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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 ㅣ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그 나라엔 우리의 뼈아픈 과거사가 담겨있곤 합니다.
그 중 하나인 우리의 도공들.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일본 여행.

『일본 도자기 여행』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이런 문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칼날의 긴장을 담고 있는 아름다움의 향연,
그 안에 조선 사기장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그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조선 도자기를 만나러 교토로 향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전국시대 일본 다이묘들이 명물 찻사발을 얻기 위해, 그들의 영지에서 그들만의 도자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렸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에게 다구는 곧 자신의 명예이자 존재 가치의 모든 것이라는 함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착과도 같은 열의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저자는 일본 도자기를 취재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일본 도자기를 취재하면서 필자는 수도 없이 많은 '잇쇼켄메이'를 만났다. '잇쇼켄메이'는 도자기를 굽는 현장 어디서나, 역사 속 어디에나 있었다. '잇쇼켄메이'는 목숨을 걸기 때문에 늘 시퍼런 긴장의 날이 서 있다.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사기장들은 서늘한 칼날 위에 서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뛰어난 도자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지금도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 도자기야말로 '국화와 칼'이다. 칼날의 긴장을 담고 있는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 page 11 ~ 12
그렇기에 그들의 도자기는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하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다도의 뿌리를 찾아 내려가다보면 그 끝엔 우리의 조선인이 있었습니다.
"다도에서 가장 유명한 센노 리큐의 천은 한국식 성이며 그의 할아버지는 조선 세조 치하에 해당하던 시기 일본 요시마사 쇼군 막부에서 교역을 하던 한국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라쿠 찻사발은 센노 리큐의 안목 아래 계획되어 '초지로'라는 한국인 도공의 아들이 제작한 것이었다." - page 102 ~103
조선 찻사발이 일본의 국보로 최고 찻사발로 불리게 된 것은 그 어떤 것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적인 아름다움 때문이다. 물레를 돌리는 사기장의 손에서 당당하고 즉흥적이면서도 질박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품고 있는 것은 오직 조선 찻사발밖에 없다. - page 121
이토록 우리의 기술이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듦에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일본 도자기를 따라 가 보면 어느샌가 마주치는 조선 사기장들의 이야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들의 모습에서 과연 우리는 우리의 것을 지키지 못하고 그저 그들의 책임전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교토가 사랑한 조선 도자기를 잠시나마 들여다봅니다.
그 속에 담겨있을 우리 조선 사기장의 피와 땀.
결코 잊어서는, 잊혀져서는 안 될 우리의 문화유산임을 가슴 속에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