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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만화에서부터 시작하여, 책, 영화,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그리스,로마 신화'의 경우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책으로 출간하고 아이들 역시도 만화로 접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북유럽 신화'는 사실상 생소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영화를 통해 조금 알게 된 '토르'.
아무래도 '영화'라는 장르로 만나기에 짧았던 만남.
하지만 강력한 인상.
그리곤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이 책.
『북유럽 신화』
이 책의 저자 '닐 게이먼'.
알고보니 2017년 2월 출간 즉시 영미권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차트를 석권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북유럽 신화 읽기' 신드롬을 일으킨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닐 게이먼'.
그가 이야기하는 신화의 매력에 빠져들고자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가 이야기꾼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신화에 관련된 책들은 그저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에 그쳤다면 그의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들이 묶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화에 대해 좀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조금은 어려운 그들의 관계와 여러 인물에 관해 큰 부담없이 그저 읽어내려가다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알던 신들의 모습과는 조금 달리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서 '신'이라는 개념에 대해 좀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북유럽의 신들은 인간과의 조화 속에 탄생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토르'.
그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인 이유는 '익숙함'때문이었습니다.
오딘의 아들이면서 천둥의 신인 그는 '묠니르'라는 망치를 지니고 다닙니다.
이 망치에 얽힌 에피소드가 '토르'가 신이 아니라 마치 우리와 비슷한 면모가 보이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토르의 친구이자 후엔 배신을 하는 인물, '로키'.
로키가 마치 MSG처럼 이야기를 더 풍성하고 맛깔나게 해 주었기에 미워할 수 없는 악동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로키의 최후......
"자네와 자네의 그 멍청함에는 이제 질렸어." 토르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저게 물고기를 잡는 데 쓰는 거라고? 그게 뭐 어째다는 얘기야? 로키가 배가 고파서 자기가 먹을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나 보지. 로키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내잖아. 그게 그자가 하는 일이라고. 그는 항상 영리했어. 우리가 예전에 그를 내치지 않고 곁에 뒀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고." - page 273
그건 차가운 눈에 혀를 날름거리고 송곳니에서 독이 뚝뚝 떨어지는 뱀이었다. 뱀이 쉭쉭거리자 그 입에서 독액 한 방울이 로키의 얼굴에 떨어져서 그의 눈을 태웠다.
로키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뒤틀었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어떻게든 몸을 피해서 독이 떨어지는 지점 바로 밑어 있는 자기 머리를 다른 쪽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아들의 창자로 만든 족쇄가 그를 단단히 옥죄고 있었다. - page 280
신화를 읽다보면 과연 '신'들의 행위는 정당한 것인지, 그들이 신으로써 우리에게 전하고자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신화는 오랜시간동안 우리의 곁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달리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이 엿보였던 북유럽 신화.
이들 신화는 닮은 듯 닮지 않기에 서로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솔솔 하였습니다.
유럽의 신화 뿐만 아니라 동양의 신화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나와 서로 비교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