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등여행기 - 도쿄에서 파리까지
하야시 후미코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어여쁜 표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여인이 보였습니다.

기모노를 입었고 작가 역시도 일본인이기에 일본 여인이 등장하는가 봅니다.

이 여인은 어디를 가는 것일까......

 

 

이 책은 작가 '하야시 후미코'의 여행에세이였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시작된 그녀의 여행.

그 당시 전쟁으로인해 모든 곳은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난 여행길.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서로 간의 인정을 베풀기도 하였습니다.

한 객실에 네 명씩 들어가고 그런 객실이 한 열차에 여덟 개 있습니다. 일등칸과 이등칸도 들여다봤지만 시베리아 가는 데는 삼등칸을 추천합니다. 결코 머무르기에 불편하지 않습니다. - page 24

그녀는 시베리아 삼등 열차가 무사태평해서 재미있다고 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점점 멀어지면서 그녀는 점점 유럽을 향해 달려갑니다.

유럽행 삼등열차.

이는 마치 일본의 나룻배처럼 많은 사람이 떼 지어 줄줄이 걸터앉아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독일인과 프랑스인이 기차 안에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싸워도 그 속에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삼등 열차는 하나의 가족 같으니 어찌 된 일일까요? 한가로운 익살꾼이 많은 덕에 언제까지나 명랑한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무산자의 모습이란 아무리 인종이 다르다고 해도 보통 단벌 신사로 조선에서 파리까지 다들 같은 풍채입니다. - page 64


기나긴 삼등 열차 여행.

그 속에서 그녀는 굉장히 착하지만 가난한 사람을 수없이 봐 왔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매력때문인지 그녀는 어디까지 삼등 여행을 계속할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파리에서의 생활과 런던에서의 생활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그녀는 완전한 만성 고독으로 무료한 일상 속 무기력한 그녀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그녀.

이번엔 기차가 아닌 배로 돌아갑니다.

여자 혼자, 따분함만이 가득한 배여행.

역시나 배여행에서도 삼등실을 택한 그녀.

고향! 고향! 배 안은 전부 나그네! 오랫동안 다정한 고향의 풍물로부터 떨어져 있던 탓인지 이 사람 저 사람 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고향, 고향이야"라며 배의 속도를 마음속으로 세고 있습니다. - page 203


그녀의 삼등여행기.

그 시대에 여자 혼자서 떠난다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후기를 대신해>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여행'의 의미를 일러주었습니다.

나에게는 여행을 가서 객지의 허망 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찾아내는 즐거움이야말로 그리운 천국이기에 여행벽은 점점 심해집니다. 내 영혼은 애수의 소용돌이 안에서만 생기가 넘치는 모양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도 이젠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여행만이 내 영혼의 휴식처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 page 219

그래서인지 그녀는 이 작품 후에도 일본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작품을 내곤 하였습니다.

그녀만의 여행, 그리고 그 감성.

왠지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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