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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 생명과학자 김성호 교수와 함께하는
김성호 지음 / 지성사 / 2017년 3월
평점 :
요즘은 밖에서 새소리를 듣기 힘듭니다.
평화의 상징이라는 '비둘기'는 어느새 '닭둘기', 도로 위의 무법자로 전략해 버리곤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참새'는 너무나도 귀한 새가 되어버렸고 천적이 없어 '까마귀'는 점차 늘어나 우리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천대를 받곤 합니다.
어린 제가 성인이 되고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조금은 서글픈 생각마저 들곤 하였습니다.
새를 보기 위해서도 이제는 동물원을 찾아가야하는 실정이라니......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새의 봄,여름,가을,겨울』
이제는 책으로 접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새의 모습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여 읽었습니다.


책의 앞, 뒤표지만 보더라도 교수의 애정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새를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한해를 담은 이 책!
그의 이야기처럼 '새 아빠'의 따스한 시선이 담긴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한해가 담겨있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매서운 한파가 사라지고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꽃들이 조금씩 얼굴을 내미는 요즘.
이 책의 봄과 함께 시작을 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봄'은 꽃들 뿐만 아니라 '새'들에게도 짝을 찾고 번식이 시작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설렘과 술렁임이 감도는 시기인 봄.
새들도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들을 수 없는 안타까움.
하지만 책을 통해 본 새들은 자신의 둥지를 마련하고 그 속에 새끼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자니 그저 같은 엄마로써 흐뭇함이 들었습니다.
또한 어린 새들도 건강하게 자신의 둥지를 떠나는 모습.
어른이 되기 위해 겪어야하는 성장통을 지켜보자니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 역시도 자연의 질서이기에 그저 묵묵히 응원을 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기 새들의 성장을 위해 거쳐야 하는 시간, 여름.
어른 새가 되기까지 아기 새들을 돌보는 것은 역시나 부모 새들의 몫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이에게 희생하는 부모 새의 모습.
부모의 지극적인 보살핌과 사랑을 새들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비로소 어른이 된 아기 새.
이젠 부모 새와의 작별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떠남과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는 가을.
그 중에서도 저에게 이 '물수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새 역시도 어린 새의 과정이 있었을텐데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듬직한 어른 새가 되어서 사냥하는 모습.
물수리는 부드러운 날갯짓으로 상공을 맴돌면서 먹잇감을 탐색해 바로 날개를 접고 목표물을 향해 '내리꽂는' 형태로 사냥을 한다고하니 한편으론 무섭지만 한편으론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면 어느 새 찬 바람이 물씬,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겨울이 찾아옵니다.
자신들이 살아갈 곳을 향해 힘찬 비행을 하는 시기이기도 한 겨울.
모든 새들이 따뜻한 곳으로만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찾아온 겨울철새들.
그 중에서도 '두루미' 무리들이 눈에 띄곤 하였습니다.
이들이 무리를 이루는 이유는 천적에 대한 정보가 비교적 얻기 쉽고, 천적에 대한 경계의 역할도 분담할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무리를 짓는 새들 중에 저에게는 아무래도 두루미들이 아무래도 인상깊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한 해가 끝나버렸습니다.
'새 아빠'가 전해준 새들의 사계절.
이 책 한 권으로 이 이야기들을 담기엔 너무나도 짧기만 하였습니다.
읽고나니 더 아쉬운 새들의 이야기.
다가오는 주말에 아이와 함께 '새'들을 구경하러 갈까 합니다.
그리고 새들을 보며 그들에게 올 한 해도 무탈하게 살아가길 빈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