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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앞표지 문구가 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마지막은 너였으면 좋겠어
애틋함이 묻어있는 문장.
특히나 이 책이 4년 연속 베스트셀러 700만 부 판매를 기록하고 150만 리트윗, 4억 회 조회, 10편의 이야기 영화화 등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찬 바람이 기승을 부리며 밤이 길어졌을 때 괜스레 이 책과 함께하면 좋을 듯 하여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 책 역시도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이야기' 시리즈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단편들이 읽는 독자의 심경에 따라 어느 곳을 읽어도 무난하게끔 되어 있었고 길지 않았기에 오히려 많은 여운과 생각에 잠기게 하였었습니다.
<머리말>에 저자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들의 세계를 지나쳐 왔고, 어떤 사람들은 내 세계를 지나쳐 왔다. - page 9
이 문장이 자꾸만 입에 맴돌았습니다.
서로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그 속에 담긴 사랑, 이별, 추억 등이 고스란히 있기에 우리의 삶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가 전하는 첫사랑, 고백, 집착, 따뜻함, 다툼, 포기, 추억, 탄생은 어떠할지 기대를 하며 첫째날 밤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곱씹다보면 어느새 잠을 잊게되곤 합니다.
<뱃사공>엔 이런 문장들이 있습니다.
'한낮 네 곂에 있던 네 그림자는 이제 밤이 되어 나의 잠을 감싸네. 세상일은 책과 같다는 네 말 정말 좋아. 쉽표를 찍고 네 곁에 머물고 싶지만, 네 책을 읽어줄 사람은 따로 있는 거 같아. 나는 그저 배를 건네주는 뱃사공이지.' - page 236 ~ 237
"여기에 막 내려왔을 때는 매일 밤마다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예전의 나랑 이야기하곤 했지. 뱃사공은 배에 탄 사람이 진짜 어디로 가려는지 모른다. 어쩌면 그 사람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흐르는 강물로 들어가지 마라. 너에게 발을 디딜 땅 같은 건 없다. 뱃사공은 강 가운데를 맴돌며 텅 빈 작은 배 안에 앉아 있다가, 끊임없이 흐르는 물결에 조용히 침몰하기를 기다리는 거다, 어리석게도."
"만약 똑같은 상황을 다시 겪는다 해도 나는 내 선택을 바꾸지 않을 거야. 요 몇 년 사이 깨달은 게 있거든. 내가 뭘 하든 또 어떤 일을 만나든 길을 잃고, 아프고, 힘들어도 모든 문제의 답을 알아내려고 안달할 필요가 없더라고. 사람들은 계산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잘 계산하지도 못해. 그렇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지. 결국 어떤 길은 옳은 길일 거야. 그렇다면 열심히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에게 충실하다 보면, 커다란 바다를 맞닥뜨렸을 때 온전히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거야." - page 237 ~ 238
우리는 누구나 뭍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을 가는 방법은 오로지 자신만이 알기에 보다 자신에게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
책 속에 나타난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였습니다.
아련한 첫사랑도 있었고 진행 중인 사랑, 어쩔 수 없이 끝이 보인 사랑 등.
저는 이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부모의 마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감정이 아닐까. 유일하게 사람들 모두 지니고 있는 위대함이지.
반면 남녀 간의 사랑은 서로 바라고 따지는 것이 많아. 내가 해준만큼 너도 해주기를 바라지. 심지어 정부에서 내주는 문서로 사랑을 증명하려 하기도 해. 이런 사랑이 위대한 것 같아? 사랑은 본래 빛을 발하고 있을 뿐이야. 네 생각에는 사랑이 세상을 밝게 해주는 것 같겠지. 하지만 그건 어둠 속에서 무엇도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야. 지나치게 밝아도 주변의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없잖아. 사랑의 모든 희생에는 조건이 필요해. 또한 앞뒤를 따지는 계산이 있게 마련이지. - page 402
이 문장이 있던 장은 <가장 좋은 사랑은 있어도 위대한 사랑은 없어>였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은 어떠한지, 그 사랑은 좋은 사랑인지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사랑은 아니더라도 좋은 사랑이길......
그리고 그 사랑으로 나의 주변의 것들이 제대로 보이길 바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