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자락 도서관 팝콘북
펠리시티 해이스 매코이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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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지곤 합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이 책, 『세상 끝자락 도서관』.



아일랜드 작은 마을의 도서관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한나와

유쾌한 마을 사람들의 감동 코믹 스토리

그들의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한나'.

그녀는 화려한 도시 런던에서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 아일랜드 피파란 반도의 작은 마을 '리스벡'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두 번째 인생, '도서관 사서'.

하지만 이 도서관마저 폐관될 위기에 처하고 이로인해 그녀의 일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화려했던 결혼생활을 끝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이는 남편의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황당한 것은 그의 남편은 결혼 전부터 다른 여성과의 만남을 즐겨왔었고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오히려 바람을 피웠음에도 뻔뻔하기까지한 그의 태도에 그녀는 딸을 데리고 자신의 고향집으로 살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홀로서기.

사실 그녀는 다른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성격에 이혼할 때 무일푼으로 돌아왔기에 살아가는데 점점 힘겨움을 느끼고 '도서관 사서'로써의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 역시도 폐관의 위기가 처해지고 이 도서관을 지키고자 함께 일하는 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우리 주변에 당연히 있던 것의 가치를 되돌아보게끔 해주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책 속엔 인상깊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아빠는 재즈에게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재즈는 어렸는데도 그 생각이 조금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행복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 그래서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면 내 인생은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 된다.

재즈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인생에서 좋든 나쁘든 사소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논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 - page 167


"저는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끝까지 가 보고 멈출 거예요. 그게 내 인생에서 주어진 과제에 접근하는 나만의 방식입니다." - page 241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예요?"

한나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 직접적인 질문이 한나 내부의 빗장을 열어 버린 것처럼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남자들이 그렇게 쉽게 자신을 속일 수 있었을까?

...

미카엘 수녀가 간간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며 한나는 말콤의 바람, 팀의 배신, 매기의 집의 복원 계획, 그리고 실업과 부채로 위협받는 현실을 모조리 쏟아 냈다. 당연히 화가 났고, 소리 내어 울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자신이 바보천치처럼 느껴졌다. 자신 외에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

수녀는 옆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나는 티슈를 찾아 코를 풀었다. 갑자기 피곤함을 느꼈다. 머리를 무릎에 대고 싶은 충동을 참고, 미카엘 수녀를 보았다. 연한 파란 눈이 사려 깊게 한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마디 할게요. 당신은 정말 시간을 너무 낭비하고 있어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대답이었다. 미카엘 수녀는 신발로 자갈길을 긁었다.

"당신의 남편은 바람을 피웠고, 슬래터리라는 남자는 거짓말쟁이예요. 당신이 부끄러워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앉아서 훌쩍거리고 있어요. 정신을 차려야 할 때인데도 말이에요. 그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예요." - page 254 ~ 255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 속에 작지만 마음만은 풍성한 한 마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나'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자신의 처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꼈지만 나중엔 점점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

책으로 가득하지만 그 속엔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지금의 우리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한 마을에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같이 웃고 우는 공간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읽고나니 우리 동네의 도서관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작지만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

아이와 손을 잡고 우리의 도서관을 가 그곳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아야겠습니다.

과연 그 곳엔 어떤 사연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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