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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부산할매, 렌터카로 유럽을 누비다
금유진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너무나도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한 할매가 브이를 그리며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간 큰 부산할매, 렌터카로 유럽을 누비다』

그녀의 유럽 여행기.
읽고나면 큰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버킷 리스트 1번이었다는 '유럽 렌터카 여행'.
그 꿈을 향해 달리다보니 어느새 그녀의 나이 일흔다섯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는 여행을 떠나고자 많은 여행 서적과 미쉐린 대형 지도를 사서 열공을 하였다고 합니다.
배낭여행이라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일텐데 운전까지......
"와우, 할매들이 간도 크네요." - page 6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그녀의 여행은 즐겁고 의욕에 가득 차 있었으며 읽고 나서는 그녀로부터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나는 <새뚝이>가 되고 싶습니다.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새 장을 열어 독창적인 생각으로 타인에게 뭔가를 제시하고 싶은 욕심꾸러기랄까? 삶은 하나의 여행이고 나는 손님처럼 와서 살다가 가는 것, 보들레르 시에 나온 여행자처럼 나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났습니다.
집에 두고 온 조금은 비루한 삶도 권태도 생각하지 말기, 나뭇잎에서 내려와 부딪치는 바람이 옷깃을 스칠 때 나는 행복하기, 바람과 구름도 내 여행에 포함시키기, 그래서 나는 항상 자유롭습니다. - page 194
부산할매의 여행은 독일, 스위스를 중심으로 가보지 않은 곳을 샅샅이 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생소한 곳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고 렌터카 여행으로만 느낄 수 있는 여행의 참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자신이 읽었던 책의 한 구절, 명화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음에 읽을 책을 선사해 주는 선물을 제공하곤 하였었습니다.
저에게 인상깊었던 <10 테쉬, 체르마트 경유지 마터호른, 라이 호수길 트레킹>에서의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단체 관광객이 길에 앉아 우리와 함께 먹으며 미소를 교환한다. 세계에서 여행을 젤 많이 하는 독일 사람들 - 모두 할매, 할배들이다.
미소짓는 얼굴은 아름답다. 부산 지하철에 많이 탄 노인네들은 왜 그리 얼굴에 힘이 들어가서 입을 꽉 다물고 있을까? 미소가 얼굴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젊은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잔소리에 정작 젊은이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마워하지 않는다. 존경받는 노인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할 텐데. - page 111
할매의 여행은 2198km의 주행과 함께 시원섭섭하게 끝이 났습니다.
"볼보야, 고맙데이.
아무 사고 없이 무사하게 달린다고 수고했제?
잘 있거라. 나는 간데이" - page 185
아쉬움을 뒤로한채 다시금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를 준비하는 할매.
이번엔 캠핑과 자동차 여행이라고 하는데 그 여행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곤 하였습니다.
할매가 전하는 여행과 삶의 의미.
현실에만 안주해있던 저에게 작은 꾸짖음과 용기를 전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