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 길을 걷다 - 여행 입문자를 위한 여행 바이블
손봉기 지음 / 플래닝북스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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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된다는 것.

저에겐 하나의 로망과도 같습니다.

어디론가의 떠남, 그곳에서의 설렘과 낯설음......

일상에선 느낄 수 없는 감정이기에 '여행'과 관련된 책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이 읽곤 합니다.


 

『행복한 여행자, 길을 걷다』

저자는 20년 동안 전 세계 200개 도시를 탐색하며 자신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책에 담아주었습니다.

그의 행복한 발자취......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부러운지......


그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바로 '여행의 신'과의 만남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나는 나를 괴롭혔나.

경제적 안위와 사회적 인정, 가족에 대한 사랑, 헛된 욕심.

한시도 쉬지 않고 이런 목표를 향해 나를 몰아세웠다. - <서문> 중

천은사에서 만나게 된 '여행의 신'.

그는 그 곳에서 여행의 신을 만나면서 비로소 자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사람들이 왜 여행을 하는지, 여행이 주는 선물이 우리의 행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난 뒤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이 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호수 위에 세운 미로 같은 도시, 베네치아>에선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로 같은 뒷골목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화려한 문명은 어두운 뒷골목처럼 인간의 숙명적인 한계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석호 위에 세운 이 미로 같은 이 도시를 토마스 만은 '숙명적인 육욕의 쾌락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라 말했다. - page 75

마치 달콤쌉싸름한 초콜렛같은 느낌......

화려함 속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에 씁쓸하였습니다.


<생을 돌아보게 하는 곳,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그의 친구가 한 이야기는 저에게도 인생사에 대한 감흥을 남겨주었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을 함께한 친구를 최근 만났다. 그는 요즘 여행사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데 그가 인솔한 한 손님이 한 이야기가 자연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 뉴질랜드 피오르 협곡 지역인 밀포드 사운드를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동안 있었던 여행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그동안 느꼈던 점을 이야기하는데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순서가 되었다. 여행 내내 걱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계신 분이었다. 할머니가 소감 발표를 안 하신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부추겨 결국 할머니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나니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알았습니다. 저는 말기 암 환자입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숭고하고 장엄한 자연은 우리에게 이해를 넘어 절망을 줄 때 우리를 포근하게 다독여 현실을 인정하며 행복하게 한다. - page 138


저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의 신'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났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신을 향한 발걸음, 캄보디아>에서......

시엘립에서 가장 유명한 '파레 서커스'공연이 유독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이 어느 여선생님의 지도 아래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점차 예술가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가진 공연.

서커스 특유의 고난도 연기와 애잔하면서 흥겨운 캄보디아 전통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고 하니 언젠가 그 곳에 가면 이 공연을 꼭 보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공연 절정을 이루는 마지막 무렵 여주인공이 늙어서 죽음에 직면하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이야기 했다는 대목은 저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하였고 비로소 '여행의 신'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두렵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렇다면 살아온 나의 삶은 무엇인가? 그렇다. 나의 삶은 나의 삶은 사랑이다. - page 298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왠지 그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대목에선 눈물이 나왔고 삶의 본질적 의미인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저에게 다가온 '여행의 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친 일상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행의 신'을 일깨워준 이 책.

사람의 행복은 자신과 주위 사람들과의 사랑으로,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비로소 완성된다고 일깨워준 이 책.

잠시나마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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