최종 목표로 삼았던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너도밤나무'.

폭풍에 수관이 꺾여 버린 한 고령의 너도밤나무.

몇 톤이나 나가는 두꺼운 줄기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경영적인 측면에서 실수라고 판단한 그는 그 나무를 베어 내라는 표시를 남기고 얼마 후 산림 노동자들이 기계톱으로 나무를 베어 내는데...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너도밤나무도 기억난다. 목재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해 보여서, 마침 어느 지역의 단체에서 장작을 구한다기에 주기로 한 나무였다. 때마침 숲길 근처에 있던 터라 실어 나르기 어렵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 나무와 함께 그 안에 살던 수천 마리의 생명체들을 함께 내어 준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무분별한 기계 사용에 대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딱 두 번 유압용 호스가 폭발하는 순간을 목격한 적이 있다. 몇 미터까지 날아가 튄 기름은 숲의 토양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숲에 쏟아지는 유해물질이 이것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산림노동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대단히 해로운 폐유를 기게톱의 체인 윤활유로 사용했다. 폐유로 채워진 기게톱은 그렇게 나무를 베고 가지를 꺾었으며, 끈적끈적한 페유는 리터 단위로 숲 구석구석에 튀었다. - page 35

 

업무규정을 지키며 일하고 전임자의 지시를 따를 뿐이었지만...

 

고령의 활엽수림을 벌채하는 일이 정말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좋은 형질의 나무들을 베어 내면서까지 숲의 나이를 젊게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안 되는 것일까? 먼 훗날 후임에게 이 관리구역을 넘겨줄 때 내가 오염시킨 토양은 과연 얼마나 될까? - page 36

 

자신이 꿈꾸던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안정된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진정한 생태계 보호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이 인간이 '자연'을 위해 한다는 행위들이 인간 중심적인 시선으로 보호가 아닌 또 하나의 '훼손'과도 같았습니다.

 

모묙을 심어야 하는 숲의 땅은 대개 목재 수확 과정에서 한 번 그리고 수확 이후에 또 한 번 손상을 입는다.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식묘 준비 과정인 밭갈이 때문이다. 이미 대외적으로도 구식인 데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방법이다. 벌목이 이루어지면 각종 가지와 수관, 밑동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들을 피해 빈 공간에 묘목을 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때는 질서정연한 대오를 갖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불도저가 등장한다. 이 혼잡함을 단숨에 갈아엎어 한곳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이 밭갈이 과정에서 부식토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쯤은 쉽게 무시해 버린다. 밭갈이를 마치고 나면 마치 모판처럼 평평하고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토양을 가질 수 있으니까.

불도저는 에민해진 땅을 이렇게 또 한 번 갈아엎는다. 여기가 끝이 아닌 숲도 있다. 비용을 절감한답시고 싹을 심는 작업마저 육중한 기계를 투입해 처리하는 경우다. 이렇게 총 세 번에 걸쳐 짓이겨진 토양은 영구히 손상되고 만다. 나무들은 자라긴 하지만 평생 병에 시달린다. 그리고 원시림의 토양에서 살던 다양한 생물은 영원히 자취를 감춘다. - page 111 ~ 112

 

무엇보다 왜 우리가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가!

 

숲과 관련해 이 직업군을 홍보할 때는 숲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연약한 환자와 같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산림경영 전문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숲이 질병과 훼손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나무가 어떤 장소에서 이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산림청이라고도 한다. 산림경영 전문가는 생태계가 온전히 가능할 수 있도록 고령의 나무들을 적기에 베어 내고, 혈기왕성한 어린나무들로 대체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들이 없으면 숲도 없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산림경영 전문가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이다.

예상했겠지만 그야말로 난센스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열대우림을 보살피는 것은 누구며, 끝없이 펼쳐지는 시베리아를 관리하는 것은 또 누구란 말인가? 자연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능력으로 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는 이미 증명된 사실이 아니던가? 반면 우리 인간은 단순림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 page 240

 

그렇기에 저자는 마지막에 우리에게 당부의 말을 전합니다.

원시림을 회복시켜야 할 책임을, 그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참으로 모순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저자를 통해서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자연보호가 무엇일까...?

그전에 자연을 이루는 모든 것에 귀 기울이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이 숲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그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 가운데 비로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숲을 위해, 자연을 위해 진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란 생각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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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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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저의 무지함이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이 분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면목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유학생이자 유관순 열사의 스승.

덕혜옹주의 오라버니인 의친왕 이강과 함께 조선을 지키고자 했던 독립운동가.

가슴에 새겨두겠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김 란 사

(하지만 소설에서는 '하란사'로 표기합니다.)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하란사』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늘 배를 곯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에게 아버지는 아버지뻘 되는 남자를 사윗감으로 점쳤습니다.

 

"가서 너만 잘하면 사랑받고 살 게야." - page 27

 

부모보다 가까이 지낸 할머니의 진심 담긴 이 덕담.

정말이지 그녀가 '하상기'를 만나지 않았다면...

막 개화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여성들이 선교사들에게 공부를 배우러 다니는 일을 하지 못했을 테고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를 만났기에 그녀는 몰랐던 세상에 당당히 발을 내밀 수 있었습니다.

 

혼인한 여성은 입학이 불가하도록 교칙이 바뀐 이화학당에 '괴짜'가 등장하게 됩니다.

 

"어느 날 그녀가 밤중에 프라이 선생님 앞에 나타났대. 가지고 온 등불을 선생님 앞에서 끄면서 말했다는 거야. 우리가 캄캄하기가 이 꺼진 등불 같으니 우리에게 학문의 밝은 빛을 줄 수 없겠느냐고. 그래서 그를 기특하게 여긴 선생님 덕에 입학 허가를 받았대." - page 38 ~ 39

 

그렇게 입학하게 된 그녀.

자기소개를 해 보라는 선교사의 말에 그녀는 머뭇거립니다.

 

"이름? 그런 거 없어요." - page 39

 

그래서 선교사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낸시?"

그녀는 입속으로 이름을 굴려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성은 뭐죠?"

"하 씨요."

이름이 없다고 말할 때와는 다르게 성씨는 빠르게 말했다.

"하낸시. 어때요? 잘 어울리지 않아요?" - page 40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낸시가 마음에 안 들어?"

"응, 그래서 란사로 고쳤어."

"란사?"

"응, 낸시를 한문식으로 고쳤지. 화초 란에 역사 사. 그러니 란사가 되던걸. 하란사."

"하 씨는 남편 성씨?"

"응. 난 내 본성이 싫어."

"왜?"

"그냥. 김 씨보다는 하 씨가 예쁘잖아. 그리고 미국에서는 여자가 남편 성을 따른다잖아. 난 미국에 갈 거니까 그게 더 나을 것 같아." - page 41 ~ 42

 

그렇게 해서 그녀의 이름은 '하란사'가 됩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란사.

그러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지만 배움에 대한 욕구가 더 강했던 그녀는 자신의 딸 자옥이 유모의 손에 자라게 합니다.

하지만 자옥은 그런 엄마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묵묵히 응원을 하는데...

 

란사는 늘 바빴고 자옥은 보채지 않았다. 마치 엄마의 큰 뜻을 아는 듯이 음전하고 기특하게도 잘 자랐다. 그런 자옥이 이화학당에 들어와 공부를 할 때도 란사는 자옥의 어미가 아니라 선생님이었다. 학교에서도 란사는 자옥을 특별하게 챙기지 않았다. 똑같은 학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옥은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더러 속사정을 아는 친구들이 물어도 자옥은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란사를 두둔했다.

"우리 엄마는 선생님이잖아. 나라를 위해서 할 일도 많으신 분이고." - page 52

 

그렇게 속 깊은 자옥이 꽃다운 열여덟 나이에 요절하게 됩니다.

딸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드러내놓고 울지 못하는 란사의 모습.

그 처절한 몸부림이 훗날 그녀가 나라를 위한 마음의 불꽃으로 활활 타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안해. 자옥아, 미안해. 엄마가 덜 자란 나무처럼 너무 부족해서 그랬어. 생명을 온전히 사랑할 줄 몰라 그랬어." - page 59

 

남편의 지극한 배려와 보살핌으로 그녀는 미국 웨슬리언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또 한 명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바로 대한제국의 왕자인 의친왕, '이강'.

그를 만나 그의 옆에서 돕고 의지하면서 자신의 애국심과 독립 의지도 키워가기 시작합니다.

더불에 그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깊어지기 시작하고...

 

지독한 여름이 지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바람이 불고 푸르던 나뭇잎이 새들새들 말라가다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쓸쓸했다. 저 낙엽이 나라와 비슷해 보일 때면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아, 언제나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을꼬."

이강을 만난 이후로 자리 잡기 시작한 란사의 꿈은 점점 간절해져갔다. - page 186

 

유학을 다녀와 이화학당의 사감이 된 란사.

'욕쟁이 사감', '호랑이 사감'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그들을 감독하고 훈육하며 보살폈지만 그 이면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독려하며 나라 사랑하는 마음도 단단히 일러두는데 있었습니다.

특히 순이와의 대화.

 

"나라 꼴이 이럴수록 공부를 해서 후일을 도모해야지...... 신여성이 많아져야 나라를 위한 운동도 할 수 있지."

순이를 찬찬히 살펴보던 란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란사를 바라보는 순이의 눈빛에 적의가 가득했다.

"저는 신여성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신여성이 될 자격도 없구요."

눈을 내리깔고 또박또박 말하는 순이의 태도는 신여성에 대한 오해나 혐오가 담겨 있는 언사였다.

"공부는 신분을 초원해서 해야 하는 걸세. 애국 또한 그러하고." - page 256 ~ 257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은...

너무나도 허무했습니다.

자신의 열정을 다 불태우기 전에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 줄이야...

이렇게 그녀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될 줄 몰랐던 저는 허무함만이 빈 가슴을 채우고 말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을 살았던 그녀.

못마땅한 이들을 볼 때면, 일본 놈들을 향해 그녀는 '구더기 같은 놈'이란 욕을 하곤 합니다

 

 

정말 토악질나는 이들.

 

"이 아가리를 찢어 죽일 놈들아, 이 구더기 같은 놈들아!" - page 95

 

정말 저도 읽으면서 친일파들, 특히 '배정자'는 소설 속에서 만날 때마다 '이 구더기 같은 놈들'이라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은 여성들의 삶의 모습은 닮은 듯하였습니다.

'최초'의 미국유학 김란사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작가 나혜석

이 둘은 여성으로써 한 사람으로써는 훌륭하였지만 '엄마'로써는 참으로 부족하였던 이들.

항상 가슴 한 켠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자식을 향한 마음.

참...

뭐라 말로 형언할 수 없음에...

 

이 책에 '김란사'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녀가 남기고 간 노트의 첫 장에 적힌 문구를 조심히 남겨봅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내 생각대로 사는 것이다.

내 생각은 그곳에 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것!

나는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될지니.

 

당신 덕분에 오늘날 저희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애국정신 가슴에 꼭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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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 도발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생각노트
조진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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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주위를 둘러보면

건물, 건물, 건물...

이렇게나 많은 건물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겠지만 건축물에 대해 1도 모르는 저에겐 그저 하나의 공간으로만 여겨질 뿐이라...

궁금했습니다.

이 건축물이 가진 의미가 무엇일지...

 

공간이 가진 특별함은 누가 어떻게 만들까?

사람과 하나 된 건축물 속 숨은 인문학과

인사이트를 주는 공간, 시대정신을 담은 건축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건축이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이 질문 앞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건물에 대해 평가할 때 '형태가 매력적이다', '쓰인 자재가 마음에 든다'라고 말합니다. 이렇듯 건축에서는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나 예술의 표현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건축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관계를 만들고 사회를 형성하는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남, 자연과 인간, 개인과 사회, 안과 밖 등 다양한 관계성을 통해 우리 문화와 사회는 발전했습니다. - page 7

 

아...

이런 의미를 지니고 있었군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건축물과 건축가들의 도발적인 작업들로 인해 새롭게 형성될 사회적 관계는 어떤 것이고, 그곳에서 우리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공간들의 새로운 가치와 시대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책을 통해서 단순히 건축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장소와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그 질문은 결국 우리가 그 공간을 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가로 귀결됩니다. - page 8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공간의 재해석이 대두되는 요즘에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건축물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피카소 그림을 소유한 이가 그림 속 인물의 얼굴이 삐뚤게 그려졌다고 생각해 이를 똑바로 고쳐 그리면 코미디가 된다. 하지만 완성된 건물의 어느 부분을 소유자가 멋대로 고친다고 해서 누구도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원작자인 건축가가 법에 호소를 해봐도 소용이 없다. 때론 시간이 흘러 건축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수정이 불가능해질 수는 있지만 이는 창작성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그것이 공공재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 page 27

 

건축 초반에 존재했던 명확한 의도가 설계되면서 세월이 흐르면서 사용자와 관리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 의해 원래의 명료함이 사라진다는 것이...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참 씁쓸하지 않을까...?!

 

그래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생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건축'의 의미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건축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활동 공간인 '틈'을 만드는것이다. 여기서 '틈'이란 한자로 사이 간間에 해당한다. 즉, 건축은 인간人間이 앞으로 보낼 시간時間을 위한 공간空間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사람들 사이의 틈', 시간은 '순간 사이의 틈', 공간은 '관계 짓기를 위한 틈'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인생이란 이 중요한 '틈'들을 얼마나 의미 있게 채우며 살아갈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 page 78 ~ 79

 

결국 건축도 우리의 인생과도 같음을, 그렇기에 우리가 건축에 대해 알아야 함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소설에서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는데 책 속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동묘지는 외곽이나 산에 있는데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주택가 안에 존재합니다.

거리낌없이 도시 속에 묘지를 두는 그들의 모습은 저에게, 우리에게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공통적으로 이들의 묘지는 도시 가운데 위치하여 삶의 일부로써 매우 친근하게 여겨진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명한 건축가들이 설계를 맡고, 마치 공원처럼 활용되며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들은 왜 이렇듯 죽음을 아무 거리낌 없이 도시 속에 두는 것일까? 그곳에 가만히 머물러 잠시 시간을 보내본 이라면 답을 알 것이다. 죽음을 품고 있는 도시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묘역은 망자에 대한 기억을 담아 산자들이 성찰하는 공간이다. 죽음을 삶 가까이에 두는 것에서 비로소 우리는 겸손해지고 도시는 겸허해질 수 있다. - page 132

 

그리고 이 이야기가 진하게 울렸습니다.

 

과거 우리의 개발 시대에는 광범위한 재개발이 이뤄졌다. '철거는 선'이었다. 낡고 지저분한 옛것은 보존이 아닌 파괴의 대상이었다.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미명 아래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다시 들어서는 과정을 반복하며 서울은 역사성과 다양성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이 일상을 영위하는 낙원상가는 비록 아름답거나 편하지 않을지 몰라도 도시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제약을 해결하고 다시 도시와 우리 삶에 열리도록 하는 것은 건축이 가진 힘이다. - page 194

 

무조건적인 철거와 신축만이 답이 아님을.

한 건축에 쌓이는 세월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 '공간'이자 '역사'임을.

그러고보니 건축이 지닌 힘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우리는 건물을 '만든다'라고 말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말합니다.

뚝딱뚝딱 되풀이해서 '만드는' 것과 달리 개개인의 삶을 이루는 바탕이 되는 창조 행위이기에 '짓는다'라고 표현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건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존재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행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은 결국 공간으로 말해지고 새로운 건축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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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처럼 생각하기 - 목적 있는 삶을 위한 11가지 기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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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들어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몸은 뜻하지 않은 병을 얻게 되어서였고...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우울감이 나타나기 시작되어 예전의 일상처럼은 지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발버둥 치면서 몸을 움직여보지만...

이마저도 금방 지치기 일쑤...

그나마 '책'이 있어 하루를 보낸다기보다는 버텨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문구로 인해.

 

"이 책 한 권이면 지금 당신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불안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

 

딱 저를 위한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인생의 수도자가 되어야 한다"

매일 비우고 채우고 나누는 수도자의 삶에서 배우는 불변의 지혜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솔직히 두께감에 흠칫 놀라긴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건 큰 오산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술술 읽히고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꾸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웬만해서는 형광펜으로 표시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 어떤 문장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습니다.

정말...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아니 앞으로도 계속될 이 팬데믹한 상황 속에 힘겨워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수도자처럼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이 해답은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수도자처럼 생각해야 할까? 농구장을 지배하고 싶다면 마이클 조던에게 물어보는 게 현명하다. 기업 혁신 전략을 배우고 싶다면 일론 머스크를 파고드는 게 좋다. 멋진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면 비온세를 연구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평화, 안정, 목적을 찾기 위해 마음을 수련하고 싶다면? 전문가는 바로 수도자들이다. 그레이트풀니스를 공동 설립한 베네딕트회 수사 다비드 슈타인들라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끊임없이 '현재'를 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모두가 수도자다." - page 14

 

그래서 전직 승려이자 동기부여 철학자, 전 세계인의 마음챙김 코치인 그가 우리에게 평화롭고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수도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수도자의 마음가짐을 받아들이는 세 단계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우리는 놓아줄 것이다.

우리를 붙들고 있는 외부의 영향력, 내적 장애물, 여러 두려움을 벗어던질 것이다. 이 단계를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청소 단계라고 생각해도 좋다.

둘째, 우리는 성장할 것이다.

여러분이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자신 있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삶을 재편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베풀 것이다.

나 자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고 확장하며, 더 깊은 인간관계를 맺을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과 사랑을 타인과 나누고, 봉사가 주는 진정한 기쁨과 놀라운 이점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 가지 유형의 명상법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호흡법

몸을 위한 것, 즉 고요와 균형을 찾고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

떠올려보기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 즉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

만트라(소리 명상)

정신을 위한 것, 즉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자아 또는 우주와 연결되어 진정한 정화를 맛보기 위한 것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자아성찰과 깊은 자각을 하며 어느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특히나 몸이 안 좋다보니 부정적인 생각과 불평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책 속에서 이 이야기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슈람에서는 모기장을 치고 잔다. 매일 밤 모기장을 친 다음 손전등으로 그 안에 벌레가 없는지 확인한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모기장 안에 모기는 딱 한 마리 있는데 내가 물린 곳은 열 군데도 넘는 것을 발견했다. 달라이라마의 말씀이 기억났다. "스스로 너무 작아서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모기 한 마리와 함께 자보라." 옹졸하고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은 바로 모기와 같아서 아주 조금만 있어도 평화를 강탈할 수 있다. - page 78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가진 부정적 생각을 알아채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마치 그 모기 한 마리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그래서 생각을 정화하기 위해 수도자들은 자각, 접근, 수정이라는 과정을 겪는다고 합니다.

알아채고, 멈추고, 바꿔라.​


 

 

그리고 이 이야기가 저에게 참 와닿았습니다.

 

알다시피 의사도 병에 걸린다. 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님들은 늘 우리에게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병이 있고, 누구나 아직 배우는 중이라고 말씀하셨다. 건강 문제로 우리가 남을 비난하지 않듯이, 나와 다른 죄악을 가졌다는 이유로 남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가우랑가 다스는 짧은 비유를 통해 이 같은 조언을 되풀이해서 들려주었고, 우리는 그 말을 되새기며 다른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와 다른 병이 있다고 남을 비난하지 마라.'

'누구도 완벽하기를 기대하지 마라.'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page 70

 

제 자신에게 일깨워 준 <자존심이 아니라 자신감을 키워라>.

 

겸손함을 지니면 내 강점과 약점이 또렷이 보이기 때문에 노력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자신감과 높은 자존감은 겸손하고 불완전하고 노력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끔 도와준다. 부풀려진 자존심과 건강한 자존감을 서로 헷갈려서는 안 된다. 자존심은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길 바란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자존심은 스스로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존심은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표현하고 싶어 한다.

...

자세히 보면 우리가 그동안 노력해온 모든 자각이 겸손과 자기가치라는 서로 연결된 자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와 남을 비교할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닦고 나 자신을 발전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나를 증명하고 싶어 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외부의 바람에 주의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내 다르마에 맞는 의도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 page 320 ~ 321

 

역시나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을 이 책의 저자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약'인 '감사'.

 

감사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응어리와 고통을 극복하게 한다. 질투와 감사하는 마음을 동시에 느끼려고 해보라. 잘 상상이 안 될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다른 감정은 밀고 들어오지 못한다. UCLA의 신경과학자 앨릭스 코브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에 동시에 집중할 수는 없다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때 뇌는 도파민(보상을 담당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고, 우리는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지므로 감사하는 습관이 생긴다. 코브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을 감사할 대상으로 보면 뇌는 감사할 것을 더 많이 찾는다." 말하자면 '선순환'이다. - page 344

 

내 안에 부정적인 감정이 있었던 건 '감사'의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었음을...

이제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자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수도자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덕분에 나 자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장된 느낌을, 더불어 나 자신에게도 한결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이젠 나에게 문제가 닥쳤을 때 한 번쯤 '수도자라면...'이란 생각으로 또 하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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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유쾌할 듯 하지만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진한 울림을 선사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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