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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서 왠지모를 슬픔이 묻어져 있었습니다.
아이의 시선은 누구를 향해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마음을 울리는 영혼의 이야기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을 떠난 그 아이를
한번만 더 만나고 싶어요.
애절함이 묻어있는 문구.
자꾸만 눈길이 갔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없어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13편의 단편이 담겨 있었습니다.
단편이기에 그만이 주는 느낌이랄까......
함축된 문장과 상황 묘사, 그 속에 담긴 우리들의 모습.
슬프지만 그것이 사실이기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에 무서움보다는 인간으로써, 어른으로써의 자만했던 태도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엔 여러 단편이 담겨 있었지만 아무래도 저에게는 마지막 이야기인 <일곱 개의 종이컵>이 인상깊었습니다.
비 오는 날, 아이에게 우산을 가지러가는 엄마.
횡단보도가 없는 길에 마주보고 있는 모녀.
엄마를 향해 달려오다 맞이한 죽음.
그 뒤로 한 번이라도 아이의 영혼을 맞이하고픈 엄마.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엄마들이 말했던 것처럼 여기에 왔었다는 영능력자도 TV 방송국도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영능력자에게 죽은 아이는 그냥 '영'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줌마에게는 수년 동안 키우고 함께 살다가 사고로 갑자기 잃어버린 자신의 자식이었다. 살아 있던 시간을 알고 있고 얼굴도 알고 있는 그 아이 말이다.
아줌마가 자식이 세상을 떠나 버린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괴롭고 슬펐을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꽃을 바치는 것이든, 종이컴을 준비하는 것이든, 그 아이의 영혼이 어떻게든 편안하게 쉬게 해 달라고 비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아이가 외로워서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고 한다면 정말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 page 234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에 어느 이에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행동은 아니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단편인데도 왠지 그 상황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서움'이란 것도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 무서움 속에 감춰진 아련함과 불안함, 슬픔이 보여서 무섭다는 것보다는 깊은 슬픔이 먼저 다가왔었습니다.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과 자각을 하는 계기가 되어 많은 생각과 감정이 오갔던 책이었습니다.