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다이어리 - 행복을 느끼는 일상의 속도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이미화 지음 / 알비 / 201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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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쏙 들어갈 크기의 이 책, 『베를린 다이어리』.

책 표지도 러블리한 핑크!

왠지 몰래 훔쳐봐야 제맛인 누군가의 일기, 다이어리.

저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봄바람으로 어디론가 떠나고픈 요즘.

책으로나마 떠나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이 책과 함께 '베를린'을 떠나볼까 합니다.


책을 살펴보면 뒷표지에 이런 문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행복을 느끼는 삶의 속도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일!

남들보다 앞서가야한다고 발버둥치기에 진정한 '행복'을 모르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금은 쉬었다가도, 조금은 느려도 괜찮다고 일러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그녀처럼 살아보고 싶지만 또다시 현실을 마주하면 그래도 될지 망설여지는 저이기에 책을 덮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녀 역시도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된 그녀의 여행 일기.

막상 떠나온 베를린에서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가도 이러면 안 될것처럼 불안했다.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건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 나를 가만히 두는 일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특히나 앞에서 나온 영화 '비포선셋'의 여주인공 대사가 저에게도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도시는 잿빛이었지만 내 마음은 맑아지더라. TV는 못 알아듣고, 살 것도, 광고도 없으니 오직 글 쓰고 사색을 할 수밖에 없었어. 소비 강박관념에서 해방되니 자유로워지더라고. 그냥 그대로가 너무 평온했어. 처음엔 지루했지만, 곧 마음이 충만해졌어." - page 13

소유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자유로움......

'심플 라이프'가 대세를 이루는 요즘과 맞물리면서 덜어내는 삶에 대한 동경이 생겼습니다.


그녀의 베를린 이야기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속엔 그녀의 감성이 더해져 소박한 삶임에도 불구하고 풍성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문장 하나하나가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장기여행자들이 어느 시점 이상이 되면 '여행의 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봐왔다. 장기여행의 장점은 어쩌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짐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쓸데없는 집착일 수도, 각자가 짊어진 인생의 무게일 수도 있지만 짐을 덜어내면서 비로소 채워지는 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장기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 page 67


특별한 일이 없어도 일요일만 되면 블랭킷 하나, 맥주 한 병 들고 찾았던 마우어파크. 그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 누워있으면 이대로 베를린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한 햇볕에 한껏 인상을 찌푸린 얼굴로 "오늘 영화 제목은 뭐야?"하고 물으면 "우리 빼고 다 행복해."라고 말하는 H와 껄껄대며 잔디밭을 뒹굴던 그 순간만큼은 우리도 그곳의 주인공이었다. - page 71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괜스레 코끝이 찡해지는 일기를 읽으며 생각했다. 보여주기 위한, 남기기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처럼 하루하루 느낀 그대로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집중하는 시간을 갖자고. 1년 뒤에는 1년을 보낸 내가 남을 테니 지금 느끼는 이 불안도, 그리고 베를린을 향한 숨길 수 없는 설렘도 있는 그대로를 느끼자고. - page 90


덜어내든, 더하든 그냥 자신이 좋은 대로 살면 그만인 것이었다. - page 140


행복을 느끼는 삶의 속도는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느끼는 삶의 속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그저 남들과 같이 살아가니 말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의 그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기 자신을 믿으면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다이어리에서 이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발버둥 치며 버텨왔던 우리지만 꼭 여행만 하는 삶이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루지 못할 큰 꿈이나 나와 다른 인생에 대한 부러움보다는 내 안에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긴 외국생활로 배운 점이었다. - page 234

이제부터라도 내 안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보려 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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