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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이다
시 쓰는 사람 단 지음 / 북랩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자 바깥 나들이도 종종 하게되고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책을 읽어보곤 합니다.
우연히 이 책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다』
제목에서 얘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뜻 유추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이 책을 읽어볼까 합니다.
이 책은 시집이었습니다.
시집이라고 하기엔 은근 두께감이 있어서 사실 소설이나 에세이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여느 소설집보다 더 큰 여운이 남아 선뜻 책을 읽고나서도 덮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앞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외로운 자, 소외된 자, 버려진 자,
잊혀진 자를 위해 부르는 희망 노래
이 문구처럼 책 속의 시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하였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기에 나중에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5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사랑의 깊이를 알고 싶다면
꿈꾸는 시
하루
잉여인간
배꼽
각 장마다의 사람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었고 그렇기에 더 가슴깊이 와 닿았으며 읽고 난 뒤 가슴 먹먹함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인상깊은 시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대가 말하는 인생이란>
그대
입버릇처럼
인생이 짧다 말하지 않았던가
(중략)
그대
습관처럼
삶이 허무하다 말하지 않았던가
(중략)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그대
기름진 고기 얻기 위해
참 많이 피곤했었지
좀 더 소박해지면
인생이 그렇게 짧지도
허무하지도 않을 걸세 - page 51 ~ 52
우리가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대해 곱씹게 되었고 과연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왔던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행복은 거짓말>
아! 쓰다!
그 모습을 되새김질할 때마다
쓴 물이 올라와
아무리 생각을 달리해도
행복은 멀리 있고
웃음은 쉽게 도망치지
속일 수 없는 거야
고단한 현실을, 두세 번
달콤한 향에 그럴듯하게 꿰맞춰도
결국 삶은 슬픈 거야
쉽게 쉽게 웃으며
행복 타령 할 수 없지 - page 129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도 '행복'이지만 결코 손에 닿지 않음에, 마치 신기루처럼 닿을 듯 닿지 않아서 작가가 외치는 행복처럼 마치 거짓과도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시'라는 장르는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처럼 이제야 겨우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 읽곤 하는 이에게 과연 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시들은 우리들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있기에 한 글자 한 글자 가슴에 새겨지듯 아려오고 위안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지쳐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잠시나마 위로를 선사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