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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애주가의 고백 - 술 취하지 않는 행복에 대하여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이덕임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애주가'까지는 아니지만 가볍게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곤 합니다.
살짝 오를 듯 말 듯한 취기.
그 기분 좋음을 즐기며 하루의 고단함을 한 잔의 술로 풀어버리는데......
여기 '어느 애주가'가 고백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사랑한 술,
놓쳐 버린 삶 그리고 시간
마음속 마지막 잔에 담긴 이야기
『어느 애주가의 고백』

책을 펼치기 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술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음......
술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느냐는 뜬금없는 질문......
뒤이어진 문구.
술 마실 때 찾아드는 행복한 환상
숙취를 안고 깨어난 아침에 찾아드는 공허함
그제야 깨닫게 되는 삶의 허울들
술을 마시면서 내가 놓친, 내 일상이 있었구나......
그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내심 궁금하였습니다.
술로 인해 크고 작은 사건과 에피소드로 자신의 일상이 피폐해지고 낭비된다고 느낀 어느 날.
화려하고 성대한 술 파티가 없었더라도 나는 코모 호수에서 열리는 주민 경기 대회나 이스탄불의 그리 중요하지 않은 예술 축제를 취재하러 기꺼이 여행을 자청했을까? 숙취 때문에 기사를 연기하거나 펑크 낸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술이 진탕 넘치는 저녁을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위안한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날이 어두워진 다음에야 빈 와인병을 유리 재활용 통에다 넣기 위해 얼마나 조심했던가? 가족이 집에 찾아올 때 부엌에 세워 둔 보드카나 과일 브랜디, 혹은 병에 남아 있는 술이 너무 적지 않아 보이도록 얼마나 신경을 썼던가? 술을 살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오히려 이상한 행동을 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는 동안 나의 내면에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삶을 계속할 것인지 묻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스스로 감추려 하고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할 때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던 진실, 나는 알코올중독자임을 인정해야 했다. 그렇게 인정하고 나서야 수치심에서 비롯된 여러 행동을 얼마나 해 왔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 page 29 ~ 30
그렇게 시작된 그의 술로 잠식된 영혼의 구원.
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기에......
그렇다. 아직은 술을 끊고 나서 마주해야 할 진정한 시험대 앞에 서지 못한 것이다. 직장이나 파트너의 유무, 외모 같은 외부적인 요인과는 상관없다. 자신이 원하던 안정감과 평화를 아직 얻지 못했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술을 끊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즉 아직도 파트너와 이별하거나 직장을 잃거나 가까운 사람이 죽거나 하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다시 술을 먹을 수 있는 커다란 함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age 107
그는 술을 끊음으로써 그동안 놓쳤던 삶에 대한 예찬이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나는 술을 끊음으로써
예전보다 훨씬 홀가분하고
죄의식과 부끄러움 없이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진정한 평화와 행복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 온몸의 세포를 통해
자유로운 추락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 page 129
우리가 술을 마시면 흔히하는 착각 중 하나가 술로인한 진정한 영혼의 자유로움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음을......
오히려 '술'이 행복과 망각의 허물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술을 마신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기분좋게,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수위까지 마시는 행위는 좋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과함이 부르는 참사때문에 이 저자 역시도 술에 대해서, 자신이 '애주가', '알코올의존증 환자'라고 외치면서 술을 끊고나서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술 마실 때의 행복한 환상은 공허한 빈 껍데기임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그가 술을 끊음으로 깨달은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명확한 소망을 갖게 되는 순간은 이상한 우연처럼 다가온다. 삶을 구원해 줄 수 있는 그 순간을 당신 역시 곧장 붙잡기 바란다. 그 순간은 의존증에 사로잡힌 자아를 정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생물학적, 심리적 조건이 우연하게 합쳐진 인생의 매우 드문 순간이기도 하다. 내가 이 결심을 하게 된 진정한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나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만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그토록 중요하고 불가능하게 보였던 술과의 이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각성의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선물과도 같다. 믿을 수 없지만 진실된 은총의 예라고 할 만하다. 나는 이 '은총'의 순간을 오늘날까지 매일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 page 233 ~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