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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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작가를 알게 된 건 『신문물검역소』를 통해서였습니다.

흡입력 있는 문체와 상상의 나래!

한 번 손을 잡으면 놓을 수 없게끔 만들어준 마력이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는 나름의 상상의 세계에 빠질 수 있었고 책을 읽고 난 뒤엔 여운이 남아 또다시 손을 뻗게끔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만나게 된 그녀의 작품!

『개들이 식사할 시간』 


 

이번엔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이 문구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혹하지만 아름답다......

서로 다른 가면을 쓴 아이와 개.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책 속엔 아홉 편의 단편이 담겨 있었습니다.

각 아홉 편엔 낯설고 참혹한 진실을 향한 작가의 외침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나 첫 장이라서 더 인상깊었던 것일까......

<개들이 식사할 시간>은 어머니의 갑작스런 비보에 고향으로 돌아간 주인공 '이강형'이 그 곳에서 장갑 아저씨 '이창갑'과의 만남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과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

"사람 병신 되는 거 참 한순간이에요. 동네서 낡아 떨어진 자전거 한 대만 없어져도 사람들 눈이 어떤 줄 알아요? 저 새끼, 사람 죽인 놈, 전과 있는 좀, 저놈이 가져다 팔아먹었겠지. 딱 그거라니까요. 내가 지들보다 돈 잘 버는 건 안중에도 없어요. 입이 근질거릴 때마다 씹을 게 필요한데, 마친 개만도 못한 내가 한마음에 사는 거라. 얼마나 편리하겠어요. 뭐든 나한테 뒤집어씌우면 그만이잖아요. 그래도 오장육부 썩어날 적에 잘해준 사람은 형수님밖에 없네요. 남의 똥에 주저앉은 놈한테 밥 물리고, 밤이면 젖 물리고." - page 36 ~ 37

그리고 이강형 역시 그의 도움으로 가게를 차릴 수 있었음에 수치심을 떠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기에 읽는 저로써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인상깊은 문장.

"하고많은 개들 중에 왜 이놈만 살아남았는지 알아요? 이놈은 지가 개새끼인 걸 너무 잘 알아요. 사람 새끼인 척 아양 떨면서 손바닥 핥는 다른 놈들하곤 질적으로 다르더라니까요. 곧 죽게 생긴 놈이 배고프다고 지 마누라 노릇하던 암컷도 잡아먹은 놈이에요. 개가 개같이 굴어야지 정승처럼 굴면 그것도 참 숭해요. 난 그래서 이놈이 좋아요." - page 40


이 뿐만 아니라 <눈물>에서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소녀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세 번째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보석이라는 사실에 괴물로 치부되던 아이는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위해 소녀의 눈물을 원했고 결국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눈을 뽑아버리는 비극을 맞으며 이야기는 끝을 맺었습니다.

"눈이 둘인 사람들한테 우리 같은 건 짐승이나 매한가지야. 개나 닭처럼 집 지키고 알 낳고, 새끼 치는 짐승이지. 품팔이를 해도 애꾸라고 남들 반 모가지만 주고, 아들 새끼도 뻔히 내가 지 에민 줄 알면서도 병신에 가난뱅이라고 검불 취급도 안 해." - page 67


<거짓말>에선 트렌스젠더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여자로 살고 싶었지만 결국 죽음과 빚만이 그녀의 삶을 대변하였음에 안타까움이 남았었습니다.

나는 남자의 몸을 가지고 태어난 여자였다. 수술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나는 수술비가 저렴한 태국으로 건너가 가슴과 성기를 차례대로 수술 받았다. 그러기 위해 클럽에서 노래도 해보고 춤도 춰봤지만 돈은 쉽게 모이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돈을 빚내서라도 나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건 허영이 아니었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나는 징그러운 남의 살에 울음을 터뜨렸다. 호르몬 주사로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고 발기가 멈췄지만 나는 여전히 남자였다. - page 104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한다. 넥타이를 매고 외투를 걸치고 구두를 신기 위해 현관에 앞코를 쿵쿵 찧으며, 가짜 성기를 지닌 이제는 가짜가 되어버린 나의 아내에게 다녀올게, 라고 말하며. - page 105


이 외에도 다른 단편에선 중년의 아버지의 모습을, 성매매에 대한 죄책감없이 행하는 이들의 이야기, 사랑으로 맺은 부부의 연이 결국 파국을 향한 모습 등 우리네 사회에서 있었던 일이기에, 있는 일이기에 무심코 읽어내려갈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과 편견......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

그리고 무책임과 무관심으로 일관한 어른들은 바로 우리가 아니었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참혹했던 이야기들.

읽고난 뒤엔 아름답게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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