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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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겉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만체보 씨'

그의 모습이 그냥 정감있어보였습니다.

그래서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손을 뻗어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책의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지루한 일상,

우연히 주어진 스파이 미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왠지 평범한 만체보 씨의 고군분투가 그려질 것 같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스파이 미션은 무엇일까?

파리 뒷골록 그림자 속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바티뇰 대로 73번지에는 작은 식료품 가게가 있습니다.

'아랍인 가게'라고도 불리는 이 곳의 주인은 우리의 주인공인 '만체보' 씨입니다.

새벽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의 연속 속에서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영업 시간이 끝나 문을 닫기 시작하는데 비를 맞은 여성 '캣'이 문을 두드립니다.

"부탁이 있어요. 아니, 그보다 일을 제안하고 싶어요."

"저는 직업이 있는 걸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제안하려는 거예요."

...

"제 남편을 감시해주세요." - page 17

길 건너편 타리크의 구두수선집 건물 위층에 사는 그녀와 남편.

얼마 전부터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는 그녀의 직감.

그저 남편이 언제 나가고 들어오는지 관찰해 달라는 것이었고 그에 합당한 금액을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탐정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평범했던 만체보 씨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의 시선이, 그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소설 속에는 또다른 '나'라는 프리랜서 기자가 등장합니다.

나는 자금 은닉 사건을 취재 중인데 카페에서 밸리비에 씨를 찾는 남자를 발견하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자신이라며 말합니다.

그러면서 어느 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되고 퇴근하면서 매일 꽃다발을 받게 됩니다.

그녀는 이 꽃다발을 이름 모르는 어느 누군가의 무엄 앞에 놓기도 하고 지나가던 이에게 주기도 합니다.

이렇듯 만체보 씨와 그녀의 평행으로 이루어진 사건 들 속에서 왜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후반에 점점 그들의 이야기의 교차점이 드러나게 되면서 이들을 행보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소설 속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야 수비수지. 골키퍼만큼 용감하지는 않지만 수비가 중요하다고 믿으니까. 내 위치를 지키는 것도 그렇고. 내게 영예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아. 내 앞에서 바보처럼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거지. 물론 내 뒤에 누가 있기를 바라는 겁쟁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건 너무 힘드니까....... 어떤 진실은 말하기가 너무 버겁소. 내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망할 유전자인지도 모르겠군." - page 212


"체스에서는 흑과 백이 중요하거든. 인생에서처럼 말이다. 승자는 한사람뿐이야. 흑이나 백 중 하나지. 인생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체스에서는 몇 번 움직였는지, 그 작은 움직임의 총량에 따라 승자가 결정돼. 인생에서처럼. 기회도 많이 주어지고 실수하는 건 당연해. 한두 번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인간적이지만..... 거듭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패배하고 말지." - page 213

소설 속 그들의 모습을 빗대어 우리에게 인생에 대해 알려주는 문장이었습니다.


또한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우린 모두 비밀이 있지. 그걸 알게 되었어. 비밀은 피해를 주지. 여러분의 비밀 때문에 나는 상처받았고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걸 나누고 싶군.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 성인이고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해." - page 382

그 비밀을 누군가는 알고 싶어하지만 누군가는 덮어두고 싶어하는......

그 수수께끼의 비밀을 비밀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도 잠겨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갑자기 뛰어들어온 스파이 미션.

누군가 나에게도 그 미션을 준다면 내 삶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잠시나마 일탈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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