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라하면 아무래도 떠오르는 나라가 '유럽'이나 '미국',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정도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성지라 여기는 '인도'와 '산티아고 길'정도.

그 외의 나라에 대해선 사실 접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이란'.

익숙한 나라도 아닐 뿐더러 과연 안전상 괜찮을지도 모르는 곳이기에 이 나라를 다녀온 사람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런 저에게 마치 이 또한 편견이었다고 알려준 이 책.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특히나 저자는 3년 6개월간 체류하며 이 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겠다며 이 책을 펼쳐냈습니다.

닫힌 사회, 다른 시대를 사는 이방인들의 나라

이 곳의 문화유산답사를 그와 함께 떠나보았습니다.


저자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란이 내게 준 가르침, 혁명을 낭비하지 말자.

이란이 그에게 전한 가르침들.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면 저자의 방황에서 시작된 여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사막에서의 삶.

그 속에서의 깨달음.

그리하여 사막에서 모든 삶은 평등하게 쪼잔하다. 인간마저 모래보다 크지 않다. 순응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모래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도 한때는 바위였으며, 수억년에 걸쳐 먼지가 되었다. 하물며 생명은 더 유한하고 허망한 것이다. 사막은 그의 허망함으로 모든 생물을 지배하는 자연의 완벽한 독재 공간이었다. - page 16

물과 길이 없다면 사막은 가장 위험하고도 안전한 곳이라고 하지만 물과 길이 있다면 사막은 가장 안전하고도 풍요로운 곳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시작된 '페르시아 문명'.

그리고 시작된 그의 여행기.

내가 사막에서 깨달은 것은 길을 열면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지만, 길을 닫으면 망할 수는 있어도 흥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미래는 지도에 없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은 것 같다. - page 19


그들은 우리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우리는 보다 '빨리빨리'를 외치지만 그들은 그것이 오히려 '사탄을 부르는 행위'라며 우리를 위로하고, IT강국인 우리와 달리 그들은 '사탄의 유입을 막기 위해' 인터넷까지 막아놓았습니다.

서로 너무나도 다르기에 오히려 더 눈길이 가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여행기인듯 하지만 여행기가 아닌 역사서같다는 느낌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만큼 저자는 이 책에 '페르시아'에 대해, '이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점은 '이란'이라는 나라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슬람 국가 중에 여성 인권이 높다는 점과 오히려 강대국에 의해 자신들의 문화재를 지키기 어렵다는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이란은 '제2의 태권도 종주국'을 자처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권도 리그를 운영하는 태권도 강국이다. 이란 태권도가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성적 이상을 거둬야 태권도의 세계화가 완성되는 게 아닐까. - page 315

그들의 태권도를 향한 애정에 저 역시도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페르시아' 문명에 대해 알게 된 하나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그가 책에 실은 사진들과 그들의 문화, 역사들을 읽으면서 저 역시도 언젠간 이 나라에 가 보아야겠다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대한 내용을 담기에 책은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 역시도 많은 내용을 전달해주고픈 마음이 곳곳에 묻어 있었기에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또 다시 그를 만날 날이 오기를 바라기도 하였습니다.

'인도'처럼 '이란' 역시도 언젠가는 성지의 나라로 하나의 여행상품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