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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에 '절망'이 들어가있다니......
뭔가 의미심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추천사로 '신동욱(배우, 『씁니다. 우주 일지』의 작가)'씨라니......
한동안 그가 우리에게 멀어졌던 이유를 알기에 더 그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그의 추천사가 조금은 색달랐습니다.
이 책은 재미없다.
보통 책의 추천사라면 뛰어난 작품이라던지, 문체의 흡입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야하는데 재미없다고 합니다.
뭐지?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이 책을 저자가 겪은 절망의 경험을 공유하고픈, 또이 책의 2부에서 그리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절망의 순간을 공감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권하겠다.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어 각자 자신만의 책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 page 17 ~ 18
책을 읽어보니 그리 재미없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를 가만히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조금은 제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한켠에 존재했던 우울함과 괴로움을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나선 제가 공감했던 책이 무엇이었는지 가만히 생각에 잠기곤 하였었습니다.
절망의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
그에 대한 답변은 '작은 공감을 얻기 위해서'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
우선 마주하고 있는 절망적인 기분에 푹 빠질 것, 빠질 때는 일단 바닥까지 가라앉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극복을 위해 정말로 중요한 일입니다. - page 61
그러고보니 저 역시도 절망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이 울적할 때 신나는 노래보다는 감성적인 발라드를 들으며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시선을 바꾸어 생각해보니 저 역시도 '절망 독서'와 비슷한 행동을 하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절망은 꼭 혼자만 오지 않았습니다.
늘 고독과 함께, 휴식없이 찾아오는 절망.
이러한 절망을 '책'과 함께라면 조금은 견디기 쉽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절망의 어두운 고원을 홀로 걸어가는 것은 너무도 고독합니다. 견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이 있으면 조금은 견디기 쉬워지겠지요. 어두운 길도 동행이 있으면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
또한 책은 어떠한 절망의 순간에서도 우리에게서 멀어지지 않습니다. 극복의 단계에 들어설 때까지 내내 곁에 있어줍니다.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책은 늘 함께 있어줍니다. - page 83
절망은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각 절망에서 구원을 해 줄 책들을 보니 아직 저는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었습니다.
그만큼 절망의 시기가 없었기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내 마음속 어딘가의 슬픈 소리를 듣지 못해서인지......
책의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둘러 절망을 극복하려 하지 마세요.
저 역시도 절망이 오면 빨리 극복해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초조하고 애태우며 나중엔 스스로에게 자책까지 하곤 하였었는데 이 말을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덮기 전 저자의 <에필로그>의 글이 인상적으로 가슴에 남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극복의 길을 빨리 찾는 일이 아닙니다. 그 부분을 부디 서두르지 말아주세요. 중요한 건 이 책에서도 몇 번이나 말했듯, '절망의 기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절망 독서'는 반드시 당신의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 page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