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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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라하면 그저 유명브랜드의 고가를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좋은 것만 누리기에도 인생은 짧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꿔주는 생활명품 이야기

순간 '명품'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생활명품들을 바라보며 저에게 있는 명품들을 바라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작가의 말 평범함을 비범하게>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평범함을 비범하게!" 독일 파버카스텔 본사 건물에 쓰여 있는 문구다. 간결한 문장에 담긴 의미심장한 내용은 삶의 지침으로 삼아도 좋을 만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특별하게 잘하는 능력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순서가 바뀌어 특별한 일조차 흐지부지 마무리한 경우는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위대함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일상의 작은 관심과 물건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이유다. - page 9

일상의 작은 관심과 물건을 돌아본다는 것!

좋은 물건 뒤엔 반드시 좋은 사람들이 있다. 물건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만드는 물건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확신은 멋졌다. 하나같이 진실하고 성실한 인품의 소유자들이었다. 어설픈 타협을 하지 않았고 더디고 답답한 세월을 이겨낸 이들이기도 했다. 물건은 곧 인간 정신의 표현이란 평소의 생각을 거듭 확인해주었다. - page 9

이것이 이 책의 '생활명품'들을 지칭하는 것임을 느낌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내 주변의 있는 물건들도 나를 대신해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고 있음을.

그저 함부로 대하고 소홀히 했다는 건 스스로를 그렇게 대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음을.

이제부터라도 나의 물건들, 나만의 '명품'들을 잘 대해주어야 겠습니다.

이젠 작가의 말까지 읽었으니 본격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가 전한 '생활명품'들은 필기의 맛을 전하는 '파버카스텔'연필을 비롯하여 화장품 '세타필', 외로운 마음까지 시원하게 긁어주길 '요괴손 등긁개', 그리고 먹고 마시는 음식들.

다양한 명품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저와도 공통분모가 있었던 물건들에 공감을 하곤 하였습니다.

우선 <아이부터 어른까지, 착한 스킨케어 화장품 '세타필'>이었습니다.

지금도 아이와 함께 저를 비롯하여 제 부모님까지 쓰는 화장품, 세타필.

세타필 로션은 화장품이 아닌 피부 진정제 같다. 현혹시키는 향이 없다. 피부에 도움이 되는 성분만을 담기 위함이다. 색도 없다. 대신 여유 있게 찍어 쓰라는 듯 넉넉한 용량이 다가온다. 포장의 화려함은 더더욱 없다. 담겨 있는 흰색 젤은 피부만을 위해 종사한다. - page 75

저 역시도 이 화장품을 접하게 된 계기는 엄마 덕분이었습니다.

엄마의 화장대에 떡 하니 자리잡은 세타필.

포장용기가 이쁜 것도 아니고 양도 엄청나게 들어있기에 그저 엄마만 쓰는 것인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덕분에 지금의 나의 아이까지도 한파에도 얼굴이 튼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용량이 이제는 어찌나 예뻐보이는지 아낌없이 구입하고 화장대에 진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역시.

이런 생활용품이 '명품'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염산 안 뿌리고 키우니 옛날 맛 그대로 '장흥 무산 김'>은 의외였습니다.

전 세계 '김'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분명 빠질 수 없는 매력.

짧조름하면서 밥도둑.

따뜻한 흰 밥과 다른 반찬 필요없이 김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

제 아이도 밥투정을 하더라도 김밥을 만들면 그리도 잘 먹기에 저에겐 뗄레야 뗄 수 없습니다.

전국에서 제일 먼저 염산을 쓰지 않는 양식법을 실천했다. 김의 이름을 '무산 김'으로 부르는 이유다. 산을 쓰지 않는 대신 김발을 바닷물 위로 들어 올려 공기 중에 노출시키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연 추가된다. 김은 햇빛과 바람을 이겨내고 파래는 죽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염산을 뿌리면 이 과정이 줄어들지만, 무산 김은 더 많은 노동력과 비용을 감수하고 염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 page 274

김이 생산되는 과정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식탁 위에 올라오는 평범하기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한땀한땀이 고이 베여있었다는 점에서 '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고 이는 '명품'이 될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생활명품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도 있었지만 조금은 고가이거나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활명품과 공유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서 책의 뒷 장에 그 물건들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올려주는 센스를 발휘하곤 하였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남들이 좋다고,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낸, 진짜 필요한 물건들이 진정한 명품임에 갑자기 제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명품처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만의 명품과 함께 또 다시 명품이야기를 써내려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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