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 농부 김 씨 부부의 산골 슬로라이프
김윤아.김병철 지음 / 나는북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가끔은 도시의 번잡한 소리에서 벗어나고플 때가 있습니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요즘들어 어릴 적 들었던 새 소리나 매미 소리, 개구리 소리, 이 가을의 감성 보이스인 귀뚜라미 소리까지 멋스럽던 자연의 소리가 점점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들려주는 자연 소리란 시중의 음원이거나 주말에 잠시나마의 나들이.

그러다보니 점점 자연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녹색의 푸르름과 바람과 자연의 소리들......

그리고 그 속에 젖어드는 여유로움......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산골 생활인데 팔자가 피었다는 표현!

그냥 제목만으로 그들의 생활모습이 어림집작되면서 내심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아둥바둥 거리며 살아가는 나와는 대조적인 그들의 산골 슬로라이프.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그들에게서 푸르른 냄새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책을 펼치면 4계절의 산골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들의 이야기.

지금 이 순간 행복하냐고 김 씨에게 물었다.

김 씨는 비로소 행복을 찾았다고 말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꽃들이 피고 지는 것도 자연의 이치여서

그 속에서 나도 자연처럼 닮아가니

없음도 있음에 속한 것이요,

늙어감도 자연스러운 것이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 씨가 나에게 되물었다.

너는 한순간 한순간 행복하냐고.

나는 대답했다.

매 순간이 행복하다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순간

누구에게 강요받지 않는 순간

잣대의 대상이 되지 않는 순간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난 순간

나는 자유로웠다고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 page 13

이 이야기를 먼저 접해서일까......

책을 읽는내내 그들의 이야기이며 사진 속에는 '행복'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쉬이 넘어갈 수 없었고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그 행복이 나에게서 달아날까 노심초사하기도 했었습니다.


저에게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봄이잖아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남들보다 많이 늦어요.

그럼 어때요.

천천히 가면 되는 거죠.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늦는다고 고민하지 않아요.


때로는 험한 산도 만나요.

거친 풍랑도 만나요.

그럼 어때요.

잠시 쉬었다 오르고

기다리다 보면

잠잠해지는걸요.

그래서 남들보다

늦는다고 서두르지 않아요.

- page 97

사실 저는 스스로 뒤쳐져있다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육아에 대해서도, 가정 주부로써도, 한 아이의 엄마로써, 그리고 엄마의 딸로써......

그런데 이 글을 읽다가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리곤 말았습니다.

천천히 가면 된다고......

잠시 쉬었다 오르면 된다고......

괜찮다는 이 한 마디가 그리웠었나 봅니다.


그들의 산골 라이프도 그리 평탄하진 않았습니다.

불편 속에서 행복을 찾았고 자연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산골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흡족한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고 날마다 소풍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의 겨울 이야기 중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겨울철 우리의 일상은 늘 한결같다. 가끔 나무 꼭대기에 앉은 매를 잡으려고 뛰어다니는 견공들 때문에 한 번씩 웃기도 하면서, 지금 우리는 시간이 정지한 세월 안에서 느리고 천천히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산중에서 누구에게 잘 보일 이유도, 나를 지켜보는 이도 없으니 부지런하고 깨끗이만 하고 산다면 살아가는 방법이야 뒤섞인들 아무렴 어떨까 싶다. 그리고 그 생각 하나도 내 신상이 이만큼 편하게 될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한다. 혹여나 내 마음을 들여다본 이가 있다면 "산골에 들어와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라고 이야기 건넬지도 모를 일이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 page 322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차 한 잔과 창 밖 풍경을 바라보아야겠습니다.

그러고나면 저 역시도 팔자가 잠시나마 피어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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