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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서 좋다 - 두 여자와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운 일상의 기록들
김민정.조성현 지음 / SISO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왠지 따스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라서 좋다』
두 여자와 반려동물-두 강아지, 두 고양이-와의 사랑스런 일상을 담았다는 이 책은 책을 펼치지 않아도 알콩달콩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나오는 <프롤로그>.
그 속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닳으며 깨달았다. 꿈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이루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진실을. 고생 끝에 오는 건 낙이 아니라 주로 병이란 현실을. 젊음에 대한 죄는 게으르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해치며 사는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 page 4 ~ 5
이 문장을 읽자마자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환자지 왜 청춘인가?'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건 희망고문같은 말임을 저 역시도 느꼈었기에 이 말에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 역시도 이 책을 쓰기 전,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조금은 회의를 가지곤 하였습니다.
처음엔 '남들 일하는 시간에 개들이랑 시간이나 죽이고 이게 뭐하는 거람?' 싶었다. 무언가를 생산해야만 가치 있는 삶이라고 배웠고, 더욱이 스물아홉, 그토록 싱싱한 나이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일종의 죄처럼 느껴졌다. 그 날도 다른 날과 같이 나는 시간이 되어서 산책을 나섰을 터였다. 주로 늦은 점심이나 이른 저녁이 걷기에 좋았다. 부모님은 명예퇴직 후 귀촌했고, 개에게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해도 되는 일은 시골에 사는 큰 기쁨이었다. 몸집이 큰 복댕이가 앞서가다 쉬를 하고 떠나면 짱이가 뒤따라 가 그 자리에 다시 쉬를 했다. 나는 그들을 지켜보다가 그들과 폭을 맞춰 다시 걸었다. 그러다 무르춤 멈춰 섰다. 내 입술 사이로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 말 때문이었다.
아! 행복해! - page 8 ~ 9
작은 탄식과도 같은 이 한 마디.
책을 읽는내내 그들의 '행복'이 전달되었었습니다.

본문에 앞서 반려동물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복덩이'와 '짱이' 두 강아지.
'요다'와 '키위' 두 고양이.
개성만점이 이들과 함께한 『너라서 좋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가끔 반려동물들에게 대하는 인간의 잔혹한 면을 보곤 합니다.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특히나 애청하는 시청자로 주인과 알콩달콩 잘 사는 모습도 있지만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마치 인간은 동물들 중에 우위에 있는 것인마냥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아프고 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
이 문장들이 인상깊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약자에게 측은지심을 갖고, 모든 생명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라는 가르침은 시험을 위한 박제된 지식일 뿐이었다.이걸, 동물을 좋아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닫게 됐다. 길 위의 생명을 알아가면서 가장 많이 뱉은 말이면서도, 정말 씨알도 먹히지 않는 말이 '불쌍하다'였다. 연민은 실로 무력했고 동시에 외로움을 안겼다. - page 96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에서 동물의 행복을 운운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들 한다. 동물과 더불어 산다는 것, 조금만 덜 고통스럽게 덜 잔인하게 덜 괴롭히며 살아가자는 바람, 글쎄, 정말 그 정도 생각할 여유도 없이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기심이나 우월주의가 자연의 섭리로 둔갑된 세상, 그 속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착취하며 살고 있는 오늘날이야말로 거짓말이 되기를 바란다. - page 97 ~ 98

책 속에는 귀여운 동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일상 모습이 찍혀 있었고 이것만으로도 책 제목처럼 『너라서 좋다』가 절로 외쳐졌습니다.
또한 그녀들의 대화모습에서도 '행복'이 묻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그녀들과 동물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지만 나름의 고민과 그에 대하는 그녀들의 방식이 담겨 있어서 같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반려동물'에 대한 그녀들의 자세를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야할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덮고나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너의 모든 것이 좋아."
"너라서 다행이야."
"고맙고 고맙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는 존재."
"덕분에 오늘도 견뎌냈다."
이 책을 읽어서 그녀들 덕분에, 두 강아지와 두 고양이 덕분에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외칠 수 있었습니다.
"너라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