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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 - 장난감 기획자 타카라코의 사랑과 모험
유즈키 아사코 지음, 윤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저에게 '사랑'이라하면 '짝사랑'의 기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기에 다가가지 못하고 맴돌다가 제 풀에 지쳐서 그만두는......
그래도 혼자만의 사랑이기에 나름 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주변을 맴돌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았었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련한 기억 속 추억으로 존재하지만 '짝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렘이 일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다시금 추억으로의 여행을 보내줄 것 같았습니다.
짝사랑......
특히나 '감성작가'인 '유즈키 아사코'가 전하기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울 짝사랑을 기대하며 읽어내려갔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인 '토미타 타카라코'.
그녀는 장난감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에서 일을하며 장난감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르고 큰 키에 긴 머리와 하얀 피부, 큰 눈을 소유한 아름다운 그녀는 누구보다 유능한 기획자로써 동료들에게 존경과 호응을 한 몸에 받곤 합니다.
그런 그녀가 빠져버린 그 남자, '니시지마 유야'.
그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깍지 않은 수염이 눈에 띄는 얼굴에, 잠옷이나 마찬가지인 차림으로 거래처 사람을 대면하는 그의 모습.
또한 언제나 힘이 들어가 있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남에게 잘 보이려 하는 패기를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모습에서 그녀는 끌렸습니다.
절대 가질 수 없는 것 같은 그의 모습.
그녀는 일에서는 프로지만 사랑에서는 서툰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다 니시지마의 주변에서 의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그에게 닥친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는 그녀.
그녀의 짝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벌어지는 장난감 회사에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어른 아이들의 모습에서 피식 웃음도 나고 저 역시도 그들의 사랑에 응원을 하며 결국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인생사가 그려지곤 하였습니다.
책 속에 이런 문장들이 있습니다.
"짝사랑하는 나 같은 건 싫었어. 짝사랑 같은 건 아무리 말로 꾸며도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으니까. 실패하더라도 좋으니 내 마음을 전하고 이 마음을 결말지을 작정이었어. 하지만 그녀는 무서워하면서 도망치려고 했어. 그리고 계단에서 떨어져서......."
암흑 속, 꿈쩍도 하지 않게 된 그녀를 내려다보며 발밑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후회를 맛보았떤 순간이 떠올랐다. 빛나는 그녀의 미래와 목숨을 이 손으로 빼앗다니. 그 순간을 기점으로 내 인생은 완전히 끝나 버렸다.
"적어도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항상 내 곁에 있어주길 바랐어.......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정말이지 사라져 버리고만 싶어. 그런 말을 꺼내려던 순간. 여자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도 당신은 살아야만 해. 당신의 마음에 태엽을 감아줄 수 있는 건 당신 자신뿐이야. - page 52
어른이나 아이나 다르지 않다. 템스 강이나 스미다 강이나 다를 것이 없다. 빅벤이나 스카이트리 역시. 그리고 남자나, 여나자. 즐거운 일에는 절대 거역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 그래서 장난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난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타카라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page 275 ~ 276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장난감과도 다를 것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가슴 속에 하나의 태엽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는 그 태엽을 감아주면서 앞으로 나아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른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그저 어른의 세계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자신의 몫이기에, 내 마음의 태엽을 감아줄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기에 우리는 용기를 내며 조금씩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응원이 있기에, 또한 우리에겐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어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