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 세트 - 전2권
이광수 지음, 방남수 엮음 / 시간여행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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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

아무래도 '해골물'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 중 하나.

하지만 그 뒤의 업적은 그가 우리나라의 불교에 크나큰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밖엔 사실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의 미천한 지식이 드러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곤 잊혀졌던 그를 '네이버 포스프'에서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업적이 제가 알던 것보단 어마어마함을 깨닫고 이제라도 그를 제대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이 책.

『원효대사』 


책을 우선 살펴보면 이런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모든 일에 거칠 것이 없다

키가 후리후리하고 눈이 어글어글하고

옷고름을 느슨하게 매고 느릿느릿 걷는 원효의 모습

이것은 신라 화랑의 모습이요 우리 선인들의 모습이다

드라마를 통해서 보았던 화랑들이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풍악과 여유를 즐기는 듯한 모습.

그리고 '대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우리의 이웃과도 같은 모습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깨져버렸습니다.


이 책 속의 '원효'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원효를 통해 신라의 모습, 신라인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 말대로 작가는 원효의 삶에 신라의 문화, 풍습, 언어, 신앙 등을 버무려 하나의 세상을 보여준다. 원효가 지닌 고민도 개인적이거나 종교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신라라는 한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곳이 될지를 고민한다. - page 4 ~ 5


원효는 귀족과 양민은 물론 거지와 도적까지 가리지 않고 두루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돈이 있든 없든, 공부가 많든 적든, 착한 사람이든 악한 사람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모든 이가 선한 본성을 깨닫고 서로를 자애로 대하는 정토를 이루고자 했다. 원효가 한 일은 사람들을 통합하여 신라의 마음을 만드는 것이었다. - page 5

저 역시도 '신라'라는 나라는 짧은 역사 속에 그저 화려함만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모습 역시도 지금의 우리들처럼 자신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원효는 학문이나 지식이라는 것이 사람의 혼을 움직이기에 얼마나 미흡한지를 깨달았다. 약왕보살이 제 몸에 불을 붙여 불전의 촛불로 삼은 것이나, 상불경보살이 사람들의 빈정거림과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평생에 만나는 사람마다, "나는 너를 가볍게 안 본다, 너는 부처가 될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돌아다닌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행(行)이다. 행이다. 오직 행만이 값이 있는 것이다." - page 100 『원효대사 1』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요, 죽는 것은 싫은 일이다. 사는 것, 나는 것, 있는 것은 다 기쁜 일이자, 아름다운 일이요. 찬송할 일이다. 그러므로 꽃은 찬송할 것이요, 젊은이는 찬송할 것이다. 혼인은 인생에 가장 찬송할 일이다. 그러므로 신라 사람은 청년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극히 관대하다. 사랑은 신이다.

그들은 생을 찬미하기 때문에 죽는 것을 더욱 미워하고 슬퍼했다. 사랑하는 이가 죽으면 그들은 머리를 풀고 웃통을 벗고 소리를 높여서, "앙아, 앙아(아이고, 아이고)." 하고 앙아신을 부른다. 가져가는 사랑하는 이의 불을 도로 내어놓으라는 것이다. - page 261『원효대사 1』


만물을 낳은 이가 어머니시다. 어머니는 힘들고 아프게 우리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힘들고 아프게 우리를 기른 것이다. - page 82『원효대사 2』


"여러분은 과연 의리가 있는 사람들이오. 장난삼아 한번 하신 말씀을 그토록 정성으로 지키시니 필시 전생에 도를 닦고 이생에서는 좋은 일 많이 하시려는 원으로 태어나신 이들이 분명하오. 이제 이 사람이 한 가지 여러분께 간청하겠소. 그것은 무엇인고 하니 비록 저녁을 굶으시기로 마음을 작정했더라도 그만하시고 잡수시오. 지금 잡수시더라도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요.

한 가지 더 청할 것은 이 밥이 여러 중생의 피와 땀으로 되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시고, 이 밥을 잡수시고 몸이 튼튼하시고 기운이 많으시어, 중생을 많이 도우셔서 위로는 세상 큰 은혜를 다 갚으시고, 아래로는 세 지옥에 떨어지는 고통을 건지시는 갸륵하신 어른네가 되소서." - page 205『원효대사 2』


원효를 통해 본 신라의 모습.

자그마한 나라가 그렇게 번창할 수 있었음은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나라를 향한 애국심이 있었기에 가능함을 보았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원효'와 같은 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가슴 속에 존재하리라 믿습니다.

그렇기에 언제든 우리는 또 한 번의 태양이 솟아오를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 책의 원효대사를 가슴 속에 품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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