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무심코 서점을 갔다가 베스트셀러이기에 눈길이 갔던 이 책.
『비하인드 도어』

너무나도 강렬했던 문장.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아,
하지만 죽일 수는 있지."
자꾸만 제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등 뒤에서 뻗고 있는 죽음의 손길.
더 인상깊었던 것은 뒷표지의 문장이었습니다.
"나를 두려워하는 너의 눈빛, 그걸 계속 보고 싶어. 영원히."
문장만으로도 섬뜩함을 느끼게 해 준 이 책.
이런 책은 망설이지말고 그냥 읽어야함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완벽을 꿈꾸는, 아니 너무나도 완벽한 남편 '잭'.
그의 감시하에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다른 이들에겐 완벽한 남편에 완벽한 아내의 역할을 하는 '그레이스'.
특히나 잭은 승률 100%를 자랑하는 유명한 가정 폭력 전문 변호사이지만 알고보면 공포와 비명소리에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입니다.
그의 목표는 그레이스의 동생, 다운증후군을 가진 '밀리'이고 그런 그레이스는 밀리를 지키기위해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하고 결국 주변인의 도움으로 인해 '복수'를 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향합니다.
처음엔 '잭'의 그늘 아래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번번히 자신의 기회를 놓치는 그레이스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과거와 현재의 사이가 좁아지면서 그레이스는 완벽하게 잭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복수를 하는 과정이 긴장과 스릴, 희열을 느끼게 해 주어서 결코 책을 멈출 수 없게끔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둘의 심리 싸움이기에 그런지 그들의 대화는 읽는 독자의 심리마저 자극하였습니다.
"제발 나를 보내줘."
"내가 어떻게 할지 알려줄게. 일단 자리에 앉으면 전부 설명해주지. 말했잖아. 다 듣고 난 후에, 그래도 떠나고 싶으면 보내줄게."
"약속해?"
"약속할게."
...
"말해봐."
"그런데 말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진지한지 알려주기 위해, 비밀을 한 가지 말해줄게."
나는 긴장하며 그를 보았다. "뭔데?"
잭의 입가에서 작은 미소가 피어났다. "가정부는 없었어." - page 103 ~ 104
이 부분에선 너무나 소름이 끼쳤었습니다.
작은 미소를 머금고 있을 잭의 모습이 그려져서일까, 아니면 불쌍한 밀리와 그레이스의 모습이 그려져서일까......

잭이 나를 가두고 있고 밀리에게 끔찍한 짓을 하려 한다고. 도와달라고. 경찰에 전화해달라고. 하지만 이미 해보았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잭 역시 계획을 세우고 있으리라는 것을, 뼈저린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교장을 만나서 숨만 잘못 쉬어도, 창피를 당할 뿐 아니라 지금보다도 더욱 절박한 처지가 되리라는 것을. 나는 걷잡을 수 없는 떨림을 느끼며 손을 모아 잡는다. 잭은 내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공포야말로 최고의 재갈이다. - page 112
이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이 책이 단연코 심리스릴러로 최고임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밀리의 방 색깔이 뭐였지, 그레이스?"
나는 잠시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빨간색." 목소리가 갈라진다. "밀리의 방은 빨간색이었어."
"그럴 거라 생각했어." 에스터가 조용히 대꾸한다. - page 318

그녀의 모습이 처음에는 약한 존재로 그려졌지만 잭으로부터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위해 점점 능동적으로 강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현실 속 여성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심리적 폭력은 물리적, 신체적 폭력보다 더 깊고 잔인하게 남기에 더 이 소설이 스릴있게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이 아려오곤 하였습니다.
너무나 흡입력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도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사건들을 접하였기 때문에 더 공포스럽게 다가왔고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무더운 여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심리스릴러를 만나 오싹하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