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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 두 기자 ㅣ 바일라 2
정명섭 지음 / 서유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소개글에서 인상적인 문구가 있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붓을 들다!
그리고 이어진 이 책의 이야기.
"조선 시대에 신문이 있고 기자가 있었다면?"
그 시대의 기자들이라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 호기심을 가지고 읽게 된 책, 『남산골 두 기자』.

이 이야기는 2명의 기자, '김 생원'과 그의 노비 '관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평생 글공부만 하지만 막상 시험에는 낙방.
기울어지는 집안 사정.
더 이상은 참지 못한 김 생원 부인이 돈을 벌어오라고 하여 관수와 함께 나오게 된 '운종가'.
그 곳에서 과거에 같이 공부를 하던 '박춘'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기자'생활은 시작됩니다.
한성의 일들을 들려줄 것이라 '한성조보'.
매일 받아 보는 조보라는 뜻으로 '일보'라 하여 시작된 '한성일보'.
처음엔 무심코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들의 기자활동은 점점 사회를 향한 외침을 담고 있었습니다.
책 속엔 의미 심장한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선비라면 마땅히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 기꺼이 붓을 들어야지. - page 78
"생각을 해 봤다. 이런 선물을 받고 원하는 글을 써 주면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다. 그러면 또 다른 누군가가 같은 부탁을 할 것이고, 나는 역시 거절하지 못할 게다. 그러면 차츰 돈을 받고 글을 써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테고 그리되면 이제 선물은 뇌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 어디에서도 나와 내 글은 보이지 않을 게다."
...
"글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느니라. 나는 적어도 누군가를 죽이고 괴롭히는 글은 쓰지 않을 것이다." - page 122
"감추고 숨기는 데만 급급한 자들일세. 부채질이 아니라 아예 후벼파 내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벌어질 거야. 신문이라는게 무언가? 새로운 얘기들을 알려서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바꾸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 page 161
그들을 통해 진정한 '기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세상이 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들의 '글'을 통해, '기사'를 통해 사회의 작은 불씨를 만들어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음을 의심치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 권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소설 속 역사 탐방>이 있었습니다.
여기엔 '가 볼 만한 곳'이라 하여 그 곳의 위치도 있었기에 책만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그 곳에 가 이야기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나서 이 곳을 찾아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경험, 추억을 만들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기자'를 통해 사회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우리들이 있기에 '세상'이 만들어짐을 다시금 깨달으며 오늘도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