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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평점 :
하루 하루가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아침에 눈 뜨고 밤이 되면 머리의 과부하로 멍......
그리고 이어진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지만 별 의미 없을 듯한 생각들이 이 책에선 '아이디어'가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틈만 나면 딴 생각』

아무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이 문구가 이 책을 의미해 주었습니다.
잡채를 만들다가 시를 썼다
오타를 냈는데 카피가 됐다
참새 소리 듣다 연설문도 만든다
외출한 김에 소설이 나왔다
...
'딴생각'도 계속하면
'무엇이든' 된다!
그의 집요한 생각의 꼬리 물기는 말이 되었고 글이 되어 독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12개의 꼬리는 저마다의 색을 가진 음식으로 '정철'을 통해 뷔페로, 코스요리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각자 자신만의 추억을 간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저에게 이 책은 달콤쌉싸름하게 다가와 위로를 선사해 주곤 하였습니다.
<연필깎이의 일생>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곤 하였습니다.
죽는 날까지 딱 한 가지 일만 하는 녀석. 오로지 연필 깎는 일만 하는 녀석. 요리도 청소도 간호도 운전도 다른 어떤 일도 할 줄 모르는 녀석. 다재다능, 팔방미인 같은 말과는 거리가 먼 녀석.
그러나 세상은 녀석에게 다른 일을 배우라고 강요하지 않아.
새로운 기술 익히라고 다그치지 않아. 왜? 연필을 잘 깎으니까. 잘.
나는 무엇을 잘. - page 56
나 역시도 무엇을 잘......
과연 우리가 그토록 스펙을 쌓는 것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회가 잘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해서일까......
<펜은 칼보다 강하다>에선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말이 길면 힘이 약해져. 그래서 우리는 늘 짧은 한 마디를 원해.
이 명언 역시 짧아야 한다는 명령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 물론 짧아지려고 문장 앞에 붙은 단어 하나를 잘라냈지만. 원래는 이런 말이지.
일부 펜은 칼보다 강하다.
일부는 누구일까. 칼이 되려는 욕심이 없는 펜.
펜이 칼이 되려 할 때 펜은 칼 눈치를 보게 되지.
쓸 것을 쓰지 않게 되지. 쓰지 않아야 할 것을 쓰게 되지.
실망스럽게도 우리 곁엔 칼보다 강한 펜이 몇 자루 없어. - page 120
우리 모두는 칼이 되려는 펜이었을까......
그의 이야기를 따라 시선을 옮겨보고, 비틀어도 보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가, 그 이야기가 상상 이상의 재미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무엇도 '틀리다'거나 '잘못되었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없었습니다.
'딴'에서 나온 말이 글이 되고 생각이 되고 놀이가 되며 또 하나의 내가 된다는 것......
그것만큼 재미난 놀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잠들기 전에 생각을 가지고 놀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