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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이야기
니시 카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밥'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낍니다.
아마 먹는 '밥'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그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책, 『밥 이야기』.

사실 책 표지에 이끌리기도 하였지만 뒷표지에 적힌 문구가 저를 사로잡곤 하였습니다.
우리 몸속에 각인된 흰밥의 특별한 기억!
활자로 읽는 음식 맛은 3할 정도 더 맛있다
저자가 말하는 '밥, 맛'이 어떨지 궁금하였습니다.
첫 장을 펼치면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요리를 좋아한다. - page 7
처음부터 당당한 저자의 이 한 마디!
하지만 이 당당함은 점점 평범함으로 변하게 되었고 거기에 추억이 더해지면서 특별함으로 대미를 장식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알려준 최고의 음식 맛을 결정하는 궁극의 레시피는 바로 '추억'임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곤 합니다.
책 속엔 다양한 으로 먹는 음식과 더불어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읽고나서 여운이 남게 해 준 '활자밥'이야기.
미지의 음식! 머릿속은 사랑에 애태우는 복숭앗빛 '?'이고, 입속은 투명한 침으로 가득해진다.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 것보다 더욱 위를 자극하는 글 속의 음식들. - page 28
요컨태, 나는 평소 익숙한 것조차 해외문학에서 만나는 미지의 음식물처럼 생각했다. 그것이야말로 활자의 힘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 page 30
글에는 색도 향도 맛도 없다. 하지만 글로 묘사하는 음식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깊은 맛과 생명력이 넘치고, 근사한 향기를 풍겨서 위를 자극한다. 현실의 음식보다 훨씬 강하게. 어쩌면 요리책 보면서 밥을 먹었다는 개그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른다. - page 34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을 읽고나서 자꾸만 그 음식들을 머릿속으로 곱씹게 되고 내 위를 자극하여 그 음식을 먹는 내 모습을 상상하게끔 하곤 하였습니다.
'음식'이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지않고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 순간 한 끼 한 끼를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니 나에겐 어떤 특별한 레시피를 가지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갔었는지 생각에 잠기게끔 해 주었습니다.
어릴 적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먹던 평범했던 저녁 식사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음을......
그리고 일러준 저자의 한 마디.
어릴 때부터 밥을 먹는다, 이것이 나의 미각, 이란 것을 굉장히 믿어요. 사람을 만난다, 되도록 접촉한다는 것도. - page 203
오늘 내가 만난 이들.
그리고 쌓일 추억 한 스푼.
오늘은 어떤 추억으로 위를 감쌀지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