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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평점 :
'최갑수' 작가를 처음 만난 건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이었습니다.
여자 나이 30이 되고나서 거짓말처럼 '방황'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춘기'때와는 사뭇 다른......
괜스레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 눈물을 흘리고 누구에게 위로를 받고자해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기에 스스로 삭이다가 우연히 서점에서 그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진과 함께 어우러진 그의 글.
나의 외로움을, 상처를 살며시 다독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인연이 되어 그의 책이 나올때마다 찾아 읽곤 하였습니다.
언제나처럼 사진과 함께 전하는 그의 이야기.
가만히 눈으로 들여다보고 귀로 귀기울이면 어느새 책을 덮는 순간 눈물 한 모금.
그리고 이어진 '위로'와 '평안함'.
그에게 중독이 되었나 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제 앞에 나타난 그의 작품,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사랑'을 가지고 다가왔습니다.
그저 설레였습니다.
근데 책의 제목 밑에 적힌 문구가 더 제 마음을 설레이게 하였습니다.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그의 바람대로 그의 문장이, 그의 이야기가 저에게 닿아 마음을 울려주었습니다.
'사랑'......
결코 가슴 설레게, 아름답기만, 현재 진행형은 아니었습니다.
지나간 사랑도 사랑이었고 아련한 사랑도 사랑이었으며 사랑 후의 미련도 사랑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사진과 함께 명대사가, 그리고 적힌 그의 이야기.
짧지만 짧지 않았던 이야기.
얇지만 긴 여운을 담은 그의 책.
곱씹고 곱씹어야될 우리의 이야기였습니다.
저에게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우연히 스친 한 여자를 잊지 못해 밤새 그녀를 찾아 헤매는 것이 사랑이라 여겼는데, 지금은 누가 뭐라 하건 사랑은 그냥 사랑인 것 같다. 미지근한 것도 사랑이고, 차가운 것도 사랑이다. 필요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 생각해본다고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밤의 창가에 앉아 비틀스나 빌리 홀리데이를 들으며 위스키를 마시는 일. 떨어지는 유성을 바라보며 결국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 사랑은 어쩌면 그런 것이다. 우리 몸을 지나갈 것은 이미 다 지나가버렸다. 원하던 것을 가졌고, 가지지 못한 것들은 포기했다. 그리고 남은 것이, 희미한 재 같은 것이 바로 사랑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를 먹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 page 56
카페를 나와 집으로 가는 길.
입김을 불어본다.
안개 속으로 번져가는 입김은 마치 어떤 마음 같아서
사라지는 걸 보고 있자니 살짝 눈앞이 흐려진다.
원망하지 말자.
미안한 마음도 가지지 말자.
사랑이나 삶이나, 해보면 살아보면 별것 아니더라.
다가오는 계절에도 생사를 건 사랑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인생은 시나몬롤과 슈베르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늦가을, 11월. - page 261
그가 전한 사랑의 단상들.
그 속엔 '인생'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사랑 이야기에서 인생의 이야기로 연장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