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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우리를 기억해 - 아빠는 육아육묘 중
우지욱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3월
평점 :
너무나 예쁜 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고양이와 한 아이의 입맞춤.
사진만 바라보는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는, 봄바람처럼 제 마음을 설레게 한 이 책, 『오늘이 우리를 기억해』.
아빠가 육아와 육묘에 대한 포토에세이를 기록한 이 책.
벌써부터 가슴 한 구석에 핑크빛 물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겉표지를 벗겨보니 자칫 놓칠 수 있었던 문구를 발견하였습니다.
우리가 깔깔댔던 시간들은
아직, 거기 사진 속에 있다.
오냐 그리고
제인 해일과 함께라면.

만만치 않은 '육아'에 '육묘'.
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있기에 고단하더라도 오늘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긴 사진 한 장의 추억.
'오늘'은 찰나에 지나기에 그 순간을 잡고 싶음에 한 대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었거니와 고양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던 그 남자.
인연이었을까......
짜장면을 먹으러 우연히 들린 중국집에서
운명적으로 새끼 고양이를 만나 집사가 된 것이다. - page 26
'오냐'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기 고양이.
마치 그가 "오냐"라고 불렀기에 비로소 그 고양이는 "냐~앙!"하고 대답하는, 그래서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며 그렇게 고양이와 집사의 연을 잇게되고 여자친구는 아내가 되면서 한 가정이 탄생하게 됩니다.
딸 '제인'이와의 만남.
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인이가 아빠의 재롱을 보며 처음으로 꺄르르 소리를 내며 웃었다.
단순하고 본능적이던 '감정'이라는 서랍장에 '웃음'이라는 표정이 추가
되었다.
이제 언제든 아빠의 재롱에
다시 그 서랍을 열어줄 것이다. - page 60
왠지 나 역시도 첫 아이와의 재회가 떠올랐습니다.
부족한 엄마인데도 눈을 마주치면서 웃어주는 너무나도 작고 여린 아이.
그때의 그 감정, 그 마음가짐.
잠시 잊고 지냈던 감정에 조금은 울컥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게 되는 감정, 본능.
제인이의 의식은 아직 문명화 이전의 시대와 같다.
이성보다는 본능에, 논리보다는 직감에 의존한다.
그래서 오냐와의 교감이 더욱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오냐 역시 우리보다 더 말이 잘 통하는 존재를 만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 순간, 오냐와 제인이에게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 page 74
그래서 서로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어있나 봅니다.
그리고 찾아온 아들 '해일'.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그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엄마를 시험하는 아기.
"내가 이렇게 해도 무조건 날 안아줘야 해.
무조건 나를 사랑해줘야 해."
라고 말하는 것 같다. - page 185
이 책은 한 남자의 '고양이 집사'부터 '아빠'가 된 순간순간의 기록물이었습니다.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그의 바람이 한 장의 사진으로, 그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순간순간이 빛나고 감격적인, 그래서 그토록 소중한 오늘이 또 그려지는 진행 중인 그의 끝나지않은 이야기.
책 제목처럼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이
우리를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