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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동화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티셔츠를 입고 꿀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노란 곰돌이 '푸'.
어릴 적 곰돌이 푸의 만화가 할 때면 하던 일도 멈추고 그저 푸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고 해맑던 그 시절.
세월이 흘러 이제는 만화에서도 크게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익숙해진 제 모습을 바라보면 이것이 바로 '어른'의 모습인걸까라는 회의감도 들곤 합니다.
그러다 다시 곰돌이 '푸'를 만나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애니매이션을 찾아보게되고 그러다 옛 추억에 잠겨 찾게 된 어리숙하지만 우리에게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곰 '푸'.
책을 보자마자 어릴 적의 상상의 나래로 빠져들곤 하였습니다.
그리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원작 동화 2권을 한 권에 담아서 출간되었습니다.
『위니 더 푸』와 『푸 코너에 있는 집』.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푸에게 더 다가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꿀과 친구와 모험을 좋아하는 곰돌이 푸.
하지만 그런 푸는 어리숙한 면모도 보여주고 따뜻한 면모도 보여주면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뽐내곤 합니다.
숲 속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했다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사랑스러운 친구들.
저는 특히 겁이 많은 '피글렛'에게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아무래도 어릴 적 제 모습과도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었기에, 만화에서도 워낙 자그마하고 귀엽게 표현되어 있었기에 피그렛의 행동을 이해하며 보다 애정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수색대가 조직되고, 피글렛이 다시 헤펄럼프를 만날 뻔한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스몰("작다"는 뜻)'을 찾기 위해 조직된 수색대.
어쩌다 피글렛은 '조작'되었다는 그들의 이야기.
푸의 찾는 순서를 보면 그는 결코 어리숙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1.특별한 장소. (피글렛을 찾기 위해.)
2.피글렛. (스몰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3.스몰. (스몰을 찾기 위해.)
4.래빗. (내가 스몰을 찾았다고 말하기 위해.)
5.다시 스몰. (내가 래빗을 찾았다고 말하기 위해.) -page 188
그들은 사실 '스몰'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그저 찾기만 합니다.
마치 어른인 우리가 무엇을 쫓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르는채......
마지막에 푸의 등에서 발견된 '스몰'.
마지막의 '이요르'의 말은 여운이 남곤 하였습니다.
"하하, 왁자지껄함과 기타 등등. 사과할 필요 없어. 항상 그런 일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 page 201
곰돌이 푸는 여전히 제 기억 속의 그 모습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저 귀엽기만 하였지만 이제와 다시 '푸'를 만나니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순수하게 바라보던 그 때의 그 모습들이 그립기도 하고 다시 만나서는 이 이야기들이 하는 말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동화 속에는 '헤펄럼프'의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헤펄럼프는 동물의 자기 그림자인데 이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빗대어 동화처럼 이야기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
그 문제들을 풀어가는 방식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과는 다르지만 왠지 그들과 같은 이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들곤 하였습니다.
책을 덮곤 잠시나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