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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노래
장연정 지음, 신정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평점 :
제 하루의 낙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잠든 밤 홀로 전등 아래에서 책을 읽는 것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일어나는 일상 속에 지치곤 하지만 모두가 잠이 든 밤이 찾아오면 괜스레 마음이 허전해짐을 느끼고 책을 읽으면서 저만의 위로를 하거나 때론 상상의 나래 속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곤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밤과 노래』
특히나 이 책의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다시 밤이 온다.
오늘의 나를
보듬어주어야 할 때다."
마치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이 책과 함께 제 마음을 위로하고자 읽어보았습니다.
책 속엔 4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밤과 일상] 가짜 어른의 위태로운 하루
[밤과 여행] 그곳에서는 어제와는 다른 나를 만날 테니까
[밤과 사랑] 같은 시간에 우리는 어쩌면 서로를
[밤과 위로] 삶은, 홀로 파도에 맞서는 일같아서
각 이야기 속에 담긴 노래와 저자의 이야기들.
노래를 들으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 어느새 심야 라디오방송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노래를 알게 되고 그 노래를 통해 또하나의 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이 책은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기에 좋았습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더라도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노래부터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소개되었습니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에서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온종일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사이
졸음이 밀려온다.
나는 휘적휘적 화장실로 걸어간다.
그리고 머리를 질끈 묶고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툭, 터진다.
왜 이러지.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니
그 안에 눈이 새빨개진 내가 서 있다.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바깥의 나에게 얘기한다.
"오늘, 힘들었지?" - page 18
임신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이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어느 누구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일은 아니지만 조금은 고충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위로를 받았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또 울컥하였습니다.
"오늘, 힘들었지?"
자꾸만 되뇌는 말.
그리고 이어지는 대답.
수고했어 오늘도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노래, 윤상의 <그대 모든 짐을 내게>.
이 노래와 함께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내 곁에 있는 남편에게 이 노래를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벽을 보고 누운 그대의 등 뒤에 오늘도 축 늘어진 날개가 고이 접혀 있다.
그 곁을 쓰다듬어본다. 외로움의 촉감.
가만히 그대의 등 뒤에 누워본다.
그대의 숨소리, 굽은 등 너머로 들려오는.
그대의 모든 무거운 짐이 모두 다 내게로 쏟아져내렸으면.
그대의 모든 아픔이 모두 다 내게로 와주었으면.
잠든 그대를 향한 나의 기도는 늘 변하지 않는다.
밤은 이렇게 흘러가고,
나는 그대의 품 안에 누워 시계의 초침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이대로 우리 둘이 함께 저물더라도 슬프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가난과 불안과 불확실과 냉정함과 불신이 없는
어느 곳으로 당장 사라져버린다 해도
후회스럽지 않으리라, 두렵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 page 289
그녀를 통해 노래에 대해, 그 노래의 가사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노래들.
그렇기에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노래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앞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때로 음악 안에 마음을 실었다.
수많은 말을 하기 버거워서,
그 생각들을 기록하기엔 마음이 너무 아팠으므로.
음악 속에 흘려보낸다고 생각했지만
오롯이 내 안에 고여 있는 이야기들.
가끔 물끄러미 내 안의 우물을 들여다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때의 음악 소리.
나는 그 안에 빠질 듯, 말 듯
온몸을 깊이 낮춰 그 심연을 들여다본다.
잠시 숨겨두었을 뿐인 그때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기쁘고, 슬프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는, 밤에 숨는다.
내 편이라고 믿으면, 밤은 이내 따뜻해진다. - page 10
다시 밤이 온다
오늘의 나를 보듬어주어야 할 때다.
느릿느릿 밤의 푸르름을 끌어안고,
나의 음악들을 모아본다. - page 11
그녀를 따라 저도 저만의 음악을 하나둘 모아보려 합니다.
그 노래 속엔 나의 어떤 이야기를 실을지, 아니면 전과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담길지 기대하며 오늘 밤도 하나의 노래를 들으며 책을 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