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한 달을 살다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전혜인 글.사진 / 알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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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파리'에서 일어난 멋진 '로맨틱소설'을 읽었습니다.

『파리는 언제나 사랑』 

아직도 남아있던 《파란 호랑이》동화가 맺어준 마법 같은 끌림, 그리고 사랑.

그 여운이 남아 '파리'와 관련된 책을 찾아보곤 하였습니다.



『파리에서 한 달을 살다』

마치 운명처럼 마주하게 된 이 책.

또다시 마법처럼 끌리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녀의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그녀와의 공감대는 있었지만 너무나 부러운 '도전'이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서른을 넘긴 직장인 유부녀'가 되었기 때문일겁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 한 달을 보내는 자유는 이제 내가 누릴 수 없는 사치가 되어 버린 걸까요? 그제야 깨닫게 됩니다. '안정감'이라는 녀석은 '유부녀', '며느리', '성실한 직장인' 같은 여러 겹의 코르셋을 가지고 제 인생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덕분에 나는 항상 신나는 일을 벌이는 '나'의 본모습을 어딘가 묻어둔 채, '서른을 넘긴, 직장인, 유부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내가 어느새 '나'를 잃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 <프롤로그> 중

저는 '서른을 넘긴 전업주부 유부녀'이기에, 그 안정감에 사로잡혀 있었나 봅니다.

저 역시도 20대엔 알바를 하면서 배낭여행 자금을 모으고 방학의 시작과 동시에 공항으로 향하곤 하였었는데 이제는 그저 내 본분에 익숙해 '떠남'보다는 '제자리'에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라는 존재가 어느새 '나'보다는 '가족', '주위 사람'이 우선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나와는 달리 '나'다움을 찾아 떠난 그녀의 '로망의 도시 파리에서의 한 달 동안 살아보기'.

이미 시작부터 그녀는 자신을 찾은 듯 하였습니다.


책 속엔 인상깊은 구절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망설이지 말라고, 나이에는 무게가 있어서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엉덩이를 떼는데 점점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금이 바로 기회라고. 그렇게 나의 등을 떠밀 게 분명했다. - page 15


오늘만 있는 것처럼 살면 큰 장점이 있다. 오늘 하루의 행복이 극대화된다는 것, 조미료를 최대한 쓰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만든 정갈한 요리처럼 불필요한 걱정을 제거하면 나의 하루에 들어찬 행복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무심코 내려다본 나의 신발이 땅의 잔디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거리에 떨어진 빵 조각을 참새가 얼마나 감탄하며 먹고 있는지, 하굣길의 고등학생들이 까르르하는 소리가 얼마나 희망찬 지, 배경화면처럼 흘려보냈던 것들을 잠시 멈추어 바라볼 때 세상은 꽤 아름답다. - page 42


남는 게 시간인 파리에서 나는 매일 자신에게 말한다.

'괜찮아.'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아.'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나 자체로 괜찮아.'


내 목소리가 닿는 한 모두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손바닥을 보여주며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너도 괜찮아.' - page 155


특히나 '파리'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와인'이었습니다.

달콤쌉싸름......

마치 우리의 삶과도 같은 것 같아 저 역시도 가끔 찾아 마시곤 하는데 그녀 역시도 파리에서의 와인 한 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혼자 식사를 해도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즐거움이 외로움을 압도해 매 끼니가 행복해지고 매일이 행복해졌다. 맛은 또 얼마나 좋은지 8천 원짜리 와인 한 잔이 한국에서 마신 10만 원짜리 와인보다 감미로웠다. 품질이 좋아선지 내 기분이 좋아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파리에서 마신 와인이 100잔쯤 된다면 그 100잔 중에 맛없는 와인은 단 한 잔도 없었다 .주로 달지 않은 와인을 골랐지만, 그 안에서 단맛이 나면 나는 대로, 떫은 맛은 떫은 맛 대로 모든 와인의 개성이 풍부했다. - page 122

왠지 이 책을 읽는 오늘의 밤.

와인 한 잔의 풍요로움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파리'에서의 삶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박하고 우리의 일상과도 같은 모습이었기에 더 정감이 가고 그 속에 진심 어린 '행복'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글 곳곳에, 사진들마다 즐거움과 따스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30대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일까.

저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는 소설,『82년생 김지영』과도 같은 나의 모습에서일까.

그녀의 이야기는 삶에 지친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제 주변의, 나와 같은 친구들에게 책 선물과 함께 작은 문구를 적어주곤 하였습니다.

'괜찮아. 너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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