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해도 괜찮아 - 저 좋은 것만 하다 에베레스트까지 간 월급쟁이의 딴짓일지
장재용 지음 / 비아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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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스쳐들었는데 인상깊었습니다.

『딴짓해도 괜찮아



그런데 책표지를 보니 자꾸만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딴짓을 하는데...에베레스트??

그것도 월급쟁이가??

과연 가능한 일인가??

자꾸만 물음에 물음이 더해졌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런 대답이 들렸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


책을 펼치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월급이다. 월급은 침 흘리며 자는 내 아이 입에 밥을 먹여 주고 외출을 준비하는 아내의 붉은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 준다. 내 새끼 목마른 입에 프리미엄 초코우유도 부어 준다. 조건의 인간에게 그리고 한 사람의 아비에게 제 자식 입에 들어가는 밥보다 구체적인 건 세상에 없다. 그러므로 월급은 그 어떤 힘보다 강하고 엄숙하다. 나를 살리고 내 가족을 살리는 밥과 월급이 나오는 삶의 현장인 직장은 그래서 숭고하다. - page 21 ~ 22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통장에 스쳐지나가더라도 좋은 것, 월급.

하지만 뒤이어 나온 이야기는 가슴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월급쟁이에게 직장은 악몽이다. 우리가 가진 거의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문제의 본질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반복의 지겨움, 지시에의 굴종, 미래에 대한 두려움. 보탤 것도 없이 월급은 이를 잘 견딘 보상이다. '회사인간'에게는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달을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 버티면 월급이 나오고 견디지 못하면 밥줄은 끊긴다. 그래서 월급쟁이에게 인생이란 '생산적 노예와 비생산적 자유' 사이의 고통스러운 줄타기다. - page 22


그런 그가 조금씩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일탈, 그의 표현으론 딴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내 삶을 실험하기로 했다. 힘든 시련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행을 찾아 나선다. 불행 끝에 찾아올 천복을 생각하면, 불행이 과연 불행일까. 불행했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련다. 떠나야 시련도 찾아오고 그 끝에 나올 결말도 알 것 아닌가. 떠나야 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나는 지구의 용마루를 오르겠다고 박박 우겼다. - page 54

그리하여 시작된 에베레스트 등정.

혹독한 훈련과 함께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사표를 준비라고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딴짓을 하게 됩니다.

하루 하루를 견디기 버거움과 삶의 끝자락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현실 속 그는 쉬이 '포기'를 하지 않으며 자신이 "왜 오르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 오르고 올라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국내 아흔아홉 번째로 등정을 하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절망은 희망이라는 백신에 맥을 추지 못했고 비전이라는 주사에 환부는 가라앉았다. 단식 3일째 되던 날 아무것도 넣지 않고 끊인 배춧잎과 감자, 고구마를 우걱우걱 씹으며 삶의 맛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알게 됐다. 먼지 풀풀 날리는 지하에 오래 묵혀 둔 꿈이 솟아났다. 나의 내면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내 발목의 흉터처럼 고약했지만, 정신 못 차리고 주제 파악 못하는 인간이라 욕먹는 걸 감수하고 부끄럽게 나의 꿈을 꺼내 놓았다. 나는 차마 놓아 버릴 수 없는 꿈 하나를 불러내어 곱게 빗질해 주었다.

나를 가둔 사람은 나였다. 여전히 청춘이었지만 늙은 문장으로 마음의 노화를 부추기고 있었다. 발목은 부러졌지만 여전히 내 등뼈는 곧추세워져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발목은 산산조각 났으나 단단한 허벅지는 아직 부처지지 않았음을 알지 못했다. 매일의 오늘을 부러진 발목으로만 살았다. 단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살아 보려 했는가. 나에게 남아 있는 날 중 가장 젊은 날, 바로 오늘, 그것을 시작하리라. 내 꿈을 세상에 내놓고 세상과 멋지게 한판 붙어 보리라. - page 87 ~ 88

그동안 내가 꿈을 꾼다는 것은 사치마냥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가두고 가둔 것이 결국은 세상이 아닌 나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저 역시도 매일의 오늘을 부러진 발목으로만 살았다니......

잠시 가려졌던 내 꿈을 불러내어 곱게 빗질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의 마지막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답은 없었다. 처음부터 없었다. 없는 답을 찾느라 해매고 탈진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미리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아무것도 예측될 수 없다. 답은 찾아지는 게 아니었다. 삶은 단지 전개될 뿐이다. 슬프지만 나는 과정이다. 겉멋에, 딴에는 사는 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만 쓸데없는 정충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필사적으로 매달린 일들이 죄다 쓸데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답을 찾아 해맨 사람과 해매지 않은 사람은 같지 않다.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답해 줄 수 없으므로, 한 인간의 의젓한 자기확신과 개별성은 자신만의 쓸데없는 일을 무던히도 해댄 끝에 온다. - page 234 ~ 235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

하지만 그 답을 향해 떠나본 이와 떠나보지 않은 이는 그 길의 앎의 차이가 있음은 확실할 것입니다.

삶은 단지 전개될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과정 속에 저 역시도 쓸데없는 일이지언정 용기를 내어 도전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겐 딴짓으로 보일지라도 어떠한가!

딴짓을 해도 괜찮은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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