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 비우고 채우는 프랑스 르 퓌 길 800km 걷기 여행
류승희 지음 / 꼼지락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돌아오는 길.

그 길의 끝은 나를 반겨주는 이들이 있기에, 나의 휴식처가 있기에 그 곳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아련하게 제 몸을 감싸곤 합니다.

... 그냥 걸었더니 행복해졌다.

비우고 채우는 그 길, 순례자들이 향하는 그 길, 프랑스 르 퓌 길 800km.

그 길의 끝에 채워질 행복을 저 역시도 받고 싶어 저자와 함께 걷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저자가 이 길을 걷게 된 동기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화가라면 더욱 후회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 한 마디.

그래서 시작된 프랑스 르 퓌 길.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이 길 위에 놓은 도시 가운데에 세계문화유산이 15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 길에 담긴 자연의 이야기와 역사, 문화의 모든 것.

화가 류승희씨와 함께 동행하였습니다.


이 길엔 보이지 않는 이들의 배려가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어느 과학자의 말에 따르면 친절을 베풀면 받는 타인도 좋지만 베푸는 사람의 심신에도 영향을 미쳐 함께 행복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하는데 이 길엔 베푸는 이와 베품을 받는 이의 행복이 담겨 있어서 순례자의 길이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인상깊은 오브락의 비문.

"인생이란 현재라고 부르는 선물."

오브락에 도착하며 만나게 되는 비문 앞에서 남미 작가 보르헤스의 글귀를 생각했다.

"어쩌면 멜로디 한 소절보다 짧을지도 모르는 인간의 생은, 결국 시간일 뿐입니다." - page 105

선물로 받은 인생 앞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돌이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것이었습니다.

갈림길 속에서의, 방향을 잃어버릴 때 여행을 통해 일탈을 꿈꾸며 스스로를 자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 중에서도 순례 도보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는 것도 좋은 것이라는 것, 아니면 책을 읽으며 그 속에서 스스로의 순례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 순례의 끝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길을 마치면 덮쳐오는 건 언제나 고독이다. 순례자들 간의 우정 어린 시선, 따스한 위로, 배려와 관용 등으로 그동안 길들여졌던 몸과 마음이 외따로 떨어져 나와 결국 덩그러니 혼자가 되는 것이다. - page 349

하지만 이런 고독도 순례를 통해 얻은 것이기에 인생의 또다른 면을 보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인생이란 자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롤리 다스칼(기업인)

걷기 여행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간 저자를 통해 저 역시도 독자로 책을 읽으며 저만의 길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았습니다.

비록 직접 순례 도보 여행길을 오르진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여행길을 오르게 되어서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한 마디를 되새기며 책을 덮었습니다.

부엔 카미노(좋은 길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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