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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당신을 부르다가
시로야마 사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부부의 인연은 칠천겁의 인연이 쌓여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귀하고도 귀한 인연이 결혼을 하고나면 왜 그리도 서로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책 제목처럼 이 책.
무심코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이 역시도 저와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코 당신을 부르다가』
가슴 찡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시로야마 사부로'와 그의 아내 '요코'의 첫 만남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의 우연한 만남.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강요로 인한 헤어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와 인연이었던가 봅니다.
'요정은 역시 요정일 뿐, 손에 쥘 수 없는 법. 단념할 수밖에 없지.'
이렇게 스스로를 타일렀다.
우스꽝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딱 한 번밖에 만나지 않은 그녀를 장차 내 반려자로 삼고 싶었다. - page 30
1년 뒤, 두 사람은 또다시 우연만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부부의 연.
나와 요코도 정말 머리가 이상해졌는지 결혼에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내가 스물여섯 살, 요코가 스물두 살의 일이었다. - page 50
그들 사이의 이야기.
여느 부부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달콤한 신혼 뒤엔 가혹한 현실이 다가왔었고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따라오기 마련이었습니다.
기차 안에서 천천히 술을 음미하며 요코와 나란히 앉아 창바껭 펼쳐진 벚꽃의 정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마음이 맑아졌다. 지금까지의 불안한 감정이 사라지면서 차분하고 온화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인생의 전환점을 돌아 부부가 단둘이 있게 됐다는 기분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어떻게 생각하면 무척 독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젠가 단둘이 있는 것에도 익숙해질 때쯤 결국 영원한 이별도 찾아오리라. - page 134
요코에서 생긴 간암.
그 후 그녀의 공백에 7년동안 이별 편지를 써 내려간 남편, 시로야마 사부로.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글을 쓰면서 조금이나마 그녀의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코가 없어진 상태에 나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다. 문득 요코에게 말을 걸려고 하다가 제정신을 차리고 '그런가, 이제 당신은 없는 건가' 하면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요코에게 말을 걸려고 한다. - page 166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는 이 이야기.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나는 내 옆을 지켜주는 이에게 잘 대해주고 있는지......
항상 옆에 있을꺼란 생각에 소홀하진 않았는지......
이 글의 끝에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여보"하고 부르려다가 그만뒀다
오십 억 명 중에서 단 한 사람, "여보"라고 부를 수 있는
당신
이토록 성실한 숨소리, 끊임없이 내어주지 않으면
안 돼 - page 171
무심코 불렀던 '여보'란 단어가 갑자기 목이 메어지게 하였습니다.
여보......
이젠 보다 마음을 담아 불러야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표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