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달다 -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달콤한 당신과 나
강백수 지음, Hennie Kim 그림 / 꼼지락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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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프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내 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다시 낫고 나면 관심에서 멀어지는......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몸이 달다

무슨 내용이지?

책 표지의 두 남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는거지?

저 역시도 스물스물 드는 생각이 있었는데 제 속마음을 알았는지 책의 띠지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건강한 몸에 깃든 나쁜 생각...한번쯤 해본 적 없어요?"

음......모지?

그들의 바디 토크에 은밀하게 저도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저번에 『사축일기』로 만나뵌 적이 있었습니다.

직장인들의 애환이, 미생들의 삶을 가감없이 그려낸 작품.

너무나 공감하고 주변 직장인들에게 선물로 전한 책이었기에 그의 이번 작품 역시 의심의 여지 없이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역시 믿고 읽는 '강백수(강민구)'!

이번 책 역시도 제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기에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책의 앞 장부터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조금쯤 바보가 되어도 좋아요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

이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달콤해지는 건 기분 탓일까!

그리고 이어진 그의 몸에 대한 고찰들.

공감 백배!!

하나하나가 우리 몸 구석구석을 찾아주었고 이야기 해 주었으며 그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주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책 속에 너무나 공감되는 문구들이 있었습니다.

<귀신같은 나의 몸>

일하러 가기가 죽기보다 싫은 날

누군가에게 깨질 것이 뻔한 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오는 모임이 있는 날

꺼내기 어려운 말을 꺼내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몸살이 나는

귀신같은 나의 몸.


일요일에 술을 안 마셨어요, 월요일에는 숙취가 있는 것 같고

목요일에 밤새 달렸어요, 금요일 오후만 되면 정신이 맑아지는

귀신같은 나의 몸.


그 독하다는 독감에 걸려 앓아누워서

물 가지러 주방까지 걷는 것마저 힘든 날에도

짝사랑 그녀의 전화 한 통에 벌떡 일어나는

귀신같은 나의 몸. - page 17


<괜찮다는 말>

'괜찮다'는 말이 진심인지 거짓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표정과 눈빛만 살피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가끔은 어깨가 더 정직하다. - page 34


<인생은 실전이야>

"그때랑 지금이랑은 화장의 목적이 달라. 스무 살 새내기의 화장은

그냥 예뻐 보이기 위한 단장인데 서른 살 직장인의 화장은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전투용 위장이야. 인생은 실전이라잖냐.

지금 저러고 다니면 어디 가서 호구 취급당해."


요즘 유행하는 말이 생각났다.


인생은 실전이야 x만아. - page 143 ~ 144


어느 것 하나 버릴 문장이 없었고 그가 전하는 몸은 우리의 익숙한 '나의 몸'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네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에 더 공감하고 읽으면서 나의 몸과 나의 인생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전한 '몸이 달다'는 우리들의 인생이 달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읽고 난 뒤 다시금 책의 앞 장을 들춰보기 시작합니다.

왠지 떠나보내기 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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