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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기생충
린웨이윈 지음, 허유영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큰 인상이 남았습니다.
기생충......?!
알고보니 이 책, 『우리 엄마의 기생충』은 대만 출판계 최고의 상 '금정장'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기생충학자인 엄마와 딸의 이야기.
그들의 성장 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 '린웨이윈'의 자전 에세이였습니다.
기생충의 '알 시기'부터 시작하여 '유충 시기 - 중간숙주', '성층 시기'로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독립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워커홀릭 기생충학자였던 그녀의 엄마.
그래서 어릴 적부터 그녀의 곁엔 줄곧 기생충이 있었습니다.
기생충은 어릴 적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고의 장난감, 심지어 보이지 않는 형제.
하지만 그녀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당신들의 귀한 외동딸이 박사 과정을 밟지도 않고 생물학 연구에 종사하지도 않았지만, 그리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휴학, 우울증 발작, 자살 미수, 강제 입원을 거쳤다. 지금은 조금 안정되고 전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경제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여전히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다. 기생충처럼 말이다. - page 23
그녀의 이야기가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릴 적엔 엄마의 사랑이, 어른이 되어선 남편의 사랑이 고팠던 그녀.
그래서 그녀의 이 한 마디가 가슴에 묻히곤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도 내게 호감을 가질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가 내게 호의적으로 대하면 곧장 방어 태세를 취하고 그들을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거나 그들이 내게 어떤 부탁거리가 있거나 나를 해치려는 게 틀림없다고 단정했다. 그게 아니라면 아무 이유도 없이 내게 잘해줄 이유가 없을테니 말이다. 누가 나의 방패를 깨뜨리고 다가와 호의를 보이며 도움을 주어도 당혹그럽기만 했다.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뭔가 빚진 것처럼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고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애를 썼으며 그들이 내게 잘해주는 이유를 나 스스로 '발명해냈다'. 이를테면 내가 그들을 도와준 적이 있기 때문에 '기브 앤 테이크'의 차원에서 내게 잘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 page 118
점점 나아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마지막에 외친 그녀의 다짐으로부터 제 자신에게도 자그마하게 외쳐보았습니다.
내게는 배워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 새로운 일을 배우고 마음의 돌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나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아메바의 생활로 한 걸음 다가서고 또 한 걸음 더 성숙해진다. 예전에는 성장이란 유년기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며, 철부지 같은 행동을 모두 끊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이란 아이와 어른의 특징을 모두 갖는 것이며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모습이 바뀌고, 새로운 도전과 맞닥뜨리고, 자신을 변화시켜 환경에 적응하며, 핵심 가치와 본질을 지킨다. 여기에는 자신의 과거, 대면하기 힘든 감정, 난처하고 불쾌했던 경험, 실패한 후에 찾아오는 무력감과 절망감, 완벽하지 않음, 분노, 미움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의 이면에는 희망, 강인함, 현실과 마주할 용기, 자상함, 포용, 이해심, 유머 감각 등이 있다. 포용, 이해심, 유머 감각이 있어야 아메바의 징그러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볼 수 있다. - page 287 ~ 288
우리 모두는 아마도 기생충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세상 속에서도 용감하게 맞서 싸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